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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1순위 박근서(사진=롯데)[더게이트=잠실]
메이저리그 통산 67홈런 타자로 타선을 보강하는 대신 마운드 강화를 선택했다. 드래프트를 앞두고 최지만 지명설이 나왔던 롯데 자이언츠가 좌완 유망주 박근서로 투수진을 보강했다. 여기에 야구 외적인 이유로 다른 구단들에 외면받은 유망주 둘을 지명하며 이번 신인드래프트에서 가장 모험적인 승부수를 던졌다.
롯데는 21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7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4순위로 서울디자인고 좌완 박근서를 호명했다. 롯데는 11라운드까지 투수 6명, 내야수 3명, 외야수 1명, 포수 1명 등 총 11명을 뽑았다. 대학 선수는 김포대 박서진과 동국대 윤승민 두 명이다.
애초 드래프트를 앞두고 야구계 일각에서는 롯데가 최지만을 1라운드 후보로 검토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올 시즌 마운드에 비해 허약한 타선 탓에 승수를 쌓는데 애를 먹었고 가을야구 진출도 사실상 좌절된 만큼 즉시전력감 타자를 보강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그러나 롯데는 1라운드에서 최지만을 지나쳤고, 2라운드에서 다시 기회가 왔지만 역시 지명하지 않았다.
김풍철 롯데 스카우트팀장은 기존 내부 유망주들을 우선순위에 뒀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최지만이 잘하는 선수이고 메이저리그 경력도 있고 출루율도 높아 "검토는 안 한 건 아니다"라면서도, 내부 자원을 우선했다고 밝혔다. 한동희, 고승민 등 젊은 타자들이 기회를 받아야 하고 앞으로 더 좋아질 것으로 본다며 팀 내 젊은 타자들에 대한 믿음도 드러냈다.
최지만을 지운 롯데의 선택지는 박근서와 이승원 두 좌완으로 좁혀졌다. 롯데는 두 선수를 놓고 장고를 거듭했다. 두 선수 모두 좌완 투수 자원 최상위권으로 평가받았지만 몸 상태가 롯데의 판단을 갈랐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고 돌아온 이승원은 시간이 필요한 반면, 박근서는 당장 실전에 투입할 수 있다는 계산이 섰다.
박근서는 키 188cm, 몸무게 95kg의 건장한 체격을 갖춘 좌완이다. 최고 150km/h에 가까운 빠른 공과 경기 운영 능력이 돋보인다. 김 팀장은 박근서도 선발이 가능하지만 중간에서 강한 구위로 바로 힘을 보탤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롯데는 3라운드에서도 최고 140km/h 후반대 속구를 던지는 대구고 좌완 이현민을 호명해 고교 최고 좌완 유망주 둘을 손에 넣었다.
4라운드에서는 강릉고 포수 원지우를 챙겼다. 원지우는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에서 주전 포수로 활약하며 뛰어난 수비력과 부쩍 발전한 공격력을 자랑했다. 젊은 주전 포수 손성빈이 버티고 있지만 차세대 대비가 필요하다는 판단. 김 팀장은 "포수는 다다익선"이라며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것이 스카우트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6~10라운드에서는 성남고 김진호, 덕수고 최수완, 덕수고 김규민, 김포대 박서진, 동국대 윤승민 등을 차례로 지명했다.
야구 외적 논란…롯데의 모험은 성공할까
롯데 자이언츠의 2027 신인드래프트 1라운더 박근서(사진=롯데)하위 라운드에서는 야구 외적인 우려로 타 구단들이 기피했던 선수 두 명을 지명하는 모험을 택했다. 5라운드에서 지명한 야로고BC 우투좌타 내야수 임성준은 애초 1라운드 지명 후보로 꼽혔다. 뛰어난 타격 재능과 넓은 수비 범위, 파워히터로서의 잠재력도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여러 차례 전학 과정을 둘러싼 좋지 않은 소문이 야구계에 퍼지면서 다른 구단들이 지명 대상에서 제외했고, 5라운드까지 밀려났다.
롯데는 나름의 검증을 거친 뒤 결단을 내렸다는 입장이다. 김 팀장은 "KBO를 통해 확인한 서류에는 문제가 되는 내용이 없었고, 선수를 직접 만나 대화했을 때도 의혹이 제기된 것과 같은 상황이 일어났다는 얘기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됐다는 이유만으로 선수를 배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게 김 팀장의 설명이다.
11라운드 전체 104번으로 지명한 배재고 좌완 김시후는 소속 학교 때문에 밀려난 사례다. 소속팀 배재고가 지난 6월 청룡기 1회전에서 일부 학생이 5·18 민주화운동을 희화화한 응원 구호를 외쳐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로부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고, 여론의 맹비난이 쏟아졌다.
김시후를 비롯한 3학년 선수들의 응원 가담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다른 구단들은 하나같이 지명을 주저했다. 고교 포수 탑클래스로 주목받았던 주전포수도 아예 이름이 불리지 않았다. 이에 관해 김 팀장은 배재고 학생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배제할 수는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본인이 주동해 응원했는지도 명확하지 않고, "학생인 만큼 배움을 통해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는 게 설명이다.
만약 두 선수를 둘러싼 논란이 해소되지 않고 팬들의 비난 여론이 계속되면 롯데로서는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 프로 데뷔 뒤 수면 아래 있던 논란이 재점화되는 건 구단으로선 상상하기 싫은 시나리오다. 반면 우려와 달리 문제가 크게 불거지지 않고 좋은 활약을 펼칠 경우엔, 상위 라운드급 선수를 낮은 라운드에서 건진 '스틸픽'이 될 수도 있다. 롯데의 도박수가 과연 성공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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