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지역 '슬세권 명당'은 수원시…전월세 거래도 활발

경기연구원 보고서 발간…"누구나 보편적 일상 행복 누려야"

역세권・슬세권으로 본 경기도 생활 환경 유형 표 /경기연구원

[더팩트ㅣ수원=이승호 기자] 경기도내 '슬세권(슬리퍼 생활권) 명당'은 수원시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경기연구원이 경기도 전역을 500m 격자 단위로 나눠 분석한 보고서를 보면 수원시를 비롯해 부천시, 안양시 등이 슬세권 지수가 높았다.

슬세권은 슬리퍼와 같은 편안한 차림으로 카페, 편의점, 병원 등 일상에 필요한 시설을 걸어서 10분(약 500m) 안에 누릴 수 있는 동네를 뜻하는 신조어다.

경기연구원이 이런 동네가 많은 곳의 비율을 31개 시·군별로 지수로 산정했더니 도내 평균 지수는 30.4%였다.

도내 슬세권 지수가 가장 높은 수원시는 83.1%였고, 부천시(80.7%), 안양시(75.8%), 군포시(75.2%), 오산시(73.9%) 등이 뒤를 이었다.

반대로 지수가 가장 낮은 곳은 여주시로, 지수가 10.1% 수준이었다. 또 연천군(10.5%), 양평군(10.6%), 가평군(15.4) 등도 지수가 낮았다.

슬세권 지수가 높은 '명당' 지역의 전월세 거래 발생 비율은 88.5%에 달해 취약 지역(5.5%)보다 무려 16배나 활발했다. 이는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동네일수록 사람들이 더 많이 몰린다는 의미라고 경기연구원은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집 고르는 기준이 과거 '지하철역' 중심에서 '동네 환경' 중심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도 진단했다.

지난해 경기도 사회조사 결과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거주지를 선택할 때 편의시설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도민 비율이 4년 전보다 4.7% p나 오른 18.2%였다.

출퇴근의 편리함만큼이나 퇴근뒤 동네에서 누리는 일상의 가치를 높게 생각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도내 1인 가구 비중이 30%를 넘어서고 청년 가구의 절반 이상이 홀로 거주하면서 동네 카페와 편의점은 단순한 상점이 아닌 일상을 지탱하는 '공유 거실' 기능을 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보고서는 이런 변화에 발맞춰 슬세권 지수가 낮은 지역을 '생활권 집중 개선지구'로 지정해 보행 도로를 정비하고 가로등과 같은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비어 있는 상가를 임대료 보조나 리모델링 지원으로 청년들이 필요로 하는 생활 편의시설로 바꾸는 등의 공공 지원 방안도 제시했다.

민간 상권이 형성되기 어려운 지역이라면 공공이 '생활서비스 패키지'를 배달하듯 제공하는 모델도 내놨다. 마을 주민센터 등에 공유 세탁기나 건조 시설을 설치하고, 편의점이 먼 동네에는 무인택배함이나 생활물품 픽업 거점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병원이나 약국이 부족한 곳에는 일정 시간마다 순환하는 '이동형 의료 서비스'를 도입해 소외 지역 없이 누구나 보편적인 일상의 행복을 누릴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김희재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이 민간 시설을 유인할 매력적인 조건을 만든다면 경기도 어디서나 슬리퍼를 신고 나가 일상의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걸어서 누리는 경기도'가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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