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터널이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70억 원 들여 420m 빛의 세계로 만든 국내 여행지
인제 진동동굴 안에 조명이 천장과 벽을 가득 채운 터널 구간이 길게 이어진다. / 인제군청 공식 블로그
인제 진동동굴 안에 조명이 천장과 벽을 가득 채운 터널 구간이 길게 이어진다. / 인제군청 공식 블로그

강원도 인제군에는 과거 공사용으로 사용하던 터널을 새로운 관광시설로 꾸민 곳이 있다. 양양양수발전소 건설 당시 대형 중장비와 암석을 운반하던 터널로,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던 공간에 빛과 영상을 입혀 미디어아트 전시관으로 탈바꿈했다.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에 있는 '진동동굴'이다. 총 7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길이 420m의 터널을 미디어아트 공간으로 조성했으며, 어두운 터널 벽면을 따라 야생화와 바닷속 풍경, 은하수 등이 영상으로 펼쳐진다. 

발파로 뚫은 공사용 터널이 20년 가까이 닫혀 있다가 관광지가 된 사연

꽃길 구간에 꽃 장식이 천장을 덮고, 안쪽에 아기 곰 꽃고미 조형물이 서 있다. / 인제군청 공식 블로그
꽃길 구간에 꽃 장식이 천장을 덮고, 안쪽에 아기 곰 꽃고미 조형물이 서 있다. / 인제군청 공식 블로그

진동동굴이 만들어진 것은 1990년대 후반 양양양수발전소 건설 당시다. 양수발전소는 전력 사용량이 적을 때 하부 댐의 물을 상부 댐으로 끌어올려 저장했다가 전력 수요가 늘어나면 물을 아래로 흘려보내 전기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발전소를 건설하려면 산속에 수로를 내야 했기 때문에 단단한 암반을 뚫는 대규모 공사가 진행됐다. 당시 발파 작업으로 만들어진 통로에는 중장비가 드나들었고, 굴착 과정에서 나온 암석도 이곳을 통해 밖으로 운반됐다.

공사가 끝난 뒤에는 통행이 끊기면서 약 20년 동안 터널이 닫혀 있었다. 지금도 내부에는 암반을 뚫어 만든 공간의 흔적이 남아 있다. 벽면을 매끄럽게 마감하지 않고 거친 표면을 그대로 살려둬 당시 공사 현장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터널 안쪽으로 들어가면 거친 벽면 위에 빛과 영상이 비친다. 콘크리트 표면의 굴곡을 따라 영상이 펼쳐지면서 평범한 전시관과는 다른 분위기를 만든다. 벽면을 따라 이어지는 영상을 감상하면서 터널 깊숙한 곳까지 걸어갈 수 있다.

구분 내용
원래 용도 양양양수발전소 공사용 터널
개설 시기 1990년대 후반
사업비 70억 원
관람 구간 터널 총연장 420m

입구부터 아기 곰 꽃고미가 안내하는 420m, 구간마다 달라지는 영상

인제 진동동굴 안쪽에서 아기 곰 꽃고미 조형물이 곰배령 야생화 영상을 바라보고 있다. / 인제군청 공식 블로그
인제 진동동굴 안쪽에서 아기 곰 꽃고미 조형물이 곰배령 야생화 영상을 바라보고 있다. / 인제군청 공식 블로그

관람의 줄거리는 점봉산 곰배령에 사는 아기 곰 '꽃고미'가 꾸는 꿈이다. 곰배령은 ‘천상의 화원’이라 불리는 야생화 명소여서, 터널 안 이야기도 꽃이 가득한 풍경에서 출발한다. 관람객은 꽃고미의 발자국을 따라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며 별다른 설명 없이도 동화 같은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들어서게 된다.

입구를 지나면 바깥의 서늘한 바람 대신 따뜻한 빛이 시야를 채운다. 터널은 구간마다 주제가 달라, 반짝이는 야생화 숲을 지나면 푸른 물결이 일렁이는 바닷속 영상이 나오고, 이어서 천장 가득 별빛이 쏟아지는 은하수 터널에 닿는다. 420m가 한 장면으로 이어지지 않고 걸음마다 영상이 바뀌며, 터널 안에는 잔잔한 배경음악도 함께 흘러 걷는 내내 지루하지 않다.

