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대신 전시”…지금 더 힙한 봄 나들이 리스트
대구간송미술관에서 관람객이 삼인문년 작품을 관람하는 모습/ 사진-대구시대구간송미술관에서 관람객이 삼인문년 작품을 관람하는 모습/ 사진-대구시

[투어코리아=조성란 기자] 어떤 봄은 꽃보다 전시가 더 오래 남는다. 햇살 좋은 오후, 카페 대신 미술관으로 방향을 틀고 싶어지는 계절. 4월 전시 나들이로 감성여행에 나서보자. 도심 한복판에서 여름 해변을 먼저 만나고, 고미술과 정원을 묶어 하루여행을 즐기고, 섬의 풍경과 생태, 왕실의 서사까지 한 번에 건너간다. 전시 나들이로 올 봄을 조금 더 감각적으로 채워보는건 어떨까.

강남에서 먼저 만나는 여름…캐논갤러리 김보라 개인전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가장 먼저 여름을 만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캐논갤러리로 내려가는 것. 캐논코리아는 김보라 작가의 개인전 《SURFACE OF SUMMER》를 3월 24일부터 5월 5일까지 캐논갤러리에서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해변을 위에서 내려다본 사진과 영상 36점이 소개된다. 파라솔과 파도, 사람들의 움직임이 반복되는 패턴처럼 보이도록 구성돼, 익숙한 여름 풍경이 전혀 다른 조형 언어로 바뀐다.

‘SURFACE OF SUMMER’ 전시 작품 / 사진-캐논‘SURFACE OF SUMMER’ 전시 작품 / 사진-캐논

이 전시가 더 매력적인 이유는 ‘체류형’으로 기획됐다는 점이다. 빈백이 놓인 영상 존과 엽서를 쓰는 공간이 마련돼 있어, 전시를 빠르게 훑기보다 잠시 머물며 감각을 식히는 쪽에 가깝다.

김보라 작가는 이번 작업에 캐논 EOS R5와 RF24-70mm F2.8 L IS USM, RF24-240mm F4-6.3 IS USM 등을 활용해 해변의 질감과 강렬한 색채를 섬세하게 포착했다. 전시는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217 캐논플렉스 지하 1층 캐논갤러리에서 5월 5일까지 이어진다.

예술 보고 정원 걷고 호텔까지…대구간송미술관의 ‘아트 앤 힐링’

대구에서는 전시 한 편을 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아예 하루 코스를 묶어버렸다. 대구간송미술관은 봄 시즌을 맞아 사유원, 더현대 대구, 호텔인터불고 대구와 손잡고 ‘아트 앤 힐링 스테이’를 운영 중이다.

실감영상전시 감응 전시실 전경 /사진-대구시실감영상전시 감응 전시실 전경 /사진-대구시

미술관 관람권 2매, 사유원 입장권 2매, 호텔 숙박 및 부대시설 이용, 더현대 대구 쇼핑 혜택까지 한 패키지에 담았고, 판매 기간은 6월 말까지다. 미술관 측은 이를 “온전한 나를 마주하는 시간”으로 제안하고 있다.

개별 방문객을 위한 혜택도 꽤 실속 있다. 대구간송미술관 관람권을 들고 사유원에 가면 입장료 15% 할인, 반대로 사유원 방문객이 미술관에 오면 관람료 3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더현대 대구 전경 / 사진-대구시더현대 대구 전경 / 사진-대구시

더현대 대구에서는 카페 H 무료 음료 1잔과 평일 3시간 무료 주차가 제공되고, 코레일 연계 상품은 열차 운임 5% 할인, 삼성라이온즈 홈경기 티켓 지참 시 미술관 관람료 20% 할인 혜택도 마련됐다. 여기에 4월 7일부터는 기획전 《추사의 그림수업》도 새로 시작돼, 봄철 대구 문화 코스의 밀도를 더한다.

10인의 시선부터 365장의 기록까지…소니, ‘이미지의 확장’ 실험

한강 노들섬에서는 사진가의 시선과 관람객의 경험이 한 공간에서 만난다. 소니코리아는 오는 21일까지 약 2주간 노들섬 노들갤러리 2관에서 ‘소니 이미지 갤러리 – A1M2 | A7M5 ARTISANS’를 운영한다.

