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 패대기' 감독은 오히려 칭찬, 효과 있었나?…'홈런인가' 안 뛰었는데 그래도 2루타→침묵 깬 김영웅, 삼성 4연승만큼 기쁘다 [수원 현장]

(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지수 기자) 삼성 라이온즈 좌타 거포 3루수 김영웅이 지독한 슬럼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비록 홈런포는 아니었지만, 장타를 생산하면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4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2차전에서 8-6으로 이겼다. 전날 2-1로 짜릿한 1점 차 승리를 거둔 데 이어 이틀 연속 승리를 챙겼다. 4연승과 함께 주말 3연전 위닝 시리즈까지 확보하고 기분 좋게 토요일 밤을 즐겼다.
삼성은 이날 주축 타자들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르윈 디아즈 5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 1득점, 류지혁 4타수 3안타 3득점, 강민호 4타수 3안타 3타점에 최형우도 홈런포를 가동하면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삼성 투수진도 힘을 냈다. 선발투수 최원태가 2회말 5실점으로 고전한 가운데에서도 5회까지 마운드를 지켜줬고, 불펜도 6~9회 KT 타선을 1점으로 막아냈다.
수확은 또 있었다. 이날 게임 전까지 시즌 타율 0.111(27타수 3안타)로 부진했던 김영웅이 3경기 만에 안타 생산을 재개했다. 결과적으로 이 장타 하나가 게임 흐름을 크게 바꿔놨다.

김영웅은 8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이날 2회초 1사 2루에서 삼진, 4회초 1사 3루에서 삼진, 6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2루수 땅볼 아웃 등 좀처럼 배트 중심에 맞는 타구가 나오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박진만 감독은 김영웅을 믿고 갔다. 6-6으로 팽팽하게 맞선 8회초 1사 1루에서 대타 기용 대신 김영웅에게 KT 일본 우완 스기모토와 승부를 맡겼다.
김영웅은 사령탑의 기회에 장타로 화답했다. 노볼 1스트라이크에서 스기모토의 2구째 150km/h짜리 직구를 그대로 걷어올려 우중간 깊은 곳으로 높은 포물선을 그리는 타구를 쏘아 올렸다.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 낮은 코스로 들어온 공을 특유의 파워로 받아쳤다.
김영웅은 타격 직후 홈런이라고 생각한 듯 베이스러닝을 빠르게 이어가지 않았다. 그러나 타구가 우중간 펜스 상단에 맞고 떨어졌고, 김영웅도 뒤늦게 전력질주를 시작했다. KT 야수진의 중계 플레이가 다소 매끄럽지 않게 되면서 2루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삼성은 김영웅의 2루타로 차려진 1사 2·3루 찬스에서 강민호가 결승 2타점 적시타를 기록, 8-6 리드를 잡고 승리할 수 있었다. 김영웅도 어느 정도 마음고생을 털어낼 수 있게 됐다.
김영웅은 지난 3일 KT전에서 6회초 헛스윙 삼진을 당한 뒤 방망이를 바닥에 내던지는 등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박진만 감독은 김영웅의 행동을 승부욕이라고 판단, 오히려 기를 살려줬다. 4일 게임에 앞서 "선수라면 그런 의욕도 있어야 한다. 잘 안 됐을 때 표현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영웅이 갖다 맞추는 스윙을 하는 건 원치 않는다. 지금처럼 자기 스타일대로 매 타석 풀스윙을 하는 게 맞다"면서 선수가 부담 없이 타석에 들어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김영웅은 사령탑의 말을 듣기라도 한 것처럼 특유의 풀스윙으로 돌파구를 찾아냈다. KT와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됐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