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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뉴욕의 왕, 브런슨(사진=뉴욕 닉스 SNS)[더게이트]
27년의 기다림은 끝났다. 이제 53년 묵은 한(恨)을 풀 차례다.
뉴욕 닉스가 26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로킷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NBA 플레이오프 동부 콘퍼런스 결승 4차전에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130대 93으로 대파하고 시리즈 4전 전승 스윕을 완성했다. 이로써 닉스는 1999년 이후 27년 만의 NBA 파이널 진출이자, 1973년 이후 53년 만의 우승 도전 기회를 얻게 됐다.
닉스는 요즘 지는 법을 잊은 팀이다. 플레이오프 연승 행진은 이날로 '11'이 됐다. 단 1패를 제외한 모든 경기를 두 자릿수 점수 차로 이겼고, 평균 득실 마진은 23.7점에 달한다. 1라운드에서 애틀랜타 호크스를 51점 차로 격파했고, 2라운드 경기에선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를 30점 차로 압도했다. 이번 클리블랜드와 시리즈도 37점 차 승리로 마무리했다. ESPN에 따르면 플레이오프 단일 시즌에서 11연승을 기록한 팀은 닉스가 역대 네 번째다. 가장 최근 기록은 2017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였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칼-앤서니 타운스가 19점 14리바운드 더블더블을 기록했고, OG 아누노비가 17점을 보탰다. 랜드리 샤멧이 벤치에서 16점을 추가했고 미칼 브리지스와 제일런 브런슨이 각각 15점씩 올렸다. 닉스는 35점 차로 앞선 경기 종료 7분 47초를 남기고 주전 전원을 교체하는 여유를 보였다. 마이크 브라운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공격 리바운드와 속공으로만 65점을 올렸다. 컨퍼런스 결승에서 이런 경기는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닉스의 승리를 기뻐하는 뉴욕 현지 팬들(사진=뉴욕 닉스 SNS)
브런슨이라는 기적
이 모든 행진의 중심에 제일런 브런슨이 있다. 브런슨은 이번 시리즈 MVP를 만장일치로 수상했다. 4경기 평균 25.5점 7.8어시스트, 야투 성공률 49%. 1차전 4쿼터 22점 차 역전극의 불씨를 당긴 것도, 시리즈 내내 상대의 기를 꺾은 것도 브런슨이었다. 이날 경기에선 원정임에도 관중석에서 'MVP' 챈트가 울려 퍼지기까지 했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브런슨을 신장 188cm 이하 선수로는 아이재아 토머스, 스테판 커리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파이널 무대에 오른 에이스로 분류했다. 키가 작다는 이유로, 아버지의 후광으로 들어온 낙하산이라는 이유로 평가절하 당하던 선수가 반세기 만의 우승을 노리는 팀의 에이스가 됐다. 2022년 닉스와 계약할 당시 '오버페이' 논란을 낳았던 4년 계약은 지금 돌아보면 리그 역사상 손꼽히는 '혜자' 계약이 됐다.
닉스 프런트는 브런슨을 중심으로 모든 것을 설계했다. 조시 하트, 아누노비, 미칼 브리지스, 타운스를 차례로 수집하며 퍼즐을 맞춰나갔다. 타운스를 데려오기 위해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줄리어스 랜들과 단테 디빈첸조를 내보내는 결단도 서슴지 않았다. 지난 시즌 팀을 동부 결승까지 이끌었던 톰 티보도 감독을 경질하고 마이크 브라운을 선임한 것도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디 애슬레틱은 "닉스는 언제 인내하고 언제 공격적으로 움직여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사진이 표지로 사용되는 일은 없었다"는 아니겠지(사진=뉴욕 닉스 SNS)
클리블랜드의 침묵
반면 클리블랜드는 시종 무기력했다. 에이스 도노반 미첼이 31점을 올리며 분전했으나 역부족이었다. 1차전 4쿼터 22점 차 역전패의 충격에서 끝내 헤어나오지 못한 채, 2018년 골든스테이트와의 파이널 이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스윕 패배를 당했다. 케니 앳킨슨 감독은 "상대가 더 잘했다. 인정해야 한다. 닉스는 지금 불이 붙은 상태"라고 했다.
구단 레전드 월트 프레이저와 패트릭 유잉이 코트에서 직접 후배들에게 동부 콘퍼런스 우승 트로피(밥 쿠지 트로피)를 건네는 순간, 클리블랜드 현장은 물론 뉴욕 전체가 들썩였다. 닉스의 파이널 상대는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승자다. 서부 콘퍼런스 결승은 현재 2승 2패 타이 상황으로, 5차전이 27일(한국시간)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열린다. 파이널 1차전은 6월 3일이라, 닉스는 또 한번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파이널에 나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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