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감 냉장고에 다 넣지 마세요…'이 기준'대로 나눠야 오래 달콤합니다
단감과 떫은 감을 같은 방식으로 다루는 게 문제의 시작이다 — AI 자료 이미지

가을 과일 매대에 감이 쏟아지는 계절이 됐다. 한 상자나 한 봉지를 사 오면 단단한 것과 이미 물렁한 것이 섞여 있어 어떻게 보관해야 할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전부 냉장고에 몰아넣거나 반대로 상온에 방치했다가 며칠 뒤 절반은 떫고 절반은 물러 터진 경험을 해본 사람이 적지 않다.

단감과 떫은 감을 같은 방식으로 다루는 게 문제의 시작이다

단감이라 부르는 아삭한 품종과 홍시로 먹는 떫은 감은 애초에 성질이 다른 과일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낫다. 단단한 정도만 보고 다 같이 냉장고에 넣거나, 반대로 다 물러질 때까지 무작정 상온에 방치하면 한쪽은 원하는 식감을 잃고 다른 한쪽은 곰팡이가 피기 쉽다. 품종과 익은 정도를 먼저 확인한 뒤에 보관 자리를 정해야 한 상자를 끝까지 낭비 없이 먹을 수 있다.

상자나 봉지 안에서 눌리거나 껍질이 살짝 터진 감도 따로 봐야 한다. 겉보기엔 멀쩡해도 눌린 부위부터 무르기 시작하고, 단단한 감들 사이에 섞어두면 무른 부위에서 나온 수분과 잡균이 옆 과일로 옮아가기 쉽다. 상처 난 감은 발견하는 즉시 따로 빼서 가장 먼저 먹을 목록에 올리는 것이 좋다.

단감과 떫은 감을 같은 방식으로 다루는 게 문제의 시작이다 — AI 자료 이미지

떫은맛이 사라지는 건 타닌 성분이 후숙되며 굳기 때문이다

떫은맛이 나는 이유는 감 속 타닌 성분이 수용성 상태로 남아 있어서다. 덜 익은 떫은 감을 씹으면 이 타닌이 침 속 단백질과 결합해 혀와 입안을 조이는 듯한 떫은 느낌을 만든다. 감이 충분히 후숙되면 타닌이 불용성 상태로 바뀌면서 더 이상 혀에 닿아도 떫은맛을 내지 않고, 이 변화가 끝나야 비로소 홍시처럼 달고 부드러운 상태가 된다.

반대로 단감 품종은 타닌이 애초에 적거나 일찍 불용성으로 바뀌는 편이라 덜 물렁한 상태에서도 아삭하게 베어 먹을 수 있다. 그래서 단감은 후숙을 기다릴 필요가 거의 없고, 떫은 감은 후숙 과정을 건너뛰면 아무리 오래 두어도 떫은맛이 그대로 남는다. 두 품종을 같은 잣대로 판단하면 한쪽은 너무 일찍 먹어 떫고, 다른 한쪽은 다 익었는데도 계속 더 기다리는 착오가 생긴다.

떫은맛이 사라지는 건 타닌 성분이 후숙되며 굳기 때문이다 — AI 자료 이미지

품종을 확인한 뒤 손질 방법을 갈라야 한다

단감은 상온에 그대로 두고 손으로 눌러 약간 단단한 정도일 때 먹어도 된다. 먹기 직전 흐르는 물에 헹궈 꼭지와 잎 부분을 떼어낸 뒤 세로로 웨지 모양이나 깍둑 모양으로 썰면 된다. 껍질째 먹을 수 있는 품종이라 깎지 않고 먹어도 되고, 식감이 거슬리면 얇게 벗겨내도 무방하다.

떫은 감은 다르게 다뤄야 한다. 껍질을 만졌을 때 커스터드처럼 물렁하게 눌릴 정도가 될 때까지 상온에서 충분히 후숙시켜야 떫은맛이 완전히 사라진다. 이 상태가 되면 꼭지 부분을 칼로 도려내고 숟가락으로 속을 퍼먹거나, 반으로 갈라 가운데부터 떠먹으면 된다. 아직 딱딱한데 억지로 잘라 먹으면 떫은맛이 그대로 남아 있으니, 눌러서 확실히 물러졌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품종을 확인한 뒤 손질 방법을 갈라야 한다 — AI 자료 이미지

다 익은 감은 냉장으로 시간을 벌고, 씻는 시점은 먹기 직전으로 미룬다

완전히 후숙돼 홍시 상태가 됐지만 한꺼번에 다 먹을 수 없다면 냉장고에 넣어 무르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다만 냉장 보관은 며칠 정도 시간을 버는 용도로만 쓰는 것이 좋고, 오래 둘수록 향과 식감이 함께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가정용 냉장 보관 기준으로도 냉장식품은 5도 이하를 유지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감을 넣을 때도 문 쪽보다 냉기가 고르게 도는 채소칸 안쪽에 두는 편이 낫다.

씻는 시점도 신경 써야 한다. 보관할 감을 미리 씻어두면 표면에 남은 물기가 마르지 않고 그대로 갇혀 오히려 무르는 속도를 앞당긴다. 먹을 만큼만 그때그때 씻어 먹고, 나머지는 물기 없는 마른 상태로 상온이나 냉장고에 두는 것이 오래 두고 먹는 요령이다.

다 익은 감은 냉장으로 시간을 벌고, 씻는 시점은 먹기 직전으로 미룬다 — AI 자료 이미지

물러지기 직전이라면 버리지 말고 다르게 활용할 수 있다

다 익어 물러진 감을 그날 다 먹기 어렵다면 껍질을 벗기지 않은 채로 통째로 얼려두는 것도 방법이다. 얼린 감은 살짝 녹인 뒤 숟가락으로 떠먹으면 아이스크림이나 셔벗과 비슷한 질감이 나서, 물러서 상하기 직전인 감을 버리지 않고 마지막까지 활용할 수 있다. 한꺼번에 여러 개가 동시에 물러졌을 때 특히 유용한 방법이다.

껍질을 벗겨 말려서 곶감이나 감말랭이로 만들어 두는 것도 흔히 쓰는 방법이다. 수분이 빠지면서 단맛이 농축되고 실온에서도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어, 한꺼번에 많은 감이 물러지기 전에 나눠서 처리하는 용도로 쓰인다. 다만 말리는 동안 벌레나 습기가 닿지 않도록 통풍이 잘되는 곳에 두어야 곰팡이 없이 마른다.

너무 물러 그냥 먹기엔 볼품없는 감은 껍질과 씨를 제거한 뒤 갈아서 스무디나 빙수 토핑, 빵이나 머핀 반죽에 섞어 쓰는 것도 좋다. 과육이 이미 부드러운 홍시 상태라 따로 익히거나 오래 갈 필요 없이 바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이렇게 품종과 익은 정도에 따라 보관 자리와 먹는 방법을 갈라두면, 가을 한 철 사들인 감 한 상자를 끝까지 낭비 없이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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