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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연휴에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은 휴대폰을 꺼내 아이 사진을 찍고 곧바로 가족 단톡방에 올린다. 조부모와 삼촌, 고모까지 모두 들어와 있는 방이라 별생각 없이 사진을 공유하지만, 그 사진이 누구에게 다시 전달되고 어디까지 퍼지는지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아이가 정작 그 사진을 올려도 괜찮다고 생각하는지는 명절 분위기 속에서 늘 뒷전으로 밀린다.
가족 단톡방은 아는 사람들만 모인 닫힌 공간처럼 느껴져 사진을 올리는 데 별다른 거리낌이 없다. 하지만 그 방 안에 있는 누군가가 사진을 저장해 다른 대화방으로 옮기거나, 개인 SNS 프로필 사진으로 쓰거나, 캡처해 전혀 다른 곳으로 퍼뜨리는 순간 가족만 보는 사진이라는 전제는 그대로 무너진다.
유니세프는 부모가 아이 사진을 공유할 때 두 가지를 함께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하나는 사진이 실제로 아이에게 해가 될 가능성이고, 다른 하나는 아이의 동의 없이 사진을 퍼뜨리는 행동 자체가 아이에게 동의와 사생활이라는 개념을 가르칠 기회를 놓치는 문제라는 것이다. 가족이 서로 잘 아는 사이라 해도, 한번 올라간 사진이 어디까지 흘러가는지는 누구도 통제할 수 없다.
유니세프는 아이가 부모의 정체성 일부처럼 여겨지는 순간이 많지만, 결국 아이는 감정을 가진 별개의 개인이라는 점을 짚는다. 부모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과 집 안의 다른 사람, 특히 아이에 관한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설명이다.

사진 한 장에는 얼굴 말고도 많은 정보가 함께 찍힌다. 배경에 보이는 학교 로고나 이름표, 사진에 자동으로 저장되는 위치 정보만으로도 아이가 다니는 학교나 사는 동네가 어렵지 않게 특정된다. 유니세프는 일부 국가에서 데이터 브로커가 이렇게 모인 정보를 바탕으로 아이의 미래 행동이나 건강 문제까지 짐작하는 자료를 만들기도 한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사진이 합성되거나 편집돼 원래 맥락과 다르게 퍼질 위험도 있다. 지금은 흔한 일이 아니라 해도, 관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유니세프의 설명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개인정보는 목적에 맞게 최소한으로 모으고 다뤄야 하며, 정보주체가 원하면 삭제나 처리정지를 요구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유니세프는 부모가 아이를 촬영한 직후 곧바로 그 영상이나 사진을 아이에게 보여주는 습관에도 주의를 당부한다. 사진을 찍은 순간과 너무 가깝게 그 장면을 다시 보여주면 아이가 스스로 겪은 기억 대신 화면 속 이미지로 그 순간을 다시 쓰게 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는 휴대폰 화면보다 실제 순간에 더 머무는 편이 아이가 자기만의 기억을 온전히 갖는 데 도움이 된다.
명절 전에 가족이 짧게 나누는 대화만으로도 이런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질문은 네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어떤 사진은 올려도 괜찮은지, 둘째 그 사진이 가족 단톡방을 벗어나 어디까지 가도 되는지, 셋째 다른 사람이 사진을 캡처하거나 다시 퍼가도 되는지, 넷째 누군가 지워달라고 하면 무엇을 바로 지울지다.
집안 규칙으로는 가족 단톡방에 먼저 올리고 공개 SNS에는 반드시 허락을 받은 뒤에만 올린다는 기준이 쓸 만하다. 다만 비공개 대화방이라도 안에 있는 사람이 사진을 저장해 옮기면 그 순간 통제력을 잃는다는 점은 여전히 남는다. 그러니 애초에 올리는 사진 수를 줄이고, 얼굴이 크게 나오거나 신원을 특정하기 쉬운 사진은 좀 더 신중하게 고르는 것이 먼저다.
네 가지 질문은 짧은 문장 하나로도 충분히 오갈 수 있다. "이 사진 올려도 될까", "어디까지 보내도 될까", "다시 퍼가도 될까", "지워달라고 하면 뭘 지울까"라는 대화가 명절 밥상에서 잠깐 오가는 것만으로도, 나중에 사진 한 장을 둘러싼 다툼이 영구적인 디지털 기록으로 남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조부모나 친척에게 사진을 따로 보낼 때도 챙길 것이 있다. 여행 중이라는 사실을 실시간으로 알리는 사진은 동시에 지금 집이 비어 있다는 정보도 함께 흘려보낸다. 귀성길이나 여행 사진은 도착한 뒤, 가능하면 시차를 두고 보내는 편이 안전하다.
사진에 자동으로 저장되는 위치 정보는 가능하면 공유 전에 지우는 것이 좋고, 병원 진료 기록이나 처방전, 아이 이름표, 학교 서류, 집 앞 호수나 우편함이 찍힌 배경도 사진에 남기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별생각 없이 찍은 배경 하나가 아이의 학교와 사는 곳을 동시에 알려주는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족들과는 이런 기준을 한 번쯤 말로 맞춰두는 편이, 나중에 사진 한 장을 두고 서운함이 오가는 상황보다 훨씬 낫다.
아이 사진은 가족 단톡방 밖에서도 공유된다. 학교나 학원, 어린이집에서 행사 사진을 찍어 부모들에게 나눠주거나 기관 SNS에 올리는 경우도 흔하다. 유니세프는 이런 기관에 소셜미디어 공유 정책이 있는지 먼저 물어보고, 없다면 다른 학부모들과 함께 정책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친구나 다른 가족에게 아이 사진 공유 기준을 이야기할 때도 마찬가지다. 아이 사진을 온라인에 공유하는 문제는 비교적 최근에 부각된 주제라 사람마다 신경 쓰는 정도가 다르다. 서운해할까 봐 말을 아끼기보다, 오히려 더 자세히 설명하는 쪽이 서로의 방식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유니세프의 조언이다.
유니세프는 이런 대화를 나눌 때 "말수를 줄이기보다 늘리는 쪽"이 서로의 바람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아이 사진 공유는 아직 모두가 같은 기준을 갖고 있지 않은 영역이라, 대화를 짧게 끝내기보다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는 편이 나중에 오해를 줄인다는 설명이다.
사진을 고르는 과정에 아이를 끼워주는 것도 중요하다. 유니세프는 네다섯 살 아이도 어떤 옷을 입은 모습으로 남고 싶은지, 열두세 살 아이도 할머니 손을 잡은 모습을 남기고 싶은지 아닌지 각자 기준이 있다고 설명한다. 어른 눈에는 작은 일처럼 보여도 아이에게는 자기 이미지를 스스로 정하고 싶은 마음이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말을 할 수 있는 나이의 아이에게는 이 사진을 올려도 되는지 짧게라도 물어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친척이 예뻐서 찍었다는 이유가 아이의 불편함보다 앞설 수는 없다. 사진을 이미 올린 뒤에 누군가 불편하다고 말하면 망설이지 말고 그 자리에서 지우고, 이미 퍼진 사람들에게도 다시 전달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순서다.
유니세프는 어린아이는 사진 공유에 대해 충분히 동의할 능력이 없다는 점도 함께 짚는다. 그런 만큼 부모가 아이 대신 판단할 때는, 아이가 나이가 더 들어 스스로 의견을 말할 수 있다면 어떻게 느낄지를 미리 헤아려보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안내하는 것처럼, 아이도 자기 사진에 대해 삭제를 요구할 수 있는 정보주체라는 점을 명절 밥상에서 한 번쯤은 가족 모두가 되새겨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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