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회식 정치’인가, 정당한 집행인가 … 서천군 업무추진비 논란이 남긴 것
▲류석만 투어코리아뉴스 충남·대전·세종 취재본부장.▲류석만 투어코리아뉴스 충남·대전·세종 취재본부장.

[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선거철만 되면 반복되는 풍경이 있다.

평소엔 잠잠하던 예산 집행이 갑자기 바빠지고, 공직사회의 ‘식사 자리’가 눈에 띄게 잦아진다.

그리고 어김없이 따라붙는 말, “정치냐 행정이냐.”

충남 서천군에서 불거진 김기웅 군수의 업무추진비 논란 역시 낯설지 않은 장면이다.

단 100여일 만에 연간 예산의 절반이 넘는 54.2%, 금액으로는 2천 400만원이 넘는 돈이 집행됐다.

특히 3월 한 달에만 26건이 집중됐다. 숫자만 놓고 보면 ‘이례적’이라는 표현을 피하기 어렵다.

게다가 문제의 핵심은 단순한 금액이 아니라 시점이다.

6·3 지방선거를 앞둔 시기, 그것도 공직 내부를 대상으로 한 식사와 격려 명목의 지출이 집중됐다는 점은 정치적 해석을 낳기에 충분하다.

더불어민주당 유승광 서천군수 예비후보가 이를 두고 ‘회식 정치’라고 직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군 측 해명도 일리가 있다. 단체장이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식사를 제공하는 것은 제도적으로 허용된 범위다.

규정을 어겼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면, 모든 지출을 ‘불법’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공직사회의 신뢰는 ‘합법’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적절성’과 ‘시기적 حساس성(민감성)’이 함께 따라야 한다.

특히 선거를 앞둔 시점이라면 더욱 그렇다. 법의 테두리 안에 있다고 해서 모든 의혹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논란이 반복된다는 점이다. 업무추진비는 이름 그대로 ‘업무’를 위한 비용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종종 정치적 오해를 부르는 회색지대에 머문다.

그 경계가 모호한 한, 유사한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사안에서 필요한 것은 감정 섞인 공방이 아니다. 숫자와 사실에 기반한 투명한 설명이다.

언제, 누구와, 어떤 목적으로 사용됐는지 구체적으로 공개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불필요한 의혹을 차단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선거는 결국 신뢰를 묻는 과정이다.

유권자들은 ‘얼마를 썼는가’보다 ‘왜 그때 썼는가’를 더 예리하게 본다.

서천군 업무추진비 논란이 단순한 정쟁으로 끝날지, 아니면 공직사회 예산 집행의 기준을 다시 묻는 계기가 될지는 지금부터의 대응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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