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절입니다…" CNN이 한국의 아름다운 절 33선에 선정한 국내 최고령 사찰
단풍이 물든 강화 전등사 경내와 찾아온 방문객들. / 강화군
단풍이 물든 강화 전등사 경내와 찾아온 방문객들. / 강화군

가을이 깊어지면서 인천 강화도 곳곳에도 단풍이 물들고 있다. 강화군 길상면 정족산 자락에 자리한 전등사 역시 붉고 노란 단풍이 절정을 맞는 시기다. 사찰 주변의 느티나무와 단풍나무가 물들면서 삼랑성 성문부터 대웅보전 앞마당까지 가을 풍경이 펼쳐진다. 10월 하순부터 물들기 시작한 단풍은 11월 초순까지 절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등사는 고구려 소수림왕 때인 서기 381년에 창건됐다고 전해지는 사찰이다. 전해지는 창건 시기를 기준으로 하면 16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곳으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진종사로 불리던 절이 전등사가 된 사연과 삼랑성 안쪽 돌담길 풍경

소나무 숲에 둘러싸인 강화 전등사 경내 전경. / 인천투어
소나무 숲에 둘러싸인 강화 전등사 경내 전경. / 인천투어

전등사는 강화도 정족산의 삼랑성 안에 자리한 오래된 사찰이다. 처음에는 진종사라고 불렸으며, 고려 충렬왕 때 정화궁주가 옥등을 시주한 뒤 전등사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고 전해진다. 전등사라는 이름에는 불교의 가르침을 등불처럼 전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전등사는 CNN이 소개한 '한국의 아름다운 절 33선'에 이름을 올린 곳이기도 하다. 오래된 사찰 건물과 주변 숲이 어우러져 있으며, 가을에는 단풍이 물든 산길을 따라 걸으며 사찰을 둘러볼 수 있다. 특히 삼랑성 성문을 지나 전등사로 향하는 길에는 붉고 노란 낙엽이 쌓여 늦가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전등사를 둘러싸고 있는 삼랑성도 함께 살펴볼 만하다. 삼랑성은 단군의 세 아들이 쌓았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성곽으로, 이름도 세 아들을 뜻하는 '삼랑'에서 유래했다. 정족산 능선을 따라 돌로 쌓은 성벽이 이어지며, 국가 사적으로 지정돼 있다. 성문을 지나 사찰로 향하다 보면 오래된 성벽과 돌담, 단풍나무가 어우러진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약사전보물 제179호사찰 경내 전각대웅보전 옆에서 관람

강화 전등사 대웅보전 정면. / 인천투어
강화 전등사 대웅보전 정면. / 인천투어

사찰 중심마당에 서 있는 대웅보전은 조선 중기에 지은 목조건물이다. 기둥 위에 부재를 겹겹이 짜 올려 처마를 받치는 다포 양식이라 지붕 아래가 촘촘하게 보인다. 건물 모양은 단정한 편이지만, 방문객이 가장 오래 걸음을 멈추는 곳은 처마 네 모서리에 얹힌 나부상이다.

벌거벗은 여인을 닮은 이 조각에는 설화가 따라붙는다. 절을 짓던 도편수를 배신하고 달아난 여인이 벌로 무거운 지붕을 떠받치게 됐다는 이야기다. 설화를 알고 올려다보면 모서리마다 조각의 표정과 자세가 달라 보이고, 단풍이 짙은 날에도 대웅보전 앞에서는 지붕 모서리부터 찾게 된다.

대웅보전 근처의 약사전도 보물이고, 철제 범종도 함께 볼 만하다. 큰 건물만 보고 지나치기 쉬운데, 두 전각이 가까이 붙어 있어 이동 부담은 크지 않다.

조선왕조실록을 지켜낸 정족사고와 병인양요 승전비가 한 절에 모인 이유

문화재 지정 주요 내용
대웅보전 보물 제178호 1621년 중건, 처마 네 모서리 나부상
약사전 보물 제179호 대웅보전 옆에 자리한 전각
정족사고 조선 후기 사고 조선왕조실록 보관 터
양헌수 승전비 병인양요 관련 유적 1866년 정족산성 승리 기념

전등사는 수행 도량이면서 나라의 기록을 지키고 국토를 수호하는 일도 함께 맡아 왔다. 대웅보전 뒤편 숲길 언덕의 정족사고가 이를 보여 준다.