이번 전시는 소니 아티잔 작가 10인이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A1M2와 A7M5로 포착한 결과물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인물, 풍경, 건축, 스포츠, 영상 등 각기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10개의 시선, 10개의 언어’로 풀어낸 작업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소니코리아는 오는 21일까지 약 2주간 노들섬 노들갤러리 2관에서 ‘소니 이미지 갤러리 – A1M2 | A7M5 ARTISANS’/사진-소니코리아소니코리아는 오는 21일까지 약 2주간 노들섬 노들갤러리 2관에서 ‘소니 이미지 갤러리 – A1M2 | A7M5 ARTISANS’/사진-소니코리아

전시는 두 개의 축으로 나뉜다. 먼저 파트 1에서는 작가 10인의 대표 작업이 소개되며, 파트 2에서는 일반 유저 참여 프로젝트 ‘MyAlpha365’ 선정작 365점이 함께 전시된다. 특히 관람객이 직접 촬영한 이미지를 현장에서 출력해 전시에 참여할 수 있는 ‘모두의 소니 이미지 갤러리’ 존이 마련돼, 전시의 경계를 확장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현장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작가 토크쇼는 하루 2회, 회차당 30명 규모로 진행되며, 총 3,000명을 대상으로 한 럭키드로우 이벤트도 운영된다. 1등에게는 A7M5 50% 할인권(1명), 2등에게는 A7C2 50% 할인권(2명)이 제공되는 등 체험과 이벤트를 결합한 구성이 특징이다.

소니코리아는 오는 21일까지 약 2주간 노들섬 노들갤러리 2관에서 ‘소니 이미지 갤러리 – A1M2 | A7M5 ARTISANS’/사진-소니코리아소니코리아는 오는 21일까지 약 2주간 노들섬 노들갤러리 2관에서 ‘소니 이미지 갤러리 – A1M2 | A7M5 ARTISANS’/사진-소니코리아

245권의 더미북, ‘책 형태의 사진’으로 확장된 전시

후지필름 코리아는 사진을 ‘이미지’에서 ‘책’으로 확장했다. 서울 하우스 오브 포토그래피에서는 ‘포토 더미북 어워드 2026’ 전시가 5월 10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전시는 출품된 245권의 더미북 전 작품을 한 공간에 모은 것이 핵심이다.

더미북은 단순 포트폴리오가 아닌, 사진집의 구조와 흐름을 갖춘 실물 책 형태의 작업물로, 사진가들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출판 형태를 미리 구현한 결과물이다.

서울 하우스 오브 포토그래피에서는 ‘포토 더미북 어워드 2026’ 전시가 5월 10일까지 열린다. / 사진-후지필름 코리아서울 하우스 오브 포토그래피에서는 ‘포토 더미북 어워드 2026’ 전시가 5월 10일까지 열린다. / 사진-후지필름 코리아

관람객은 작품을 감상한 뒤 직접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최종 선정은 현장 투표 20%와 심사위원 점수 80%를 합산해 결정되며, 총 20권의 파이널리스트가 가려진다. 수상 혜택도 실질적이다. 1등과 2등에게는 각각 2,000만원, 1,500만원 규모 제작 지원이 제공되며, 보스토크 프레스와 협업해 정식 사진집 출간까지 이어진다. 여기에 해외 아트페어 참가와 전시 기회까지 연결되며, 창작과 유통을 동시에 지원하는 구조를 갖췄다.

섬의 사계절을 그림으로 건너는 시간…신안군 소장품 순회전 《섬·섬·옥·수》

전시장 안에서 바다 냄새가 날 것 같은 전시를 찾는다면 신안 쪽으로 눈을 돌려볼 만하다. 신안군은 오는 6월 10일까지 저녁노을미술관에서 소장품 순회전 《섬·섬·옥·수(島·島·鈺·秀)》를 진행한다. 제목 그대로 ‘섬마다 보배롭고 빼어나다’는 의미를 담은 전시로, 홍도·흑산도·가거도·하의도·신의도 등 신안의 대표 섬들을 작품으로 풀어낸다.

신안 섬섬옥수 전시/사진-신안군신안 섬섬옥수 전시/사진-신안군

이번 전시에는 58인 작가가 참여했다. 같은 섬이라도 작가마다 전혀 다른 계절과 결을 꺼내 보인다는 점이 흥미롭다. 저녁노을미술관 전시가 끝난 뒤에는 조희룡미술관으로 이어져, 10월 2일부터 12월 31일까지 북부권에서도 계속된다. 바다를 보러 떠나기 전에 먼저 그림으로 섬의 사계절을 훑어보는, 조금은 우아한 여행의 프롤로그 같은 전시다.

