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1분기 증권·보험 실적 주목…종합금융 체제 첫 시험대

기저효과·보험 편입에 순익 반등 전망…비은행 체력 입증은 숙제

우리투자증권, 동양생명, ABL생명 등 우리금융그룹 비은행 계열사의 올해 1분기 실적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우리금융그룹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증권·보험 등 비은행 부문이 종합금융 체제의 실질적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리투자증권의 이익 규모는 아직 제한적이고, 보험 계열사 역시 최근 수익성 둔화 흐름을 보인 만큼 시장에서는 이번 분기를 비은행 수익성 확대 가능성을 확인하는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가의 우리금융 1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약 7800억~80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후반대 증가가 예상된다. 다만 이번 반등은 본업 경쟁력 개선만으로 보기보다 지난해 1분기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와 보험 자회사 이익 반영 효과가 함께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 지난해 1분기에는 명예퇴직 비용과 증권사 인프라 투자 등이 반영되며 순익이 크게 눌린 바 있다.

이번 1분기 실적은 단순한 순이익 증가율보다 수익성 강화의 내용이 무엇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그룹 순이익 3조1413억원을 기록했지만, 우리투자증권이 차지하는 이익 비중은 1% 안팎에 머물렀고, 우리금융도 올해 말까지 비은행 부문 손익 비중을 20%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1분기 실적 반등이 의미를 가지려면 은행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비은행 계열사가 실질적인 이익 기여를 확대하는 흐름이 확인돼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증권과 보험이 그 핵심 축으로 꼽히지만, 아직은 기대만큼 체급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순이익 274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출범 초기 투자 부담과 사업기반 확충 비용이 이어지면서 그룹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제한적이었다.

보험 계열사 역시 성적표가 기대에 못 미쳤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연결 순이익이 1245억원으로 전년보다 60% 감소했고, 보험손익도 2744억원에서 1138억원으로 59% 줄었다. ABL생명도 보험손익 부진과 자본건전성 부담이 이어지며 수익성 둔화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보험 부진의 배경은 비교적 분명하다. 동양생명은 보험금 증가와 손실부담계약 비용 확대, 예실차 악화 등이 겹치며 보험손익이 크게 악화됐다. ABL생명 역시 금융당국의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 적용, 손실부담계약 비용 증가, 낮은 실질 K-ICS 비율 부담 등이 실적을 짓눌렀다는 평가다. 즉 우리금융이 보험 포트폴리오를 확보한 것과 별개로, 안정적 이익원으로 전환하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증권 부문도 마찬가지다. 우리투자증권은 MTS 출시와 차세대 전산시스템 구축, 전문인력 확충 등으로 지난해 판매관리비가 큰 폭으로 늘었고, 아직은 영업 기반을 다지는 단계라는 평가가 많다. 자기자본도 약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도약을 위해서는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우리금융도 우리투자증권의 자본 확충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상태다.

곽성민 우리금융 CFO는 지난 2월 연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우리투자증권의 지난해 말 자기자본이 1조2020억원 수준"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초대형 IB·종합금융투자사업자 달성을 위해 단계적인 유상증자 추진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자체 성장 기조 아래 중기적 관점에서 증자를 추진하겠다는 원칙을 제시했고, 증권사 증자를 단행하더라도 그룹 CET1 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도 함께 내놨다.

다만 금융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의 비은행 경쟁력 확대 기대까지 꺾인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1분기에는 동양생명·ABL생명 이익이 전기간 반영되는 데다, 계열 자산운용사·증권사와의 시너지, 우리투자증권의 사업 확장 효과도 점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증권가에서는 보험 자회사 이익 반영으로 우리금융의 그룹 비이자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1분기 실적은 숫자상으로는 반등 폭이 커 보이지만, 기저효과를 걷어내고 봤을 때 증권·보험이 비은행 수익성 확대의 실마리를 보여줄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며 "이번 분기는 종합금융 체제가 외형 완성에 그칠지, 아니면 실질적인 수익구조 다변화로 이어질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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