임진왜란 이후 조선 왕실은 실록과 왕실 족보를 깊은 내륙 산중이 아니라 강화도 섬 안쪽에 사고를 세워 보관했다. 정족산사고는 태백산, 오대산, 적상산, 묘향산의 사고와 함께 조선 후기 실록을 보관한 5대 사고 가운데 하나다. 정족산사고에 있던 실록은 현재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이 보관하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지금 정족사고 터는 오색 단풍이 둘러싸고 있고 인적이 드물어 조용히 걷기 좋다.

사찰 동문 어귀에는 승전비가 서 있다. 1866년 병인양요 때 양헌수 장군이 정족산성에서 프랑스군을 물리친 승리를 기념한 비석이다. 당시 승병과 조선군은 성벽을 베개 삼아 외세에 맞섰고, 그 호국의 기개가 비에 담겨 있다. 

남문이나 동문 주차장에서 출발해 1시간 30분이면 도는 원점회귀 코스

강화 전등사 경내 돌계단 위에 자리한 전각. / 인천투어
강화 전등사 경내 돌계단 위에 자리한 전각. / 인천투어

단풍과 문화재를 한 번에 보려면 순서를 정해 두는 편이 낫다. 주차장에서 경내까지는 걸어서 10~15분이 걸리는데, 길은 완만한 흙길 오르막과 돌계단으로 이어져 있다. 낙엽이 쌓인 날에는 돌계단이 미끄러울 수 있어 발이 편한 운동화를 신는 것이 좋다.

순서 구간 볼거리
1 남문·동문 주차장 삼랑성 돌담길과 단풍
2 대웅보전 처마 아래 나부상
3 약사전·철제 범종 경내 문화재
4 대웅보전 뒤편 정족사고
5 동문 성곽길 양헌수 승전비
6 주차장 복귀 전체 약 1시간 30분

대웅보전을 본 뒤에는 약사전과 철제 범종을 거쳐 뒤편 오솔길로 들어서면 정족사고가 나온다. 이후 동문 성곽길로 내려와 승전비를 보고 주차장으로 돌아오면 한 바퀴가 끝난다. 사진을 오래 찍거나 찻집에 들르면 시간이 더 걸리니 일정에 여유를 두는 것이 좋다.

오후 5시 30분까지 여는 전등사 이용 안내

강화 전등사 경내 마당을 걷는 방문객들. / 인천투어
강화 전등사 경내 마당을 걷는 방문객들. / 인천투어

전등사 동문과 남문에는 공영주차장이 마련돼 있어 자가용으로 방문할 수 있다. 주요 전각 주변에는 휠체어로 이동할 수 있는 경사로와 장애인 전용 화장실도 갖춰져 있다. 사찰에서 하룻밤 머물며 예불과 명상 등 산사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도 운영하고 있다.

사찰을 둘러본 뒤에는 경내에 있는 한옥 찻집 '죽림다원'에 들러 쉬어갈 수 있다. 단풍나무에 둘러싸인 찻집으로, 한옥 마루에 앉아 바깥 풍경을 감상하며 차를 마시기 좋다. 따뜻한 대추차나 국화차를 곁들이면 가을 산책을 마친 뒤 잠시 쉬어가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

구분 내용
주소 인천 강화군 길상면 전등사로 37-41
운영 시간 매일 오전 9시~오후 5시 30분
입장료 무료
주차료 소형차 3000원·대형 버스 8000원
주차장 동문·남문 공영주차장
편의 시설 휠체어 경사로·장애인 전용 화장실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1. 오후 4시 이전 도착하기

문을 닫는 시간이 오후 5시 30분인데 주차장에서 경내까지만 10~15분을 걸어야 한다. 정족사고와 승전비까지 도는 데 약 1시간 30분이 걸리니 늦어도 오후 4시 전에는 도착해야 여유가 있다.

2. 출발한 주차장으로 돌아오기

공영주차장이 동문과 남문 두 곳에 있고 코스가 원점회귀라서 차를 댄 쪽으로 돌아오는 동선이 편하다. 소형차 주차료가 3000원이므로 결제 수단을 미리 챙겨 두는 것이 좋다.

3. 바닥이 단단한 운동화 신기

경내까지 이어지는 길이 흙길 오르막과 돌계단이라 단풍잎이 쌓인 날에는 미끄러울 수 있다. 굽이 낮고 바닥이 단단한 운동화를 신으면 정족사고로 가는 오솔길까지 편하게 걸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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