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수요 급증·중동 변수 속…건설업계, 에너지 사업 확대 박차

에너지 안보 부각…밸류체인 구축 나서
건설사 조직 개편·해외 행보도 이어져


에너지 안보 중요성이 부각되는 상황 속 건설업계에서도 에너지 인프라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건설이 웨스팅하우스와 공동으로 글로벌 확대를 추진 중인 대형원전 AP1000® 노형 조감도. /현대건설

[더팩트 | 공미나 기자]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중동발 불확실성까지 맞물리며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국내 건설사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에너지 인프라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단순 시공을 넘어 생산·판매까지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은 원전, 태양광, 풍력, 수소 등 에너지 분야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분야 중 하나는 원전이다. 글로벌 원전 시장이 한동안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최근 대미투자특별법도 국회를 통과하며 국내 기업의 원전 수주 확대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페르미 아메리카와 대형원전 4기 건설에 대한 기본설계 계약, 핀란드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한 사전업무 계약 등을 체결했다. 또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대형 원전, 미국 팰리세이드 소형모듈원자로(SMR) 등의 연내 착공도 유력하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말 폴란드 SMR 개발사 신토스그린에너지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중·동부 유럽 시장 SMR 사업 확장에 나섰다. 대우건설도 팀코리아 컨소시엄에 참여해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에 시공 주관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미국, 베트남 등에서 원전 추가 수주 기회를 노리고 있다.

건설사들의 관심사는 원전에 국한되지 않는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지난해 수소 관련 사업을 사업목적에 포함시키며 영역을 넓혔다. GS건설은 태양광 등으로 생산한 전력을 직접 판매하기 위해 올해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특히 GS건설은 최근 인도 태양광 발전 사업에 디벨로퍼로 참여해 향후 시공과 설비 운영, 전력 판매까지 수행하는 사업 구조를 구축하게 됐다.

에너지 사업 확대를 위한 조직 개편도 이어지고 있다. 대우건설은 원전 사업 확대에 대비해 글로벌인프라본부를 이달 신설했다. 현대건설도 양수발전, 해상풍력, 데이터센터, 수소·암모니아 등 미래 핵심 사업 전담팀을 만들었다. 삼성E&A는 사업부문을 화공·첨단산업·뉴에너지 세 부문으로 나눈데 이어, 올 초 청정에너지본부를 신설했다.

기업 수장들의 해외 행보도 활발하다. 에너지 인프라 사업이 국가 단위의 장기 프로젝트로 추진되는 만큼 최고경영자가 발로 뛰며 협력 기반을 구축하는 모습이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은 지난달 미국으로 향해 현지 주요 개발사와 북미 부동산 개발사업 확대 및 에너지·인프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허윤홍 GS건설 회장은 지난 2월 재생에너지 공급이 빠르게 늘고 있는 호주를 찾아 전력망 인프라 사업 참여를 검토했다. 김선규 호반그룹 회장도 지난달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싱가포르 전력 인프라 사업 현장을 점검하고, 현지 사업 관계자들과도 만나 향후 에너지 분야 투자 및 협력 방향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에너지 사업을 연결지어 도시를 개발하는 사례도 있다. 지난해 '청정에너지 디벨로퍼'로의 전환을 선언한 BS그룹은 전남 해남 일대에 에너지 자립형 AI 신도시 '솔라시도'를 조성 중이다. BS그룹은 솔라시도 일대에 태양광·풍력 등을 활용해 총 10GW 규모의 발전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맞물리며 에너지 인프라 투자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도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 중심 사업 구조만으로는 수익 변동성을 감당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며 "에너지 인프라는 향후 건설사의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mnm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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