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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의령군에는 거대한 바위산 속에 법당을 만든 사찰이 있다. 일반 사찰처럼 기와지붕 아래에 법당을 세운 것이 아니라 산 중턱의 암반을 파내고 그 안에 예불 공간을 조성한 곳이다. 동굴 안으로 들어서면 높은 암반 천장 아래 불상이 자리하고, 바위로 둘러싸인 넓은 법당이 펼쳐진다.
경남 의령군 궁류면 봉황산 자락에 있는 일붕사다. 세계 최대 동굴 법당으로 영국 기네스북에 등재된 곳으로, 석굴 안에 대웅전과 무량수전이 마련돼 있다. 사찰은 대한불교 일붕선교종의 총본산이며, 경내에는 서경보 스님의 유품을 전시한 기념관도 자리해 있다.
석굴 안에서 마주하는 대웅전과 무량수전
바깥에서 보면 산자락에 뚫어 놓은 입구 정도로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암반을 깎아 만든 넓은 법당이 이어지고 불단과 예불 공간이 모두 바위 속에 놓여 있다. 두 전각은 서로 다른 동굴에 조성됐는데, 대웅전이 주 법당 역할을 맡고 무량수전은 제2 동굴 법당으로 불린다.
이름만 놓고 보면 대웅전은 석가모니불을, 무량수전은 아미타불을 모시는 법당에 흔히 붙이는 이름이다. 보통의 사찰이라면 마당을 사이에 두고 따로 서 있을 두 전각이 이곳에서는 산 안쪽 동굴에 나란히 들어가 있다.
사진으로 보면 입구의 인상이 먼저 남지만 직접 들어가 보면 천장과 벽이 한 덩어리의 바위로 이어져 있어, 기와지붕 아래서 올리던 예불과는 다른 자리에서 절을 올리게 된다.
| 전각 | 역할 | 이름의 일반적 쓰임 |
|---|---|---|
| 석굴 대웅전 | 주 법당 | 석가모니불을 모시는 법당 |
| 석굴 무량수전 | 제2 동굴 법당 | 아미타불을 모시는 법당 |
혜초 스님의 꿈에서 불탄 법당까지, 727년부터 이어진 일붕사의 내력
일붕사의 뿌리는 727년, 신라 성덕왕 2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건 설화에 따르면 중국과 인도의 성지를 순례하고 돌아온 혜초 스님이 꿈속에서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인 절벽과 웃고 있는 지장보살을 보았다.
혜초 스님은 인도와 중앙아시아 일대를 돌아본 기록을 『왕오천축국전』으로 남긴 신라의 승려이며, 이 책은 1908년 중국 둔황 막고굴에서 필사본이 발견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지장보살은 고통받는 중생을 구제하는 보살로 알려져 있고, 스님은 같은 꿈에서 호국영령을 위로할 불사를 하라는 말과 훗날 큰 보배가 나타난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순례에서 돌아온 스님은 이 일을 성덕왕에게 보고한 뒤 전국의 명산을 찾아다녔고, 꿈속 절벽과 닮은 봉황산에 절을 세워 성덕왕의 이름을 딴 성덕사라 이름 붙였다는 것이 창건 설화의 줄거리다. 이후 성덕사는 여러 차례 화재를 겪었으며 1984년에는 누전으로 법당이 불에 탔다.
일붕사의 동굴 법당은 1986년 서경보 스님의 뜻에 따라 조성되기 시작했다. 당시 서경보 스님은 봉황산의 기운이 강해 사찰이 자리 잡기 어렵다고 보고, 산에 동굴을 파서 기운을 누그러뜨리려 했다고 전해진다. 이를 계기로 암반을 파내 법당을 만드는 공사가 시작됐다.
사찰 이름인 '일붕'은 서경보 스님의 호에서 따왔다. 일붕사는 서경보 스님이 이끈 대한불교 일붕선교종의 총본산이기도 하다. 1984년 화재로 기존 법당이 소실된 뒤 동굴 법당을 새로 조성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 연도 | 내용 |
|---|---|
| 727년 | 혜초 스님이 봉황산에 성덕사 창건 (설화) |
| 1984년 | 누전으로 법당 소실 |
| 1986년 | 서경보 스님이 동굴 법당 조성 취지 설명 |
범종각에서 용왕단까지, 석굴 밖 경내를 돌아보는 순서와 방문 정보
일붕사에는 동굴 법당 외에도 여러 전각과 볼거리가 자리해 있다. 경내를 따라 범종각과 산신각, 나한전, 칠성각, 약사전, 조사전, 야외관음전 등이 들어서 있으며, 맑은 물이 흐르는 용왕단도 만날 수 있다.
범종각에는 범종이 자리하고, 산신각과 칠성각에는 각각 산신과 칠성을 모시고 있다. 약사전에는 약사여래를, 나한전에는 나한을 모셨으며, 조사전은 불교의 여러 조사 스님을 기리는 공간이다. 전각마다 모시는 대상이 달라 사찰 곳곳을 둘러보며 불교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동굴 법당을 나온 뒤에는 산자락을 따라 자리한 전각들을 둘러보고 서경보 스님의 유품을 전시한 기념관에도 들를 수 있다. 경내를 천천히 걸으며 둘러볼 계획이라면 관람 시간을 여유 있게 잡는 것이 좋다.
사찰에 관한 설명을 듣고 싶다면 문화해설사의 집을 이용할 수 있다. 연중무휴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며, 방문 전 해설 가능 여부를 확인하면 된다.
| 항목 | 내용 |
|---|---|
| 주소 | 경남 의령군 궁류면 청정로 1202-15 |
| 이용 시간 | 09:00~18:00 (연중무휴) |
| 입장료·주차 | 11월 현재 모두 무료 |
| 해설 문의 | 문화해설사의 집 (10:00~17:00) |
봉황대·찰비계곡·벽계관광지와 묶어 걷는 11월 의령 하루 코스
일붕사 근처에는 벽계관광지, 찰비계곡, 봉황대가 있어 하루 코스로 묶기에 알맞다. 의령군 관광 안내 기준으로 봉황대는 0.1km, 찰비계곡은 2.5km, 벽계관광지는 3.6km 거리다. 봉황대는 걸어서 바로 닿는 거리라 동굴 법당을 보고 나와 이어서 들르기 쉽고, 찰비계곡과 벽계관광지는 차로 옮기면 된다.
의령군은 임진왜란 때 홍의장군 곽재우가 의병을 일으킨 고장이기도 해서, 절과 계곡을 둘러본 뒤 시간이 남으면 의령읍 쪽으로 나가 의병장의 발자취를 찾아보는 일정으로 이어 갈 수도 있다.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1. 오전 10시 전후 도착
문화해설사의 집이 오전 10시부터 문의를 받는다. 이 시간에 맞춰 도착하면 해설을 먼저 알아본 뒤 해가 짧은 11월 오후까지 석굴과 계곡을 여유 있게 돌 수 있다.
2. 겉옷과 굽 낮은 운동화 준비
석굴 안은 바깥과 온도 차가 느껴질 수 있고 11월 산자락은 해가 기울면 금세 쌀쌀해진다. 법당과 야외 전각, 봉황대까지 걸어 다니려면 입고 벗기 편한 겉옷과 미끄럽지 않은 운동화가 편하다.
3. 출발 전 법당 문의
개방 시간은 연중무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지만 행사나 법회 일정에 따라 법당 안 분위기가 다를 수 있다. 가기 전에 전화로 당일 상황을 물어보면 예불 시간과 겹치지 않게 일정을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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