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보다 여기가 더 기억에 남습니다…" 3.6km 걸어 만나는 설악산 바위 구멍 명소
햇살이 비치는 바위굴 전망 공간 너머로 펼쳐진 설악산의 가을 능선. (AI 생성) / 온더투어
햇살이 비치는 바위굴 전망 공간 너머로 펼쳐진 설악산의 가을 능선. (AI 생성) / 온더투어

설악산을 찾으면 가장 먼저 대청봉 정상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정상까지 긴 산행을 하지 않아도 설악산의 깊은 계곡과 거대한 암봉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장소가 있다. 속초 설악동 소공원에서 비선대를 지나 3.6km를 걸으면 해발 약 600m 절벽 한가운데 뚫린 금강굴에 닿는다.

금강굴은 외설악 비선대 서쪽 장군봉 중턱에 자리한 자연 석굴이다. 길이 약 18m, 면적 23.1㎡로 굴 자체는 크지 않지만 위치가 높은 만큼 입구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넓게 트여 있다. 아래로는 천불동계곡이 깊게 내려다보이고, 주변으로는 외설악의 거대한 암봉이 이어진다. 

원효의 수행 이야기가 남아 있는 금강굴

금강굴 안쪽에서 바라본 설악산의 기암 능선과 가을 산세. (AI 생성) / 온더투어
금강굴 안쪽에서 바라본 설악산의 기암 능선과 가을 산세. (AI 생성) / 온더투어

금강굴에는 오래된 불교 이야기도 남아 있다. 신라 승려 원효가 이곳에서 수도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현재 금강굴은 신흥사에 딸린 암자로 알려져 있다. 굴 안에서는 과거 토기를 비롯한 생활용구와 석불좌상이 발견돼 사람이 머물며 수행했던 장소로 여겨진다.

《금강삼매경론》은 원효가 불교 경전인 《금강삼매경》을 풀이한 저술로 알려져 있다. 금강굴에는 원효가 머물며 수행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어 굴 이름의 유래도 이와 함께 언급된다. 현재 굴 안에는 작은 불당이 마련돼 있어 산행 중 잠시 머물며 내부를 둘러볼 수 있다.

소공원에서 비선대까지 이어지는 3km 계곡길

산행은 설악동 소공원에서 시작한다. 신흥사를 지나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길을 걷다 보면 와선대를 거쳐 비선대에 닿는다. 이 구간은 경사가 가파르지 않고 계곡과 암봉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 비교적 편하게 걸을 수 있다. 소공원에서 비선대까지 거리는 편도 3.0km, 소요 시간은 약 1시간 20분이다.

금강굴까지 오르기 부담스럽다면 비선대에서 산행을 마치고 되돌아가는 코스로 잡아도 된다. 본격적인 급경사는 비선대를 지나 금강굴 방향으로 들어선 뒤부터 시작된다.

마지막 600m에서 시작되는 가파른 철계단

금강굴을 향해 절벽에 설치된 철계단을 오르는 등산객. (AI 생성) / 온더투어
금강굴을 향해 절벽에 설치된 철계단을 오르는 등산객. (AI 생성) / 온더투어

비선대를 지나 금강굴 방향으로 들어서면 앞서 걸었던 길과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다. 금강굴까지 남은 거리는 약 600m지만 돌계단과 철계단이 연이어 나타나고, 절벽을 따라 오르는 구간도 있어 실제로 걷는 시간은 거리만 보고 예상하기 어렵다. 계단 아래로 천불동계곡이 내려다보이는 곳도 있어 높은 곳이 부담스럽다면 난간을 잡고 천천히 올라가는 편이 낫다.

