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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이선영 기자] KB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들어가면서 오는 11월 첫 임기가 만료되는 양종희 KB금융 회장의 연임 여부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취임 이후 역대 최대 실적과 주주환원 확대, 주가 상승을 동시에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편 논의가 맞물리면서 이번 승계 절차가 양 회장의 첫 연임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회추위는 회장 자격요건 세부기준을 수립하고 상반기 회장 후보자군 구성 원칙에 따라 후보군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KB금융은 지난 2021년부터 반기마다 회장 후보군을 선정해 상시 관리해 왔다. 상반기 후보군에는 내부와 외부 인사가 함께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내부 후보군에는 양 회장을 비롯해 그룹 주요 경영진과 핵심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이 폭넓게 거론된다. 외부 후보군은 서치펌 등을 통해 추천받은 전직 최고경영자나 금융권 인사들로 구성되는 방식이다.
회추위는 후보군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군을 압축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KB금융이 과거 승계 절차와 유사하게 이르면 8월 숏리스트를 확정하고, 양 회장의 임기 만료 두 달 전인 9월께 최종 후보자를 선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양 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20일까지다.
현재까지 분위기는 양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흐름이다. 가장 큰 근거는 실적이다. KB금융은 지난해 연결 기준 지배기업지분 순이익 5조843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5.1%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2025년 총주주환원율도 52.4%로 전년 대비 12.6%포인트 확대됐다.
올해 들어서도 실적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KB금융은 지난달 발표한 2026년 1분기 경영실적에서 지배기업지분 순이익 1조892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한 수준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1분기 비이자이익은 1조65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8% 늘었고, 비은행 부문의 순이익 기여도도 43% 수준까지 확대됐다.
주주환원 확대 기조도 연임 명분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KB금융은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발행주식총수의 약 3.8%에 해당하는 자기주식 1426만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주당 1143원의 분기 현금배당과 6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도 추가 결의했다.
주가 흐름도 우호적이다. KB금융 주가는 양 회장이 공식 취임한 2023년 11월 21일 5만4100원에서 큰 폭으로 올랐다. KB금융은 지난 2월 금융지주 최초로 시가총액 60조원을 돌파했고, 26일 오전 9시 52분 기준 주가는 16만700원에 거래 중이다.
증권가에서도 올해 KB금융의 이익 체력이 추가로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안타증권은 지난달 KB금융의 2026년 연결 기준 순이익을 6조5590억원으로 전망하며 목표주가를 22만원으로 상향했다. 키움증권도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KB금융의 2026년 연결순이익 전망치를 7.4% 올려 잡았다.

다만 변수는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편 논의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재임 구조와 최고경영자 승계 절차의 투명성, 이사회 독립성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CEO 연임 절차의 공정성, 투명성, 이사회 독립성"이라는 방향성에는 공감대가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방법론을 놓고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점도 KB금융 승계 일정과 맞물린다. 금융당국은 앞서 3월 금융지주 주주총회 이전 개선안 발표를 검토했지만 이후 일정을 미뤘고, 최근에는 구체적인 제도화 방식과 현장 작동 가능성을 두고 추가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개선안 발표가 6·3 지방선거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도 거론되는 만큼 KB금융 회추위가 숏리스트를 추리는 8월과 최종 후보를 확정하는 9월 전후에 새 기준이 제시될지가 변수로 꼽힌다. 양 회장이 첫 연임 도전이라는 점에서 장기 연임 제한 논의의 직접 대상은 아니지만, 승계 절차의 투명성과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향의 개편안이 나올 경우 회추위 운영 과정 전반에 대한 시장과 당국의 눈높이는 한층 높아질 수 있다.
또 금융당국이 '참호 구축'이나 '이너서클'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있는 만큼 이번 KB금융 회장 선임 절차는 결과뿐 아니라 과정 자체도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현직 회장에게 실적과 주가 성과가 유리하게 작용하더라도 후보군 구성, 외부 후보 검증, 숏리스트 압축 과정의 투명성이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양 회장은 실적과 주주환원, 주가 측면에서 연임 명분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다만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편 논의가 진행 중인 만큼 이번 회장 선임 절차에서는 최종 결과뿐 아니라 후보 추천 과정의 투명성도 중요한 평가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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