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백신 맞아도 입증은 국민 몫?"... 윤상현, 국가책임 강화법 발의
윤상현 의원윤상현 의원

[투어코리아=이창호 기자] 최근 감사원 감사를 통해 코로나19 백신 관리의 허술한 민낯이 드러난 가운데, 품질 이상이 확인된 백신을 접종받은 피해자들에 대해 국가가 인과관계를 폭넓게 인정하도록 하는 법안이 추진된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을)은 10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보상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의 기폭제가 된 것은 최근 공개된 감사원의 '코로나19 대응실태 진단 및 분석'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방역 당국의 백신 관리 체계는 사실상 무방비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물질 신고 접수에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총 1,285건의 이물질 신고가 발생했다. 여기에는 단순 불순물뿐 아니라 곰팡이, 머리카락, 이산화규소 등 인체 위해 우려가 큰 물질이 포함됐다.

조치 미흡으로는 이물질이 발견된 동일 제조번호(Lot)의 백신 약 1,420만 회분이 아무런 행정 조치 없이 시민들에게 접종됐다.

유효기간 경과로는 이미 유통기한이 지난 백신이 오접종된 사례도 다수 확인되며 보건 당국의 관리 부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윤상현 의원은 이를 두고 "국가가 주도한 방역 사업에서 국민의 신뢰를 근본적으로 저버린 중대한 사안"이라며 매섭게 비판했다.

피해자가 입증하는 구조... “국가 관리 부실 시 인과관계 추정해야”

현행 피해보상 체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입증 책임’에 있다. 이상반응을 겪은 시민이 직접 백신과 질환 사이의 과학적 인과성을 증명해야 하는데,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인에게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문턱이다.

윤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이물질 발견 등 품질 결함이 확인된 동일 제조번호 백신을 맞은 경우, =유효기간이 지난 백신을 접종받은 경우, =저온 유통(콜드체인) 등 보관·유통 관리 기준을 위반한 백신을 맞은 경우에 해당되는 특정 상황에서 인과관계를 적극 추정하도록 명시했다.

이는 국가의 관리 소홀이 입증된 상황이라면, 그로 인한 부작용 역시 국가가 책임지고 보상해야 한다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는 의도다.

“단순 행정 미비 아닌 구조적 실패”... 국정조사 가능성 시사

윤 의원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실무자의 실수가 아닌 시스템의 붕괴로 규정했다. 그는 "국가가 관리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정황이 명확함에도 보상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라며 "사안의 엄중함에 따라 국정조사 등 추가적인 진상 규명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간 윤 의원은 국회 활동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보상 범위 확대와 지원 체계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이번 법안이 통과될 경우, 백신 품질 문제로 고통받으면서도 인과성 불인정 판정을 받았던 수많은 피해자들의 구제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이며, 향후 대규모 감염병 대응 시 국가의 책임 범위를 재정립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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