설악산 금강굴로 이어지는 가파른 철계단과 주변 암봉의 가을 풍경. (AI 생성) / 온더투어
설악산 금강굴로 이어지는 가파른 철계단과 주변 암봉의 가을 풍경. (AI 생성) / 온더투어

소공원에서 비선대까지 이어지는 3km 구간이 비교적 편안했다면 마지막 600m부터는 속도를 자연스럽게 늦추게 된다. 금강굴까지 전체 거리는 편도 3.6km이며 같은 길로 돌아오면 왕복 약 7.2km다. 편도 약 2시간이 걸리지만 비선대에서 쉬는 시간과 금강굴을 둘러보는 시간까지 더하면 전체 산행은 4시간 이상 잡는 편이 여유롭다.

거리만 보면 짧은 코스처럼 보이지만 마지막 구간에 돌계단과 철계단이 몰려 있어 늦은 오후에 출발하기에는 부담이 있다. 금강굴까지 올라갔다가 같은 길로 내려와야 하는 만큼 출발할 때부터 하산 시간까지 함께 계산해 일정을 잡는 것이 좋다.

무료로 들어가는 설악산, 금강굴 입산 시간은 따로 있다

금강굴 전망 공간에서 산 능선을 바라보는 등산객과 설악산 풍경. (AI 생성) / 온더투어
금강굴 전망 공간에서 산 능선을 바라보는 등산객과 설악산 풍경. (AI 생성) / 온더투어

설악산국립공원은 별도의 입장료 없이 들어갈 수 있다. 차량으로 찾는 경우에는 산행 출발점인 설악동 소공원과 가까운 설악산소공원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주차장은 900면 규모의 민영주차장으로 운영되며, 요금은 방문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출발 전에 확인해 두는 편이 좋다.

금강굴까지 올라갈 계획이라면 입산 시간도 살펴봐야 한다. 국립공원공단 입산시간지정제에 따라 비선대탐방지원센터에서 금강굴 방향으로 들어갈 수 있는 시간은 지난 4월부터 오는 10월까지는 오전 3시~오후 2시, 오는 11월부터 내년 3월까지 오전 4시~오후 2시다. 금강굴을 둘러본 뒤에는 같은 길을 따라 다시 비선대 방향으로 내려오게 된다.

날씨도 산행 난도를 크게 바꾼다. 비가 내리거나 비가 그친 직후에는 돌계단과 철계단에 물기가 남아 미끄러울 수 있다.

특히 금강굴을 앞둔 마지막 구간은 경사가 심하고 절벽을 따라 계단이 설치돼 있어 밑창이 닳은 운동화나 슬리퍼는 피하는 편이 낫다. 바닥이 잘 미끄러지지 않는 등산화를 신고, 철계단에서는 앞사람과 거리를 둔 채 난간을 잡고 천천히 이동해야 한다.

구분 설악산 금강굴
위치 외설악 비선대 서쪽 장군봉 중턱
해발·규모 해발 약 600m·길이 약 18m·면적 23.1㎡
산행 코스 설악동 소공원 → 신흥사 → 와선대 → 비선대 → 금강굴
산행 거리 편도 3.6km·왕복 약 7.2km
예상 시간 편도 약 2시간·전체 산행 4시간 이상
코스 난도 비선대까지 완만하며 마지막 600m는 돌계단과 가파른 철계단
주요 풍경 천불동계곡과 외설악 암봉을 내려다보는 전망
입산 가능 시간 4~10월 03:00~14:00
11~3월 04:00~14:00
이용 요금 설악산국립공원 입장료 무료·주차료 별도

오늘의 여행 팁 3가지

- 비선대에서 금강굴 방향 통과 시각이 4~10월 오후 2시까지이므로 소공원 출발은 오전 일정으로 잡는다.

- 마지막 600m는 돌계단과 가파른 철계단이 이어지므로 밑창이 미끄럽지 않은 등산화를 신고 비선대에서 물을 마신 뒤 오른다.

- 비가 온 날에는 젖은 바위와 철계단이 미끄러울 수 있으니 출발 직전 설악산국립공원 실시간 통제정보와 날씨를 함께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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