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와이어
부산 애프터눈안과 송동훈 원장 ‘태어날 땐 누구나 원시였다’ 출간

더팩트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정부가 '서학개미'의 국내 증시 복귀를 유도하기 위해 도입한 국내시장복귀계좌(RIA)의 효과가 빠르게 약화하고 있다. 양도소득세 100% 공제 혜택이 종료되자 서학개미의 투자 자금이 다시 미국 시장으로 향하고 있는 데다, 정책 도입 배경 중 하나였던 원·달러 환율 안정 효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시장에서는 정부가 고환율의 원인으로 지목된 재정 확대 정책은 유지한 채 RIA와 같은 세제 유인책에 의존하면서 환율 안정과 국내 자금 유턴이라는 두 가지 목표 모두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국내 개인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1865억달러(약 283조원)로 집계됐다. 연초 1625억달러(약 247조원) 대비 약 15% 증가한 규모다. 이달 초에는 2063억달러(약 312조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국 주식을 금액으로 환산한 수치다. 지난해 국내 증시 부진과 미국 인공지능(AI)·빅테크 강세가 맞물리면서 빠르게 증가했고, 정부는 해외로 유출된 투자 자금을 국내 자본시장으로 되돌리기 위해 올해 3월 RIA를 도입했다.
RIA는 해외 주식을 매도한 자금을 국내 상장주식, 국내 주식형 펀드, ETF 등에 재투자할 경우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를 감면해주는 제도다. 해외 투자 자금을 국내 시장으로 유턴시키고 원화 수요를 늘려 환율 안정에도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였다.
실제 제도 시행 초기에는 일부 효과가 나타났다. 지난해 말 1636억달러 수준이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올해 3월 말 1542억달러까지 감소했다. 투자자들이 양도소득세 100% 공제 혜택을 활용하기 위해 미국 주식을 매도하고 국내 시장으로 일부 자금을 이동시킨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가장 강력한 혜택 구간이 종료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5월 31일까지 해외주식 양도차익의 100%를 공제했지만 현재는 80%만 적용하고 있으며, 오는 8월부터는 공제율이 50%로 추가 축소된다.
RIA의 핵심 매력이었던 절세 효과가 줄어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빠르게 식고 있다는 평가다.
예를 들어 해외주식을 매도해 2000만원의 양도차익이 발생한 경우 일반 계좌에서는 기본공제 250만원을 제외한 1750만원에 대해 약 385만원의 양도소득세를 부담해야 한다. 반면 지난 5월까지는 사실상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됐지만 현재는 약 33만원, 오는 8월 이후에는 약 192만원 수준의 세금이 발생하게 된다.
시장에서는 결국 세금보다 수익률이 자금 이동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라고 보고 있다.
최근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미국 증시 역시 AI 산업 성장과 빅테크 실적 개선 기대를 바탕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등 글로벌 기술기업들은 국내 시장에서 대체하기 어려운 투자처로 평가된다.
여기에 달러 자산 선호와 환차익 기대까지 더해지면서 미국 시장에 대한 투자 매력은 여전히 높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시에 대한 구조적 불신도 여전하다. 투자자들은 미국 시장과 비교해 국내 기업들의 주주환원 정책이 부족하고 중복상장 관행과 대주주 중심 지배구조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공매도 제도와 세제 정책이 반복적으로 변경되면서 정책 신뢰도 역시 낮아졌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고환율의 근본 원인에 대한 대응보다 RIA와 같은 세제 혜택에 지나치게 의존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앞서 파이터치연구원은 지난 4월 3일 보고서를 통해 2000년부터 2025년까지 추경 규모와 원·달러 환율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상관계수가 0.371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경이 시행될 경우 환율이 약 52원 상승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 보고서 발표 이후 정부는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경 편성과 고유가 대응 지원책을 잇달아 추진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재정 확대 정책이 원화 약세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 반면, 정부가 기대했던 RIA를 통한 자금 유턴 효과는 공제율 축소와 함께 빠르게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환율 안정을 위해 도입한 정책은 힘을 잃고, 미국 증시로 향하는 자금 흐름도 되돌리지 못하면서 결과적으로 환율 안정과 국장 활성화라는 두 가지 목표 모두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지금의 환율 급등은 정부의 정책 엇박자가 키운 측면도 있다"며 "금리는 제때 올리지 않으면서 재정은 계속 확대하는 비일관적 정책이 외환시장 불안을 자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율이 오르고 증시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또다시 대규모 추경으로 현금을 푸는 방식은 근본 처방이 아니라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재정 확대와 저금리 기조가 동시에 이어지면 자금 이탈 압력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관심 없음
{카테고리}에 관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