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새 1만 3000명 몰렸다”… 불과 1.4km 앞에 북한 마을이 펼쳐지는 국내 여행지
애기봉. / 사진 출처=애기봉 평화생태공원
애기봉. / 사진 출처=애기봉 평화생태공원

11월 들어 경기도 김포의 한 전망대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평일에도 하루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고 있으며, 일부 시간대에는 방문객이 오래 머물면서 추가 입장까지 제한되고 있다. 북한 마을을 직접 바라볼 수 있는 특별한 위치 때문에 수도권에서 관심을 받는 여행지다.

이곳에서는 강을 사이에 두고 남과 북이 마주하고 있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북한의 농경지와 건물, 산자락이 한눈에 들어온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멀리 개성 송악산까지 육안으로 볼 수 있어 일반적인 전망대와는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화제의 장소는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에 자리한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이다. 북한과 가까운 지리적 특성뿐 아니라 평화생태전시관과 생태탐방로, 흔들다리 등을 갖추고 있어 자연과 역사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지금부터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의 주요 볼거리와 여행 코스를 알아본다.

열흘 새 1만 3243명… 평일에도 관광객 몰려

사진 출처=스타벅스 김포애기봉생태공원점
사진 출처=스타벅스 김포애기봉생태공원점

2026년 11월 8일 김포시에 따르면 지난 10월 26일부터 11월 4일까지 열흘간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을 찾은 방문객은 1만 324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만 2321명보다 7.5% 늘어난 수치다.

특히 평일 방문객 증가가 두드러졌다. 하루 1000~1200명이 공원을 찾았으며, 지난해 같은 요일과 비교해 방문객이 최대 35% 증가한 날도 있었다. 주말인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는 약 4200명이 방문했지만, 입장 인원 제한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방문객이 줄었다.

관광객이 애기봉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북한 지역을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다. 공원은 김포시 하성면과 월곶면 경계에 있는 해발 154m의 애기봉에 조성돼 있다. 강 건너편에는 북한 황해도 개풍군이 자리하고 있으며, 남북이 서로 마주 보는 접경지역의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스타벅스 김포애기봉생태공원점
스타벅스 김포애기봉생태공원점

애기봉은 과거 군사 전망대로 운영되던 곳이다. 1978년 설치된 기존 전망대를 철거하고 평화생태전시관과 조강전망대, 생태탐방로를 새롭게 조성해 2021년 평화생태공원으로 문을 열었다.

이곳의 중심에는 조강이 흐른다. 조강은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 서해로 흘러가는 물길로, 예부터 한강하구의 수운과 물류를 담당했던 곳이다. 한국전쟁 이전에는 조강나루를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돼 있었지만, 정전협정 이후 출입이 제한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다.

오랫동안 접근이 제한된 강변에는 습지와 숲이 남아 있다. 애기봉에서는 이 같은 자연환경과 강 건너 북한의 모습을 함께 바라볼 수 있다.

불과 1.4km… 북한 마을이 보이는 조강전망대

사진 출처=애기봉 평화생태공원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의 대표적인 볼거리는 조강전망대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조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 개풍군의 마을과 농경지, 산자락이 펼쳐진다.

북한과의 가장 가까운 거리는 약 1.4km에 불과하다. 날씨가 맑으면 강 건너 건물과 농경지의 윤곽을 육안으로 살펴볼 수 있으며, 설치된 망원경을 이용하면 더욱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특히 북한 개풍군 일대에는 낮은 산과 농경지가 이어져 있다. 강변 가까이에는 건물이 모여 있는 마을도 보인다. 시야가 좋은 날에는 그 너머로 개성의 송악산까지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안개가 짙거나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멀리 떨어진 지역이 잘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사진 출처=애기봉 평화생태공원

조강전망대 2층에는 스타벅스 김포애기봉생태공원점도 자리하고 있다. 2024년 11월 문을 연 이 매장은 북한 지역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로 알려졌다. 넓은 유리창 너머로 조강과 북한의 산자락이 펼쳐지며, 야외전망대로 나가면 주변을 더욱 넓게 감상할 수 있다.

