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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해리 케인(사진=FIFA 월드컵 SNS)[더게이트]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주장이 미식축구 키커로 변신한다? 해리 케인이 선수 생활 막바지에 미 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뛰면서 미 프로풋볼(NFL) 키커를 겸하는 구상을 처음 공개 석상에서 이야기했다. "프로 골퍼가 되는 것보다 현실적"이라면서 그냥 해보는 소리가 아니라고 강조했는데, 케인의 진심이 뭔지는 본인만이 알 것이다.
케인은 24일(한국시간) 영국 버턴온트렌트 세인트조지스파크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 네이션스리그 소집 자리에서 취재진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케인은 바이에른 뮌헨과의 재계약이 "상당히 가까워졌다"며 발표까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스카이스포츠는 케인의 현 계약이 내년 여름 끝나며, 양측이 최소 2029년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케인은 오래전부터 프로 골퍼 전향을 생각해 왔다. 런던 외곽 회원제 클럽 웬트워스 회원이고, 핸디캡 2로 한 라운드에 기준 타수보다 두 타 정도 더 치는 실력자다. 케인이 관심있는 또 다른 종목이 바로 미식축구다. 케인은 수년 전부터 플레이스키커(정지한 공을 차는 킥 전문 선수) 전향을 알려진 것보다 훨씬 진지하게 고민해 왔다.
"5~6년 뒤 좀 더 진지하게 들여다볼 것"선례도 있다. 댈러스 카우보이스 키커 브랜던 오브리가 20대 초반 토론토 FC에서 프로 축구 선수로 뛴 경력이 있다. 자신의 기술이 다른 어느 종목보다 NFL에 잘 통할 것이라는 게 케인의 생각이다. 케인은 "페널티킥을 찰 때 압박감도 기술도 매우 비슷하다. 훈련만 놓고 보면 다른 어떤 종목보다 그쪽에 가장 가깝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엘리트 스포츠는 TV로 볼 때는 다 쉬워 보이고 될 것 같지만 늘 그렇지는 않다"며 "실제로 한다면 제대로 할 거다. 먼저 6개월에서 1년은 연습하겠다"고 말했다.
케인은 "이 부분은 좀 더 진지하게 살펴보려 한다"며 "앞으로 5~6년간 내 커리어가 어떻게 흘러가느냐, 동기부여가 어떠냐, 내가 뭘 하고 싶으냐에 달린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NFL이 골프보다 훨씬 현실적이다. 이 정도로만 말해 두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케인은 "내가 아직 축구에서 정상급이라는 걸 다들 아는 상황이라면 그런 얘기가 나올 일은 없다"며 아직 NFL 쪽과 구체적인 논의가 오간 바는 없음을 분명히 했다.
더 흥미로운 대목은 그다음이다. 케인은 "나중에 MLS나 그 비슷한 곳에서 뛰게 되면 시즌을 맞춰서 두 가지를 이어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지금은 이곳에서 최대한 오래 뛰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서 머릿속 한편에만 있는 얘기"라고 말했다. 만약 케인이 MLS행을 택하면 옛 토트넘 동료 손흥민과 미국에서 다시 만날 길이 열린다. 손흥민은 2025년 8월 로스앤젤레스FC(LAFC)에 입단했고, 계약 기간은 2027년까지다. 2028년과 2029년으로 한 차례씩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붙어 있다.
한퍈 케인은 부주장 데클런 라이스(아스널)의 대표팀 캠프 불참도 언급했다. 라이스는 캠프에서 빠지는 문제를 두고 케인에게 음성 메시지를 보내 상의했다. 케인은 "라이스는 소속팀과 대표팀을 위해 기대 이상으로 헌신하는 선수다. 얼마나 많은 걸 내놓는지 알고, 한동안 여러 문제로 힘들어한 것도 안다"고 말했다. 이어 "라이스 같은 선수는 스스로 추스르고 활력을 되찾아야 한다. 소속팀에도 대표팀에도 큰 경기가 앞에 있다"고 했다.
월드컵 4강에서 아르헨티나에 진 경기는 케인이 꼽은 대표팀 경력 최악의 패배다. 잉글랜드가 제 색깔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케인은 "우리 팀답지 않았다. 우리가 되고 싶었던 팀, 되겠다고 말해 온 팀이 아니었다. 믿음을 거스르고 지면 열 배는 더 아프다"고 돌아봤다. 잉글랜드는 마이애미에서 열린 3·4위전에서 이겼다. 케인은 경기 뒤 뉴욕으로 넘어갔고, 결승전 날에는 TV 대신 골프를 쳤다. 케인은 "결승전은 보지 않았다. 관련된 건 전부 외면하려 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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