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 7월부터 환자 부담금 95%·연 15회 제한... 수가도 얼추 정해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dr.D-shutterstock.com

오는 7월부터 관리급여로 대폭 바뀌는 근골격계 질환 비급여 항목인 도수치료의 새로운 가격과 기준의 구체적인 윤곽이 잡혔다.

21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열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산하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에서 도수치료의 수가는 4만 원대, 그리고 횟수는 연간 최대 24회로 제한하는 방식이 진지하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가 비급여 3개 항목을 건강보험의 관리급여로 새롭게 지정해 가격과 진료 횟수를 국가가 직접 정하기로 한 방침에 따른 발 빠른 후속 조치다.

주로 허리나 목, 관절 등 근골격계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널리 받는 도수치료는 그동안 건강보험이 아예 적용되지 않는 대표적인 비급여 항목이었다. 병원이 마음대로 가격을 정하고 의료비 대부분을 환자가 실손보험에서 돌려받다 보니 그간 불필요한 과잉 의료를 부추기고 건강보험 재정과 실손보험사의 손해율을 악화시키는 가장 큰 주범으로 꼽혔다.

결국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건강 보험 체계 전반의 대대적인 손질을 예고했고, 오는 7월부터 도수치료가 관리 급여 항목으로 완전히 바뀐다. 즉 도수치료도 정식으로 건강보험을 적용받게 돼 전체 치료 비용의 95%를 환자 본인이 직접 부담하는 구조로 변경되는 것이다.

도수치료의 새로운 기준과 관련해 최근 열린 심평원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에서 가닥을 잡은 세부 윤곽은 이렇다.

우선 1회당 수가는 4만 원대 초반으로 거론된다. 만약 최종 수가가 4만 원으로 정해진다면 환자는 그중 95%에 해당하는 약 3만 8000원을 본인 부담금으로 내게 되는 셈이다. 가격은 4만 원에서 4만 3000원 수준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기존에 병원마다 10만 원 안팎으로 천차만별이던 도수치료 비용이 원가 대비 수익률이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해 가격을 최대한 낮추는 강력한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풀이된다. 논의 과정에서 일각에서는 3만 원 이하로 대폭 낮추는 방안도 거론됐지만 의료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다소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민감한 쟁점인 치료 횟수는 연 24회로 제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기본적인 일반 환자는 연간 최대 15회까지만 치료를 시행하고, 수술 이후 등 의학적으로 추가적인 집중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환자에 한해서만 9회까지 더 인정해 주는 방식이다.

복지부는 주 2회, 그리고 연 최대 15회 수준의 제한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과거 건강보험 비급여 관련 통계 자료 등에 따르면 실제 도수치료 이용자의 절대다수인 95%는 연간 치료 횟수가 15회를 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의료계 관계자는 "전문가 판단으로는 일반적으로 연간 15회 정도가 적정하다는 의견이 많다"면서도 "수술 이후 집중적인 도수치료가 필요한 사례 등을 세심하게 고려하면 최종 기준은 현재 논의보다 조금 더 여유 있게 설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만약 환자가 정해진 해당 기준 횟수를 넘길 경우 정부는 이를 이른바 임의비급여로 간주하는 초강수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임의비급여는 현행 국민건강보험법에 명시적으로 규정되지 않은 진료 행위를 의료기관이 자체적으로 임의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의사의 책임 아래 환자에게 시술 등의 의료 서비스를 계속 제공할 수는 있지만 정작 환자에게 그에 대한 비용을 단 한 푼도 받을 수도 없고, 당연히 건강보험공단에 진료비를 청구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즉 기준 횟수를 넘긴 도수치료가 임의비급여로 확고하게 분류되면 의료기관은 환자에게 사실상 무료로 치료를 제공해야만 한다. 이를 피하고자 병원이 꼼수를 써서 다른 비급여 항목에 도수치료 비용을 몰래 포함시키는 방식, 이를테면 도수치료 패키지 같은 교묘한 형태로 비용을 청구할 경우 명백한 의료법 위반 소지가 발생해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게 현장 의료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러한 강력한 족쇄가 채워질 경우 일선 병원은 기준 횟수를 초과해 무리하게 도수치료를 권유하고 제공할 금전적 유인이 완전히 사라진다. 환자가 억지로 요구하더라도 치료를 거절할 수 있는 근거가 생기며 이는 어떠한 의료법 위반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결국 과도한 이윤 창출을 목적으로 한 병원 측의 꼼수 진료 행태 자체가 자연스럽게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온다.

도수치료에 대해 국가가 관리를 엄격하게 할 경우 그간 눈덩이처럼 불어나던 도수치료 관련 실손보험금의 지급액 역시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손해보험협회가 공식 추산한 국내 도수치료 시장의 전체 규모는 2025년 기준 무려 1조 3000억 원에 달한다. 이번 관리급여화 조치가 전면 시행되면 연간 실손보험 지급액이 최소 7800억 원 이상 급감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횟수 제한 등의 조치로 과잉 이용이 근본적으로 줄고 본인 부담 비율이 높은 새로운 5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타는 가입자가 점차 늘어날 경우 그 지급액 감소 폭은 훨씬 더 커질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정부 주도의 급격한 개편안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는 즉각적이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동네의 일반적인 헬스장 마사지나 불법 안마시술소의 마사지도 1회에 5만 원을 훌쩍 넘는 마당에 고도의 전문 교육을 받은 물리치료사가 의사의 처방 아래 시행하는 의학적 전문 행위의 가치를 그보다 턱없이 낮은 4만 원대로 낮춰 수가를 책정하는 것은 의료 전문성을 정면으로 깎아내리고 부정하는 모욕적인 처사란 강경한 주장이다.

또한 환자의 상태가 제각각임에도 일률적이고 기계적인 횟수 제한을 단호하게 두는 것 역시 임상 현장의 복잡한 현실을 철저히 외면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거세게 꼬집으며 현재 일방적으로 언급되고 있는 각종 방안에 대한 전면적인 폐기와 재논의를 촉구하고 있다.

복지부는 일단 이달 말까지 위원회의 내부 논의를 속도감 있게 마무리한 뒤 다음 달 이후 의료계 등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적인 세부 내용을 확정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 의료비 부담 경감과 건보 재정 건전성 확보라는 명분과 의료 서비스의 질적 하락 및 전문성 훼손이라는 의료계의 절박한 우려 사이에서 합리적인 최적의 접점을 찾기 위한 치열한 줄다리기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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