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와이어
삼성전자, 에버랜드서 삼성 헬스와 함께하는 ‘갤럭시 워치런 @사파리’ 러닝 이벤트 개최

더팩트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한국산업은행이 HMM 보유지분만 떼어 파는 '단독매각' 카드까지 검토하면서 HMM 민영화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산은은 국회에 "신속한 매각 추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공식 보고했지만, 정작 박상진 회장은 "부산 이전이 먼저"라고 선을 그은 상태여서 왜 다시 매각론을 꺼냈고 언제 움직일 것이냐에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HMM 매각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산은은 지난 2월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2026년 업무현황'에서 "HMM의 경영 정상화로 구조조정의 목적이 달성됐다"며 "HMM 주식 보유에 따르는 산은의 재무 부담 등으로 신속한 매각 추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글로벌 해운산업 경쟁이 심화되는 만큼 장기적·전략적 투자를 이끌 책임 있는 경영주체가 필요하다고도 적시했다. 산은 스스로 HMM 보유의 명분보다 매각의 명분이 더 커졌다고 판단한 셈이다.
실제 HMM은 과거 구조조정 국면과는 사정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적만 놓고 봐도 HMM은 더 이상 구조조정 대상 기업으로 보기 어려운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시각도 있다. HMM의 2024년 연간 매출은 11조7002억원, 영업이익은 3조5128억원, 당기순이익은 3조782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9.3%, 영업이익은 500.7%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30%에 달했다. 다만 2025년 실적은 매출 10조8914억원, 영업이익 1조4612억원, 당기순이익 1조878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6.9%, 영업이익은 58.4%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13.4%다.
전년 대비 실적은 둔화했지만, 산은이 국회에 보고한 '경영 정상화' 판단을 뒷받침하는 근거로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글로벌 운임이 큰 폭으로 하락한 점을 고려해 수익성 방어에 의미를 둔다는 해석도 나온다. 동시에 업황이 더 꺾이기 전에 매각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는 논리에도 힘을 싣는 대목이다.
주가 흐름도 산은이 HMM을 계속 보유할지, 다시 매각을 서두를지 판단하는 변수 중 하나로 꼽힌다. HMM 주가는 최근 2만원대 초반에서 등락하고 있다. 지난 16일 종가는 2만1200원이었고, 최근 52주 범위는 1만8010원에서 2만6250원 수준이다. 과거 강석훈 전 산업은행 회장은 "HMM 주가가 1000원 움직일 때마다 산은 BIS 비율이 약 7bp 변동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 주가 변동이 산은의 자본 건전성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HMM 지분 보유 문제는 단순한 투자 판단을 넘어 정책금융기관의 재무 부담과도 연결돼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HMM의 최대주주는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로, 지분율은 각각 35.42%, 35.08%다. 산은이 구조조정 단계에서 경영정상화를 지원했던 기업이 이제는 민영화 논의 대상으로 다시 올라선 배경도 이 같은 지분 구조와 정상화 판단에 있다.
이번에 새로 부상한 지점은 '통매각'이 아니라 '단독매각'이다. 산은은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답변서에서 산은 보유지분 35.4%, 약 3억3400만주만 단독으로 매각하는 방안도 HMM 매각 방안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3년 매각 시도 때는 산은과 해진공 지분을 함께 묶어 파는 방식이었지만, 당시 하림·JKL파트너스 컨소시엄과의 협상은 2024년 2월 최종 결렬됐다. 시장에서는 통매각이 거래 규모를 지나치게 키워 인수 문턱을 높였던 만큼, 산은이 이번에는 몸집을 줄여 다시 민영화의 물꼬를 트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도 산은이 당장 매각을 밀어붙이지는 못하고 있다. 박상진 회장은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부산 이전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매각을 당장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며 "부산 이전은 선결 과제"라고 말했다. 산은 내부 문건에서는 신속 매각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회장 입으로는 '이전 후 매각' 원칙을 밝힌 셈이다. 이는 HMM 매각이 단순한 공적자금 회수 문제가 아니라, 부산 이전과 해양산업 정책,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정무적 변수와 맞물려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HMM의 부산 이전은 이미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 HMM 이사회는 지난 3월 말 본점 소재지를 서울에서 부산으로 바꾸는 정관 변경안을 의결했고, 이를 확정할 임시주주총회는 오는 5월 8일 열린다. 산은과 해진공이 합쳐 70.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안건 통과 가능성은 크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다만 노조는 본사 이전에 반발하며 주총 저지와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결국 산은의 HMM 매각 시계도 5월 임시주총과 부산 이전 로드맵을 전후해 다시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선 '왜 하필 지금이냐'는 질문도 나온다. 한쪽에선 HMM이 이미 경영정상화 단계에 들어선 만큼 산은이 더 오래 보유할수록 정책금융기관의 역할을 넘어선다는 논리가 있다. 다른 한쪽에선 통매각이 한 차례 무산된 경험을 감안할 때 거래 구조를 단순화한 단독매각 카드를 먼저 열어두고 시장 반응을 보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단독매각은 거래 규모를 낮춰 인수자 저변을 넓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해진공이 계속 주요 주주로 남는 구조가 새 주인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산은은 국회에 신속 매각 필요성을 공식화했고, 단독매각 카드까지 꺼내 들었지만, 실제 실행 시점은 부산 이전 완료 이후로 미뤄둔 상태다. HMM 민영화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분명하지만, 산은이 가격과 속도, 정책 목적 사이에서 어떤 순서를 택할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이 매각 필요성은 분명히 했지만, 실제 실행은 부산 이전과 해양산업 정책 변수까지 함께 봐야 하는 만큼 속도전으로 가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단독매각이든 통매각이든 새 주인이 장기 투자와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조건을 얼마나 충족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심 없음
{카테고리}에 관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