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 대폭 손질…주민 갈등 차단

동대표 해임 시 직무정지 폐지·할부 공사계약 금지
선거관리·회계·개인정보 기준 강화…"입주민 피해 줄인다"


경기도가 고질적인 아파트 주민 갈등을 줄이기 위해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 개정을 했다. /더팩트DB

[더팩트ㅣ수원=이승호 기자] "동대표 해임을 둘러싸고 몇 달째 싸움만 했어요. 관리비는 어디에 쓰였는지도 몰라요."

입주자대표회의 선출과 해임 문제로 이웃은 원수처럼 등을 돌렸다. 단지 운영은 멈춰섰고, 공사비를 둘러싼 갈등이 번지면서 주민 간 고성은 끊이지 않았다.

승인된 예산을 넘긴 공사 계약, 무리한 할부 계약, 층간소음 갈등, 개인정보 유출 논란까지. 공동주택 관리 현장은 그야말로 '분쟁의 일상'이었다.

경기도가 이런 고질적인 아파트 주민 갈등을 줄이기 위해 제도를 대폭 손질했다.

도는 분쟁을 줄이고 관리비 집행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선거관리 절차와 재정 운영 기준 등을 대폭 개선한 '제23차 경기도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을 개정했다고 26일 밝혔다.

도는 국민제안과 시·군 건의사항, 실제 공동주택 관리 현장에서 제기된 민원과 운영상 문제점을 반영해 이 준칙을 마련했다.

핵심은 '분쟁 차단'과 '투명성 강화'다. 그동안 일부 단지에서는 동대표 해임 요청만 들어와도 직무가 정지되면서 입주자대표회의 기능이 사실상 마비되는 일이 적지 않았다. 의사결정이 늦어지면서 공사나 시설 보수가 중단되고, 결국 피해는 주민 몫으로 돌아갔다.

도는 이런 운영 공백을 막기 위해 해임 요청 시 직무를 자동 정지하던 제도를 폐지했다. 대신 금품수수뿐만 아니라 향응 제공과 요구까지 해임 사유에 포함해 비리 기준은 한층 강화했다.

선거관리 절차도 손봤다. 선거관리위원 전원을 새로 위촉할 경우 임기를 2년으로 보장해 혼선을 줄였고, 후보자 등록 사진 유효기간도 기존 1개월에서 6개월로 늘려 주민 참여 부담을 낮췄다.

관리비와 공사 계약을 둘러싼 갈등에도 칼을 댔다.

일부 단지에서는 장기 할부 방식으로 무리하게 공사를 추진했다가 이후 입주민들에게 비용 부담이 전가되며 분쟁이 이어졌다. 도는 미래 입주민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할부·분할지급 계약 체결을 원천 금지했다.

계약 문화도 바뀐다. 위수탁관리 계약서나 어린이집 임대차 계약서 등에 관행처럼 쓰이던 '갑'과 '을' 표현은 '위탁자·수탁자', '임대인·임차인' 등 대등한 명칭으로 전면 수정했다. 권위적 계약 문화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개인정보 보호 기준은 정보 제공 동의 대상을 기존 세대주 중심에서 세대원 전체로 확대됐다.

'경기도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은 공동주택 관리와 사용 기준을 제시하는 표준안이다.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은 이를 참고해 각 단지 실정에 맞게 관리규약을 개정하게 된다.

손임성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은 "공동주택 관리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된 문제점을 보완하고 입주민 권익 보호와 관리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개정"이라며 "입주자대표회의와 선거관리, 회계·계약, 정보공개 기준이 보다 명확해져 현장의 혼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vv8300@tf.co.kr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