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김의 대명사인데… 가을에 무조건 먹어야 한다는 '이 과일' 정체

가을철을 맞아 은은한 향이 일품인 모과가 제철을 맞이했다. 모과는 과육이 단단하고 특유의 신맛과 떫은맛이 강해 생으로 섭취하는 경우는 드물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AI 생성 이미지

그러나 비타민 C, 폴리페놀, 식이섬유 등 각종 영양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차나 청으로 가공해 섭취하기 매우 좋다. 예로부터 특유의 향과 효능으로 널리 사랑받아 온 모과의 건강 효과와 섭취 시 주의 사항, 용도별 올바른 보관법을 자세히 알아본다.

모과는 어떤 과일인가

장미목 장미과 식물인 모과나무의 열매 모과는 큼직한 배와 닮았지만 표면이 울퉁불퉁해 못생긴 과일의 대명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듯 과일전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는 옛 속담이 있을 정도다. 모과와 관련된 속담은 하나같이 못생긴 생김새를 지적한다. 사람을 모과에 빗댈 때도 꼬이거나 뒤틀린 사람을 뜻하는 경우가 많고 긍정적으로 쓰이더라도 외모는 못났지만 심성이 착한 사람을 의미한다.

그러나 모과는 이른바 세 번 놀라는 과일이라는 흥미로운 수식어를 가지고 있다. 예쁜 꽃에 비해 열매가 못생겨서 처음 놀라고 못생긴 열매에서 피어나는 향기가 너무 좋아 두 번째로 놀란다. 그리고 뛰어난 향기에 비해 맛이 없어 먹을 수 없다는 점에 세 번째로 놀란다. 여기에 목재의 질이 좋고 약재로도 쓰임새가 다양해 네 번 놀란다는 말이 덧붙기도 한다. 모과는 생김새와 달리 뛰어난 향과 효능을 인정받아 예로부터 방향제나 차로 널리 사랑받아 왔다.

한자로는 나무 목 자와 오이 과 자를 써서 목과라 적지만 활음조 현상에 따라 모과라 부른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목과는 보통 모과를 말려 약용한 것을 의미한다. 따뜻한 성질을 지닌 목과는 근육이 잘 움직이지 않는 굴신 장애나 각기병, 급성 위장병인 토사곽란 치료에 효과적이다. 강원도와 경상도 전라도 등 여러 지역 사투리로는 모개라 부르기도 한다.

모과의 원산지는 중국으로 한국과 일본에서도 흔히 자란다. 한반도에 전래된 정확한 시기는 기록에 없으나 조선시대 이전으로 추정된다. 현재는 전라남도와 충청남도 경기도 일대가 주요 재배지다.

모과는 번식 전략도 독특하다. 동물에게 먹혀 씨앗을 퍼뜨리는 일반적인 과일과 달리 단단한 과실이 이리저리 굴러다니다가 썩으면서 자연스럽게 씨앗을 퍼뜨린다. 때문에 모과의 껍질은 목질로 이뤄져 매우 단단하다. 웬만한 성인 남성도 쉽게 자르기 어려울 정도로 단단한 껍질 속에는 뜻밖의 향기와 다양한 쓰임새가 숨어 있다.

모과, 항산화 성분 풍부… 호흡기·소화기 건강에 도움

모과는 체내 산화 스트레스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항산화 성분을 보충하는 데 뛰어난 과일이다. 비타민 C를 비롯해 클로로겐산, 퀘르세틴, 루틴 등 다양한 폴리페놀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

모과를 세척하고 있는 모습 / AI 생성 이미지

국제 학술지 ‘농업·식품화학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모과 13개 품종과 유전 계통 5개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총 26종의 폴리페놀 화합물이 확인된 바 있다. 폴리페놀은 체내에서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수행해 세포 손상을 막고 전반적인 면역력 관리에 도움을 준다.

한의학적 측면에서도 모과는 오랜 기간 호흡기 관리의 주요 약재 및 식재료로 활용돼 왔다. 전통 약초학 연구서인 ‘본초강목’에는 모과가 가래 등 호흡기 증상을 다스리는 데 사용됐다는 기록이 명시돼 있다. 환절기 건강 관리에 모과가 널리 쓰이는 이유다.