곰배령 탐방은 동굴 입장과 별개로 산림청 사전 예약을 거쳐야 하므로, 단풍 산행까지 함께 계획한다면 예약 가능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관람 순서 장면
입구 꽃고미 인트로
초반 반짝이는 야생화 숲
중반 푸른 물결의 바닷속 영상
후반 별빛이 쏟아지는 은하수 터널
종점 포토존

전 구간 평지라 유모차도 들어가는 터널

진동동굴 내부는 경사가 거의 없는 평탄한 길로 이어져 어린아이와 함께 걷거나 유모차를 끌고 관람하기에도 편하다. 터널 중간에는 조명과 벤치가 마련된 쉼터가 있어 잠시 앉아 쉬면서 벽면에 펼쳐지는 영상을 감상할 수도 있다.

사진을 찍기 좋은 장소로는 은하수 구간과 꽃길 포토존, 터널 끝에 마련된 포토존이 있다. 은하수 구간에서는 어두운 터널 벽면에 별빛이 펼쳐지고, 꽃길에서는 화려한 꽃 장식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길 수 있다. 터널 내부는 조명이 어두운 편이어서 스마트폰으로 촬영할 때는 화면을 눌러 밝기를 조절하면 인물과 배경을 함께 담기 좋다.

7000원 내고 5000원 돌려받는 계산, 상품권은 기린면에서 이렇게 쓴다

인제 진동동굴 입구에 '곰배령 동굴의 화원' 간판과 꽃무늬 곰 조형물이 서 있다. / 인제군청 공식 블로그
인제 진동동굴 입구에 '곰배령 동굴의 화원' 간판과 꽃무늬 곰 조형물이 서 있다. / 인제군청 공식 블로그

입장료는 일반 성인 7000원, 군민·청소년·군인 6000원이다. 입장객 모두에게 인제사랑상품권 5000원권이 현장에서 바로 지급돼 성인은 2000원, 군민·청소년·군인은 1000원만 부담하고 들어가는 셈이다.

상품권은 기린면 식당과 카페, 주유소 등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인제는 황태로 알려진 지역인 만큼 터널을 나와 황태해장국을 먹거나 곰취 찐빵, 손두부를 사 먹을 때 쓰면 입장료를 거의 느끼지 않고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

구분 입장료 상품권 환급 실제 부담
일반 성인 7000원 5000원 2000원
군민·청소년·군인 6000원 5000원 1000원

주차장에서 종점 벤치까지 1시간, 가기 전에 알아둘 운영 시간과 시설

인제 진동동굴 전용 야외 주차장. / 인제군청 공식 블로그
인제 진동동굴 전용 야외 주차장. / 인제군청 공식 블로그

진동동굴은 전용 야외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주차장에서 매표소로 이동해 입장권을 구매하면 인제사랑상품권을 받을 수 있으며, 매표를 마친 뒤 동굴 관람을 시작하면 된다.

동굴 입구에서는 인제군 캐릭터인 꽃고미가 등장하는 영상을 만날 수 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미디어아트가 펼쳐지는 터널이 이어지고, 은하수 구간과 꽃길 포토존을 지나 종점에 도착한다. 돌아오는 길에는 중간 쉼터에서 잠시 쉬어갈 수도 있다. 사진 촬영과 휴식 시간을 포함하면 전체 관람에는 약 1시간이 걸린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입장은 오후 5시 30분에 마감한다. 추석 당일 등 일부 명절에는 휴관하므로 방문 전 운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관람을 마치고 주변까지 둘러볼 계획이라면 낮 시간에 방문하는 편이 편하다. 동굴 입구에는 남녀 화장실도 마련돼 있다.

항목 내용
위치 강원특별자치도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91-2
운영 시간 매일 9시~18시 (입장 마감 17시 30분)
휴장 추석 당일 등 일부 명절
주차 전용 야외 주차장 무료
소요 시간 왕복 약 40분, 총 체류 약 1시간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1. 입장 마감 전 오후 4시까지 도착

입장 마감이 오후 5시 30분이고 11월에는 해가 일찍 진다. 주차와 매표 시간까지 생각하면 오후 4시 전에 도착해야 터널을 여유 있게 걸을 수 있다.

2. 상품권 사용처를 미리 정하기

돌려받는 5000원권은 기린면 식당과 카페, 주유소에서 쓸 수 있다. 관람이 끝난 뒤 황태해장국이나 손두부를 먹는 일정을 짜 두면 상품권이 남지 않는다.

3. 벗기 쉬운 겉옷 챙기기

터널 안은 바깥보다 따뜻하지만 주차장에서 입구까지와 관람 후에는 11월 산간 날씨를 그대로 맞는다. 입고 벗기 편한 겉옷을 챙기면 오가는 길도, 걷는 동안도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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