100년 동양화의 흐름을 한 번에…울산시립미술관 《시대지필》

울산시립미술관에서는 한국 근현대 동양화의 흐름을 크게 훑어볼 수 있는 기획전 《시대지필(時代之筆)》이 오는 6월 14일까지 열린다. 이 전시는 근대 동양화의 출발점부터 해방 이후, 그리고 다양한 매체 실험이 본격화된 시기까지 약 100년의 변화를 조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관람 시간은 기본적으로 10시~18시, 문화가 있는 날 수요일은 20시까지 연장 운영된다. 관람료는 성인 1,000원이다.

울산시립미술관 시대지필 / 포스터-울산시울산시립미술관 시대지필 / 포스터-울산시

특히 이 전시는 작품만 보는 자리가 아니라, 기록과 맥락까지 함께 읽는 전시라는 점에서 밀도가 높다. 아카이브와 영상 자료가 함께 소개되고, 로비에서는 연계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4월 2일부터는 매주 목요일 총 5회에 걸쳐 이태호 교수의 강좌가 예정돼 있고, 4월 17일에는 특별 토론회도 열린다. 봄 시즌에 미술관 한 곳만 꼽으라면, ‘잘 만든 공부형 전시’로 꽤 유력한 선택지다.

기후위기 시대, 예술은 어떤 풍경을 말하나…담빛예술창고 《돌봄의 풍경》

조용하지만 오래 남는 전시를 원한다면 담양 담빛예술창고가 잘 맞는다. 담양군문화재단은 3월 28일부터 6월 7일까지 기획전 《돌봄의 풍경》을 연다.

전시는 ‘생태도시 담양’의 맥락 안에서 기후위기와 환경오염을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공존과 실천의 문제로 풀어낸다.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를 다시 묻는 내용이 중심이고, 애나 칭의 ‘폐허 속의 공생’ 개념을 시각예술 언어로 번역한 구성이 특징이다.

담양 돌봄의 풍경 / 포스터-담양군담양 돌봄의 풍경 / 포스터-담양군

참여 작가는 강지수, 이하영, 김윤수, 문서진 등 4명이다. 조각, 미디어, 사진 등 매체도 다양하다. 담빛예술창고는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10:00~18:00 운영하고 월요일은 쉰다. 단체 관람객은 사전 예약을 통해 도슨트 해설을 들을 수 있다. 봄 전시를 ‘예쁜 것’만 찾는 쪽에서 한 걸음 옮기고 싶다면, 이 전시는 꽤 좋은 방향 전환이 된다.

울산에서 만나는 영국 왕실의 서사…장생포문화창고 《퀸즈 컬렉션: 브리티시 로열》

화려한 드레스와 왕실 서사에 끌린다면 울산 장생포문화창고의 선택지가 선명하다. 고래문화재단과 이랜드뮤지엄은 오는 6월 28일까지 장생포문화창고 4층 전시실에서 《퀸즈 컬렉션: 브리티시 로열》을 연다.

《퀸즈 컬렉션: 브리티시 로열》전시가 장생포문화창고에서 열린다. /사진-이랜드뮤지엄 제공《퀸즈 컬렉션: 브리티시 로열》전시가 장생포문화창고에서 열린다. /사진-이랜드뮤지엄 제공

전시에는 영국 왕실 진품 소장품과 아카이브 80여 점이 나온다. 특히 에드워드 7세의 ‘왕홀(Scepter)’이 국내 최초로 공개되고, 일부 보도에 따르면 영국 왕실에 헌정된 ‘100캐럿 티아라’도 함께 소개된다.

전시는 빅토리아 여왕, 에드워드 7세, 조지 6세, 엘리자베스 2세, 에드워드 8세, 마거릿 공주, 다이애나 비 등 7개 인물 키워드로 구성된다. 관람은 사전 예약과 현장 접수를 병행하며, 시간당 100명까지 입장할 수 있다. 관람료는 무료다. 장생포문화창고 개관 5주년을 기념하는 전시이기도 해서, 울산 봄 나들이 코스에 넣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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