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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은 전, 앞다리는 불고기… 추석 돼지고기 부위별로 다르게 즐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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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중산간의 한 청포도 농장에서 밤마다 포도를 훔쳐 먹는 동물의 정체가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반려동물로 키우던 라쿤이 야생동물이 돼 제주 한라산 기슭에 있는 농장에서 포도를 훔쳐 먹었다고 MBC가 최근 보도했다.

MBC에 따르면 한라산 기슭 중산간 지대에 자리한 피해 농장은 알이 굵고 단맛이 강한 청포도 '샤인머스캣'을 재배한다. 지난해 여름부터 포도가 한 송이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잘 여문 포도송이가 앙상해지더니 비닐하우스 안에서 키우던 포도가 통째로 자취를 감추는 일이 벌어졌다.
농장 주인은 자식보다 애지중지 키운 포도라고 했다. 새벽부터 밤까지 물을 주며 돌봤는데도 피해가 이어지자 참다못해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 화면에는 너구리를 닮은 라쿤 네 마리가 밤마다 비닐하우스 틈을 비집고 들어와 포도밭을 헤집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농장은 주변에 포획틀을 놓았다. 라쿤은 쉽게 걸려들지 않았다. 미끼로 넣은 닭고기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농장 주인은 "닭고기를 넣어도 2, 3일 동안 먹지 않았다"며 "수박이나 망고, 포도처럼 달고 맛있는 것만 좋아하더라"고 말했다. 미끼를 과일로 바꾼 끝에 50일 만에 라쿤 네 마리를 모두 붙잡았다.
붙잡힌 라쿤은 제주대 야생동물 구조센터로 옮겨져 보호받고 있다. 사람을 피해 높이 5m 다락 위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라쿤은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야행성 포유류다. 식육목 라쿤과에 속한다. 몸길이는 대략 40~70㎝이고 꼬리를 더하면 더 길어진다. 몸무게는 보통 5~8㎏ 안팎이며 큰 개체는 그보다 더 나간다. 눈 주위를 가로지르는 검은 띠가 복면을 쓴 것처럼 보여 예부터 '도둑의 얼굴'이라는 별명이 따라붙었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앞발이다. 라쿤의 앞발은 사람 손처럼 발가락을 자유롭게 놀릴 수 있다. 문고리를 돌리고 통 뚜껑을 열며 걸쇠를 풀어내는 일까지 해낸다. 먹이를 물에 담가 조물조물 비비는 습성도 유명하다. 학명 속 '로토르(lotor)'가 라틴어로 '씻는 자'를 뜻하는 것도 이 버릇에서 비롯됐다.

지능이 높고 적응력이 뛰어나 숲은 물론 도심에서도 잘 산다. 먹이는 과일과 곤충, 개구리, 새알, 작은 동물, 음식물 쓰레기까지 가리지 않는 잡식성이다. 온순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성체는 사나운 편이라 사람이 함부로 다루기 어렵다. 북미에서는 민가나 캠핑장 텐트에 들어가 먹이와 가방을 뒤지는 통에 '말썽꾸러기'로 통한다.
겉모습이 비슷해 흔히 혼동하지만 라쿤과 한국 너구리는 아예 다른 과(科)의 동물이다. 라쿤은 라쿤과, 너구리는 개(犬)과에 속한다. 둘 다 식육목이라는 큰 갈래만 같을 뿐 분류학적으로는 상당히 먼 사이다.
이름부터 서로 얽혀 있다. 한국에서는 라쿤을 '아메리카너구리'로도 부른다. 반대로 영어권에서는 한국 너구리를 '라쿤을 닮은 개'라는 뜻의 '라쿤 도그(raccoon dog)'라고 부른다. 두 동물이 서로의 이름을 빌려 쓰는 셈이라 번역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생김새에도 구별점이 있다. 둘 다 눈가에 검은 무늬가 있지만, 라쿤은 꼬리에 검은색과 옅은 색이 번갈아 나타나는 뚜렷한 고리무늬가 있다. 반면 한국 너구리의 꼬리에는 그런 선명한 고리무늬가 없고 전체적으로 어둡고 텁수룩하다. 앞발도 다르다. 라쿤은 물건을 쥐고 다루는 손재주가 뛰어나지만, 개과인 너구리의 앞발은 그런 정교한 조작에 서툴다.

사는 곳과 생태적 위치도 정반대다. 한국 너구리는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에 오래전부터 뿌리내린 토착종이다. 라쿤은 반려동물이나 전시용으로 국내에 들여온 외래종이다. 한국 너구리는 추운 겨울에 활동량을 크게 줄이는 습성이 있지만, 라쿤은 그런 특성이 뚜렷하지 않아 사계절 내내 움직인다.
라쿤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국내에 천적이 없고 적응력이 워낙 뛰어나서다. 야생에 퍼지면 토착종과 먹이·서식지를 두고 경쟁해 토종 동물의 수를 끌어내릴 수 있다. 제주대 야생동물 구조센터 측은 원래 그 지역에 살던 토착종과 먹이를 두고 경쟁하게 되면서 토착종의 개체수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환경부는 라쿤을 '생태계 위해 우려 생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허가 없이 자연에 풀어놓거나 유출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피해는 이미 해외에서 현실이 됐다. MBC는 일본과 독일에서 야생 라쿤이 급증하면서 농작물 피해와 생태계 교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반려용으로 들여왔다가 버려지거나 달아난 개체가 야생에서 번식을 거듭한 결과다. 국내에서도 라쿤을 함부로 키우다 유기하거나 방사할 경우 같은 피해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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