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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사지 않아도 간단히,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전 요리가 있다.
추석 명절 음식에서 빠지기 어려운 것이 바로 전이다. 하지만 명절마다 고기와 각종 채소, 밀가루, 달걀 등을 준비하다 보면 식재료비 부담이 만만치 않다. 특히 최근에는 고기값이 부담스러운 데다 밀가루를 많이 사용하는 전을 만들고 싶지 않은 사람도 늘고 있다.
이럴 때 활용하기 좋은 식재료가 크래미다. 별도의 고기 손질이나 재료 준비가 거의 필요하고, 달걀만 더하면 비교적 간단하게 전을 만들 수 있다. 밀가루나 부침가루를 넣지 않아도 달걀이 재료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조리 과정도 간단하다.

가장 간단한 크래미전은 재료가 많지 않다. 크래미 5~6개, 달걀 2개 정도면 1~2명이 간단하게 먹을 분량을 만들 수 있다. 여기에 대파나 쪽파, 당근, 양파 등 냉장고에 있는 채소를 조금 넣으면 맛과 색감이 좋아진다.
먼저 크래미를 결대로 잘게 찢는다. 너무 곱게 다지기보다는 손으로 적당히 찢어 식감을 남겨두는 것이 좋다. 크래미 자체에 어느 정도 간이 돼 있기 때문에 별도로 소금을 많이 넣을 필요도 없다.
대파나 쪽파를 넣는다면 잘게 썰어 준비한다. 당근이나 양파를 넣을 경우에도 최대한 잘게 다지는 것이 좋다. 채소를 크게 썰면 전을 부칠 때 크래미와 달걀이 서로 잘 붙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볼에 달걀 2개를 풀고 찢어놓은 크래미와 채소를 넣어 골고루 섞는다. 후추를 약간 넣어도 좋다. 간이 부족하다고 느껴질 경우 소금을 아주 조금만 넣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반죽의 농도다. 일반적인 전처럼 밀가루나 부침가루를 넣지 않기 때문에 달걀이 재료 사이를 연결할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하다. 달걀이 너무 적으면 뒤집을 때 전이 쉽게 부서질 수 있다.

크래미전을 만들 때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전이 부서지는 것이다. 밀가루나 부침가루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전보다 상대적으로 부드럽다.
이를 막으려면 처음부터 크게 부치지 않는 것이 좋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중약불로 예열한 뒤 숟가락으로 반죽을 한 숟가락씩 떠서 작은 크기로 올린다.
한 번에 팬을 가득 채우기보다 서로 간격을 조금씩 두고 여러 장으로 나눠 부치는 것이 편하다. 크기가 작을수록 뒤집기가 쉽고 모양도 유지하기 좋다.
팬의 온도도 중요하다. 불이 너무 세면 달걀이 빠르게 익으면서 겉면이 타고 속의 재료가 충분히 익기 전에 뒤집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반대로 불이 너무 약하면 기름을 많이 머금어 전이 느끼해질 수 있다.
처음에는 중불 정도로 팬을 달군 뒤 반죽을 올리고, 표면이 어느 정도 익기 시작하면 중약불로 낮추는 방법이 편하다.
전 가장자리가 익고 아래쪽이 노릇해지면서 팬을 흔들었을 때 반죽이 어느 정도 움직이지 않으면 뒤집을 때다. 이때 작은 뒤집개를 전 아래쪽 깊숙하게 넣어 한 번에 뒤집는다.
뒤집은 뒤에는 오래 익힐 필요가 없다. 달걀이 완전히 익고 양쪽이 노릇해질 정도면 충분하다.