전망대 주변에는 평화의 종도 설치돼 있다. 한국전쟁 희생자 유해 발굴 현장에서 수거한 탄피 등을 녹여 제작한 종으로, 높이 9m의 종탑과 2m 크기의 범종으로 구성돼 있다.

애기봉이라는 이름에는 오래된 설화도 전해진다. 병자호란 당시 청나라로 끌려간 평안감사를 그리워하던 기녀 애기가 이 산에 올라 북쪽을 바라봤다는 이야기다. 이후 사랑하는 사람과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담긴 장소로 알려지면서 애기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김포지구 전투가 벌어진 군사 요충지이기도 했다. 지금도 공원 안에는 당시 전투에서 희생된 해병대 장병들을 기리는 전적비가 남아 있어 애기봉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112m 흔들다리와 평화생태전시관… 약 2시간 여행 코스

평화생태전시관. / 사진 출처=애기봉 평화생태공원
평화생태전시관. / 사진 출처=애기봉 평화생태공원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은 전망대 외에도 둘러볼 곳이 많다. 먼저 평화생태전시관에서는 김포와 조강의 역사, 한강하구의 자연환경, 남북 분단과 평화의 의미를 살펴볼 수 있다.

전시관은 평화, 생태, 미래를 주제로 한 세 개의 전시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영상관에서는 한강하구의 역사와 자연을 소개하는 영상을 상영하며, VR체험관에서는 가상열차를 타고 북한 개성으로 이동하는 체험을 즐길 수 있다.

가상현실 콘텐츠에는 만월대와 개성 남대문, 선죽교 등 개성의 역사 유적이 등장한다. 평소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북한의 문화유산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도 흥미로운 공간이다.

전시관 관람을 마친 뒤에는 생태탐방로를 따라 조강전망대로 이동할 수 있다. 탐방로에는 다섯 개의 주제정원과 흔들다리, 스카이포레스트 가든이 조성돼 있다.

주제정원과 스카이포레스트가든을 잇는 112m의 흔들다리. / 사진 출처=애기봉 평화생태공원

그중 흔들다리는 길이 112m로, 주제정원과 스카이포레스트 가든을 연결한다. 다리 위에서는 주변 숲과 산자락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으며, 11월에는 가을빛으로 물든 나무들이 산책길을 따라 이어진다.

스카이포레스트 가든은 지그재그 형태로 조성된 완만한 산책로다. 숲을 따라 걸으며 전망대까지 올라갈 수 있어 별도의 등산 코스를 이용하지 않아도 애기봉의 자연을 즐길 수 있다.

추천 관람 코스는 평화생태전시관 → 주제정원 → 흔들다리 → 스카이포레스트 가든 → 조강전망대 → 평화의 종 순서다. 전체 관람에는 약 2시간을 잡으면 된다.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은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평화공원로 289에 위치한다. 운영시간은 매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이며, 마지막 입장은 오후 3시 30분부터 4시 30분까지 진행된다.

입장료는 성인 3000원, 청소년과 군경 2000원, 어린이 1000원이다. 만 65세 이상과 만 6세 미만은 무료입장 대상이며, 김포시민 등 일부 지역 주민은 입장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

다만 애기봉은 민간인 출입통제구역에 있어 일반 공원과 입장 절차가 다르다. 방문객 전원의 신분증을 확인하며, 사전예약은 애기봉 평화생태공원 공식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사진 출처=애기봉 평화생태공원
사진 출처=애기봉 평화생태공원

최근 방문객이 증가하면서 입장 인원도 조정됐다. 김포시는 지난 11월 4일부터 시간당 사전예약 인원을 개인 100명과 단체 100명 등 총 200명으로 축소했다. 공원에 동시에 머무를 수 있는 인원도 최대 5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현장 입장권은 예약 취소나 미방문으로 발생한 잔여분에 한해 발권할 수 있다. 예약 시간보다 30분 이상 늦으면 미방문으로 처리될 수 있으며, 입장료는 카드로만 결제할 수 있다.

11월에 방문한다면 공원에서 열리는 토요 상설공연도 살펴볼 만하다. 오는 11월 28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30분부터 마술과 클래식, 어쿠스틱 음악 등으로 구성된 '애기봉 플레이리스트' 공연이 진행된다. 공연 날짜에 맞춰 방문하면 전망대 관람과 함께 문화 공연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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