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분 극장 결승골'→전북전 3205일 징크스 깼다…'폴란드산 폭격기' 클리말라 "김기동 감독님께 보답하고파" [현장인터뷰]




(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 전북 현대를 상대로 극장 결승골을 터트리며 무려 9년 가까이 이어졌던 전북전 홈 경기 무승 징크스를 깬 주인공 클리말라가 이번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지난 시즌 FC서울에 합류했으나 부상으로 인해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던 클리말라는 서울의 사령탑 김기동 감독을 비롯해 자신이 부상에서 회복하는 기간 동안 믿어줬고, 시즌이 시작한 이후에도 꾸준하게 신뢰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뛰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클리말라는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7라운드 홈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4분경 승리를 결정짓는 결승포를 쏘아올리며 서울에 1-0 승리를 안겼다.

클리말라의 득점에 힘입어 극적인 승리를 챙긴 서울은 승점 16점(5승1무)을 마크하며 리그 선두를 유지했다. 서울이 홈에서 전북을 상대로 승리한 것은 지난 2017년 7월 이후 약 9년 만이다. 무려 3205일 만의 홈 승리이기도 하다.

이날 서울이 꺼낸 4-4-2 전형에서 조영욱과 함께 투톱으로 출전한 클리말라는 전북의 센터백 듀오 조위제와 김영빈의 견제에 고전했지만, 끝내 득점을 터트리며 김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김 감독은 중국 하이난 동계 전지훈련 당시 클리말라가 연습경기를 뛰면 잘 안 보이다가도 결국 득점을 한다며 칭찬한 바 있다. 클리말라는 이날도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으나 기어코 전북 골문을 열어젖히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경기 후 수훈선수로 지목돼 기자회견에 참석한 클리말라는 "힘든 경기였다. 힘들 거라고 예상했다. 전북전에 앞서 많은 준비를 했다. 오늘 경기장에서 전북이 우리가 준비한 것과는 약간 다르게 경기를 했던 것 같다. 생각보다 긴 패스를 활용했다"며 "그런 부분에서 우리가 조금 더 원활하게 경기를 할 수 있었다. 상대도 거칠게 준비한 것 같은데, 우리도 다행히 정신적으로 잘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런 데에서 밀리지 않은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클리말라는 "전반전 끝나고 라커룸에서 선수들과 끝까지 실점하지 않으면 기회가 온다고 얘기했는데, 94분에 그런 찬스가 와서 기쁘다"면서 "골보다는 개인이 아닌 팀을 위해 싸우면서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했다는 것이 기쁘다. 승리와 득점을 떠나 모두가 팀으로서 팀을 위해 싸우는 분위기가 느껴져서 너무 기쁘게 생각한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오늘은 나뿐만이 아니라 팀이 전북에 고전했다고 말하고 싶다. 6경기를 하면서 대부분의 경기를 지배했는데, 오늘은 우리가 원하는 축구를 원활하게 하지 못했다. 오늘 경기는 FC서울이 지난해에 비해 얼마나 강해졌는지를 보여주는 경기였다고 생각한다"며 "작년에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 경기가 많았다. 38경기를 치르면서 모든 경기를 지배할 수는 없는 법이다. 오늘 전북을 상대로, 그리고 모든 사람들에게 우리가 팀으로서 얼마나 강해졌는지, 우리가 지배하지 못하더라도 우리를 무너뜨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증명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쁘다"고 웃었다.



클리말라는 지난 시즌의 서울과 이번 시즌의 서울을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지난 시즌과는 비교하기 힘들다. 대부분의 기간 동안 나는 부상 상태였고, 부상이 아닐 때에도 6개월 넘게 몸을 준비했다"면서도 "원 팀은 굉장히 많이 얘기하고 있지만 자세히 말하자면 이번 시즌은 각 포지션에서 선수들이 책임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린가드가 있었다. 린가드가 우리를 위해 많은 일들 해줬지만, 너무나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린가드가 우리를 위해 무언가를 해주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훌륭한 선수지만 매번 우리를 위해 마법을 부릴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올해는 특정 선수, 슈퍼스타에게 기대지 않고 각 포지션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것이 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서울이 올 시즌에는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고 팀으로서 경기를 풀어가고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짚었다.

앞서 김기동 감독은 클리말라가 이번 시즌에는 팀과 감독을 위해 뛰겠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클리말라는 이 이야기를 꺼내자 "이번 시즌은 개인적인 감정이 섞인 시즌"이라며 "작년에 나를 이 팀에 데려와주신 감독님을 비롯해 믿어준 사람들이 정말 많다"고 입을 열었다.

클리말라는 "하지만 의도치 않게 부상을 당하면서 팀을 돕지 못하고, 믿고 데려와주신 분들의 기대를 저버린 시즌이었다. 개인적으로 많이 우울했고 자존심도 상했다. 그래서 이번 시즌에는 개인적인 감정이 많았다. 나를 믿어준 사람들에게 보답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시즌에 임했다"며 "감독님께서 나에게 상당한 믿음을 보여주신다. 사실 6개월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한 선수를 쓰는 게 쉽지 않을 텐데, 매주 나를 믿어주시고 도와주시는 부분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 감독님을 위해 내가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 것 같다. 내가 이번 시즌에 뛰는 이유는 팬들도 있지만, 나를 믿어주는 분들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점을 감독님께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득점을 도와준 야잔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지, 득점이 인정되기 전까지 걱정되지는 않았는지 묻자 클리말라는 "오기 전에 야잔에게 '네 덕에 골을 넣었다'고 말하기로 했기 때문에 고맙다고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모든 상황이 깔끔했다고 생각해서 걱정하지 않았다. 나도, 야잔도 오프사이드가 아니었다. 약간 마음에 걸렸던 것은 (김)진수의 태클 장면이었는데 이야기를 하면서 핸드볼 파울을 하지 않았다고 들었다. 그래서 걱정은 없었다"고 답했다.

끝으로 클리말라는 득점왕 욕심이 있냐는 질문에 개인보다는 팀의 성과에 집중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공격수로서 득점왕 욕심은 당연하다"면서도 "나는 개인적인 득점에 많이 신경을 쓰는 편은 아니다. 개인적인 목표에 집중했던 시즌은 한 번도 좋았던 적이 없다. 올해 개인적인 목표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모두가 내가 잘 적응하고 있다는 믿음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오늘도 팀적으로 힘들었지만 결국 버텨냈고 찬스가 왔을 때 팀의 기대에 부응하는 골을 넣어서 기쁘다. 득점왕은 하고 싶다. 하지만 지금 말할 수 있는 시기는 아니다. 시즌 막바지에 상황을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