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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LA 레이커스.[더게이트]
LA 레이커스는 NBA의 LA 다저스를 꿈꾸는가. 레이커스가 항공우주 엔지니어 출신에서 NBA 분석 전문가로 변신한 로한 라마다스를 부단장으로 선임했다. ESPN이 26일(한국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라마다스는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에서 전략·운영 부사장을 지낸 인물로 레이커스에서도 유사한 역할을 맡는다. 롭 펠린카 단장은 지난주 시즌 마무리 기자회견에서 "전략 쪽에 가까운 역할"을 채우겠다며 "샐러리캡, 분석, 데이터"를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라마다스는 이 목표와 딱 맞는 인물이다.
마크 월터 구단주(사진=X)
가족 경영 구단에서 데이터 중심 구단으로
LA 레이커스는 오랫동안 NBA에서 가장 빈약한 프런트 오피스를 운영하는 구단으로 꼽혀왔다. 선수 퍼포먼스 및 의료 팀도 소규모였고, 분석팀도 마찬가지였다. 부단장은 자리 자체가 없었다. JJ 레딕 감독이 2024년 6월 취임한 뒤 프런트의 빈약함에 큰 충격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구단 안팎에서 흘러나올 정도였다.
전 구단주 버스 가문 아래 레이커스는 NBA의 전형적인 '가족 경영 구단'이었다. 스타 선수와 코치에는 돈을 썼지만, 외부에서 잘 보이지 않는 분야에선 허리띠를 졸라맸다. 그런 방식이 통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리그가 데이터 중심으로 빠르게 변하면서 그 방식은 점점 한계를 드러냈다.
레이커스의 변화는 구단주 교체에서 시작됐다. 2025년 10월 마크 월터가 버스 가문으로부터 레이커스를 100억 달러(약 14조 4500억 원)에 인수하면서, 약 50년 만에 처음으로 버스 가문이 다수 지분을 내놓는 역사적인 오너십 전환이 이루어졌다. 월터는 LA 다저스도 함께 소유한 구단주다.
월터는 다저스를 인수했을 때도 처음엔 조용히 관찰했다. 1년 반쯤 지켜본 뒤 단장을 교체하고 앤드루 프리드먼을 데려왔다. 이후 공격적인 투자로 MLB 최강 조직을 만들었다. 단순히 FA 시장에 돈을 쏟아부은 것이 아니라, 스카우팅·분석·육성 전 부문을 체계적으로 키워냈다. 한 경쟁 구단 관계자는 레이커스의 변화 계획을 전해 들으며 경계심을 숨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라마다스 선임 과정에선 다저스 모델을 따라가려는 흔적이 보인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다저스의 프리드먼 야구 운영 사장과 파르한 자이디 특별 자문이 레이커스 부단장 채용 면접에 직접 참여했다.
두 사람 모두 데이터 분석 분야에서 검증된 경력자다. 자이디는 MIT 출신 경제학자로 '머니볼'의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서 잔뼈가 굵었고, 이후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단장을 지냈다. 야구판에서 데이터 혁명을 이끌었던 인물들이 이제 NBA 구단 인사에도 직접 개입하고 있는 셈이다.
르브론 제임스(사진=유튜브 화면 갈무리)
NBA를 넘나드는 분석 전문가들
라마다스의 이력은 흥미롭다. USC를 졸업한 뒤 항공우주공사에서 10년 이상 근무하며 NASA 관련 프로젝트도 수행했다. 2016~17시즌 마이애미 히트에서 드래프트 분석가로 NBA에 첫발을 들인 뒤 펠리컨스에서 8시즌간 컨설턴트로 일했고, 풀타임으로 전환된 지 1년 만에 전략·운영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펠리컨스 재직 시절엔 AI 모델을 직접 구축·코딩해 프런트 의사결정을 지원했다. ESPN과 인터뷰한 소식통은 라마다스를 "말 그대로 로켓 과학자"라고 표현했다.
비슷한 사례는 이미 있다. MIT 출신으로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부단장을 지낸 사친 굽타는 2024년 NBA를 떠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수석 분석 책임자로 자리를 옮겼다. 다렐 모리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농구 운영 사장도 MIT MBA 출신이다. 공학적 사고를 갖춘 분석 전문가들이 스포츠 경계를 넘나드는 흐름은 이미 대세가 됐다.
레이커스는 이번 오프시즌 부단장을 두 명 더 선임할 계획이다. 라마다스가 분석·전략·샐러리캡을 맡는다면, 두 번째 자리는 스카우팅과 선수 육성 쪽이다. 펠린카 단장은 "드래프트, 스카우팅, 선수 개발"을 두 번째 자리의 핵심으로 제시했다.
올겨울 레이커스는 '킹' 르브론 제임스가 FA 자격을 얻고, 오스틴 리브스도 선수 옵션을 거부하고 FA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 루이 하치무라, 잭슨 헤이스도 FA다. 마커스 스마트와 디안드레 에이튼은 선수 옵션을 보유 중이다. '다저스 모델'을 꿈꾸는 레이커스의 변화가 선수단 구성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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