모과에 들어 있는 사과산, 주석산, 구연산 등 유기산 성분은 체내 소화액 분비를 촉진해 소화 작용을 원활하게 돕는 역할을 한다. 또한 모과에는 수용성 식이섬유인 ‘펙틴’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펙틴은 물에 녹으면 점성이 생기는 성질이 있어 장운동을 촉진해 배변 활동을 돕고, 장내 미생물의 먹이(프리바이오틱스)로 작용한다.

국제 학술지 ‘유럽영양학저널’에 게재된 모과 식이섬유의 소화 과정 분석 연구에서는 수용성 식이섬유가 소장에서 포도당을 흡착하는 메커니즘이 확인되기도 했다. 다만 해당 결과는 시험관 실험을 통해 도출된 만큼 인체 섭취 시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는지에 대해서는 향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섭취 시 필수 주의 사항

모과는 생으로 먹기에는 과육이 단단하고 떫은맛이 강하므로 차, 청, 잼 등의 형태로 조리해 섭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모과를 활용해 차를 만들어 낸 모습 / AI 생성 이미지

모과차로 섭취할 경우 깨끗이 씻은 모과의 씨를 완전히 제거한 뒤 과육을 얇게 썰어 말린다. 이를 따뜻한 물에 우려 마시면 향긋한 모과차를 즐길 수 있다.

모과청을 만들 경우 얇게 썬 과육을 설탕이나 꿀에 절여 만든다. 다만 청을 제조할 때 설탕을 과도하게 첨가할 경우 당 섭취량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으므로 적당량을 사용하고 한 번에 다량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모과를 손질하거나 가공할 때 가장 중요한 주의 사항은 바로 ‘씨 제거’다. 모과 씨에는 시안배당체의 일종인 ‘아미그달린’ 성분이 들어 있다. 아미그달린은 체내 분해 과정에서 독성을 띤 시안화수소를 생성할 수 있으므로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조리나 즙을 내기 전 반드시 씨 부위를 완전히 도려내고 제거해야 한다.

상황과 목적에 따른 맞춤형 모과 보관 가이드

모과는 껍질이 단단하고 수분이 적어 습기에 약해 쉽게 무르거나 곰팡이가 피기 쉽다. 모과를 오랫동안 신선하게 보관하고 맛과 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용 목적에 따른 정확한 보관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

모과를 올바른 보관 방법에 맞게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는 모습 / AI 생성 이미지

모과 표면의 끈적이는 기름 성분에는 특유의 향을 풍기는 성분이 집약돼 있다. 방이나 차량 내부에서 천연 방향제로 활용하고자 할 때에는 모과를 물로 씻지 않아야 한다. 씻지 않은 상태의 모과를 신문지나 키친타월로 가볍게 감싸 햇빛이 들지 않고 통풍이 잘되는 서늘한 곳에 두면 1~2주 동안 은은한 향을 즐길 수 있다. 단 실온에 너무 오래 내버려 둘 경우 과육이 수축하고 썩을 수 있으므로 주기적인 상태 확인이 필요하다.

식용 목적으로 단기간 보관할 때는 먼저 미지근한 물로 표면의 끈적임과 먼지를 깨끗이 세척한다. 세척 후에는 키친타월로 표면의 물기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수분이 남아 있으면 껍질이 쉽게 물러지거나 상하기 때문이다. 물기를 말끔히 닦아낸 모과는 신문지나 키친타월로 낱개 포장한 뒤 비닐팩이나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고 신선실에 보관하면 2~4주가량 신선도가 유지된다.

다량의 모과를 오랫동안 보관하며 차나 요리에 활용하고 싶다면 냉동 보관이 가장 좋다. 깨끗이 씻은 모과를 반으로 갈라 내부의 씨를 완벽히 털어낸 후 얇게 채를 치거나 깍둑썰기한다. 손질된 과육은 1회 분량씩 나눠 비닐 지퍼백이나 밀폐 용기에 담아 냉동실에 넣는다. 냉동 보관 시 최소 6개월 이상 보관이 가능하며 필요할 때마다 꺼내 즉시 끓이거나 요리에 첨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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