기본 크래미전에 몇 가지 재료만 추가하면 명절 음식으로 내놓기에도 손색이 없다.
가장 간단한 조합은 크래미와 대파다. 크래미의 달큰한 맛과 대파의 향이 어우러져 별도의 양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된다. 색감까지 생각한다면 당근을 아주 잘게 다져 넣는 것도 방법이다.
옥수수콘을 조금 넣으면 톡톡 씹히는 식감이 더해진다. 다만 옥수수콘은 물기를 충분히 빼고 넣어야 한다. 물기가 많으면 달걀 반죽이 묽어져 전이 잘 뭉쳐지지 않을 수 있다.
청양고추를 잘게 썰어 넣으면 느끼한 맛을 줄일 수 있다. 아이와 함께 먹는다면 청양고추 대신 파프리카를 잘게 다져 넣어도 된다.
두부를 넣는 방법도 있다. 물기를 충분히 제거한 두부를 으깨 크래미와 섞으면 양을 늘릴 수 있다. 이 경우 두부에서 물이 많이 나오지 않도록 키친타월 등을 이용해 물기를 최대한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즈를 넣는 것도 가능하다. 크래미와 치즈를 함께 넣으면 짭조름하고 고소한 맛이 강해진다. 대신 치즈와 크래미 모두 간이 있는 식재료인 만큼 소금은 넣지 않거나 최소화하는 편이 좋다.

크래미전은 일반적인 동그랑땡처럼 모양을 일정하게 만들기보다 작고 납작하게 부치는 것이 가장 쉽다. 명절 상차림에 올릴 예정이라면 크래미와 달걀의 색 대비를 살리는 것도 방법이다.
대파의 초록색, 당근의 주황색을 조금씩 넣으면 별도의 장식 없이도 색감이 살아난다. 크래미를 너무 많이 넣으면 전이 푸석하거나 부서질 수 있으므로 달걀과 재료의 비율을 적당히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전은 한 번에 많은 양을 만들어 두기보다 먹을 만큼씩 부쳐내는 것이 맛을 유지하기 쉽다. 미리 만들어 둬야 한다면 완전히 식힌 뒤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고, 먹기 전에 팬이나 에어프라이어 등을 이용해 다시 데우면 된다.
전자레인지로 데우는 것도 가능하지만 수분이 빠지면서 달걀 부분이 질겨질 수 있다. 팬에 약한 불로 천천히 데우면 처음 부쳤을 때와 비슷한 식감을 살리기 쉽다.
무엇보다 크래미는 제품마다 염도와 맛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조리 전에 맛을 보고 간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크래미 자체의 간이 충분하다면 달걀과 채소만 섞어 부쳐도 된다.

밀가루 없는 크래미전에서 가장 중요한 조리법을 하나만 꼽는다면 작은 크기로 부치는 것이다. 반죽 자체가 밀가루를 넣은 전보다 결속력이 약하기 때문에 욕심을 내 크게 부치면 뒤집는 과정에서 쉽게 갈라질 수 있다.
숟가락 하나 분량씩 팬에 올려 납작하게 만든 뒤 한쪽 면을 충분히 익히고 뒤집으면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뒤집개를 여러 번 움직이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
기름은 팬 전체에 얇게 코팅될 정도면 충분하다. 전이라고 해서 기름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할 필요는 없다. 팬이 충분히 달궈진 상태에서 반죽을 올리면 적은 양의 기름으로도 노릇하게 부칠 수 있다.
추석 명절에는 여러 종류의 전을 한꺼번에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고기전이나 동그랑땡처럼 손이 많이 가는 음식만 준비하기보다 크래미전처럼 재료와 조리 과정이 단순한 전을 한 가지 추가하면 음식 준비 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고기 대신 비교적 저렴하고 조리가 간편한 크래미를 활용할 수 있고, 밀가루나 부침가루를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장점이다. 냉장고 속 대파와 당근 등 남은 채소를 함께 활용할 수도 있어 명절 직전 장보기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추석 음식은 종류가 많을수록 준비하는 사람의 손이 많이 간다. 전 하나를 만들더라도 재료를 많이 준비하고 복잡한 반죽을 만드는 방식에서 벗어나면 명절 음식 준비를 훨씬 간단하게 할 수 있다. 크래미와 달걀을 기본으로 냉장고 속 채소를 조금 더해 작게 부쳐내는 것만으로도 간단한 명절 전을 완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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