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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부산=손연우 기자] 공인영어시험 고사장에서 예비 시험지를 훔쳐 인공지능(AI)으로 답을 확인한 뒤 손바닥에 적어 시험을 치른 수험생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6단독(김세이 판사)은 절도와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
A 씨는 지난 3월 22일과 4월 5일 부산시 사상구의 한 중학교에서 공인영어시험 예비 시험지를 훔친 뒤 AI를 이용해 알아낸 답을 손바닥에 적고 시험에 응시한 혐의를 받는다.
세무사 시험을 준비하던 A 씨는 응시에 필요한 공인영어시험 점수인 65점 이상을 얻지 못하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첫 범행 당일 오후 1시 38분쯤 시험본부장이 감독관 배치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교실에 들어가 예비 시험지가 담긴 봉투를 뜯고 시험지를 가져갔다.
이어 인근 주유소로 이동해 휴대전화로 시험지를 촬영한 뒤 구글의 생성형 AI 서비스인 '제미나이'에 문항을 입력해 답을 확인했다. A 씨는 AI가 제시한 답을 오른쪽 손바닥에 볼펜으로 적은 뒤 같은 날 오후 3시 시작된 시험에 응시했다.
A 씨는 약 2주 뒤 같은 고사장에서 또다시 예비 시험지를 훔쳤으며, 이번에는 인근 편의점으로 이동해 같은 방법으로 답을 확인한 뒤 시험을 치른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범행이 두 차례 반복됐고 수법도 대담하다"며 "기회균등을 핵심으로 하는 시험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고 선의의 경쟁자들에게 허탈감을 안겨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A 씨는 시험지 절도 피해자들을 위해 각각 10만 원을 형사 공탁했지만 피해자들이 수령을 거부하면서 유리한 양형 사정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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