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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고도의 숨결이 깃든 경주 동남산 자락에는 시간 위에 켜켜이 쌓인 초록의 기록이 머문다. 오랜 세월 연구와 보존을 위해 일반에 닫혀 있던 숲이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낸 지도 어느덧 수년이 흘렀다. 과거 경상북도산림환경연구원이라는 이름으로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이곳은 이제 경북천년숲정원이라는 이름으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산림 환경을 조사하고 천연기념물 후계목을 기르며 병해충으로부터 나무를 지키던 연구의 장은 2023년 지방정원으로 개방되며 시민 곁으로 한 걸음 더 다가왔다. 이는 지자체가 조성·관리하는 국내 다섯 번째 지방정원이자, 경상북도에서는 첫 번째 지방정원이다.
입구를 지나 아스팔트 길을 경계로 서쪽에는 여전히 연구 시설이 자리하고, 동쪽으로는 오솔길과 개울, 다양한 테마 정원이 펼쳐진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메타세쿼이아 숲길이다. 이곳의 상징으로 꼽히는 거울숲은 실개천 위에 놓인 외나무다리가 중심을 이룬다. 물결이 잔잔한 개울물 위로 숲과 사람이 또렷하게 비치는 장면은 이곳을 찾은 이들이 오래 머무는 이유를 짐작하게 한다.

연구의 공간이던 자리에 이제는 시민들의 산책과 쉼이 더해졌다는 점도 이 정원의 인상을 더욱 또렷하게 만든다. 곳곳에 놓인 벤치와 쉼터는 풍경을 오래 바라보게 만들고, 짙은 나무 그늘에서는 계절의 기온 변화도 한결 부드럽게 느껴진다. 빠르게 둘러보기보다 천천히 걸음을 옮길수록 정원의 결이 또렷하게 살아난다는 점에서 이곳은 산책 자체가 목적이 되는 공간에 가깝다.
정원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담은 여러 구역으로 나뉜다. 바닥분수의 활기가 느껴지는 서라벌정원부터 암석과 분재가 어우러진 공간, 구름폭포의 시원한 물줄기가 반기는 곳까지 다채로운 풍경이 이어진다. 버들못정원에서는 수양버들의 늘어진 가지가 수면과 맞닿아 차분한 분위기를 만든다. 가래나무를 포함한 410종의 식물이 식재돼 있으며, 감국 등 55종의 자생식물이 계절마다 다른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는다. 각 식물 옆에는 특징을 알기 쉽게 설명한 안내문이 설치돼 있어 자녀와 함께 찾은 이들에게는 생태 교육의 공간으로도 손색이 없다. 인위적인 장식을 줄이고 나무 본연의 수형과 숲의 질감을 살린 점도 이곳의 특징으로 꼽을 만하다.

이곳을 찾은 이들은 숲이 주는 고요함과 정갈하게 관리된 산책로에 높은 만족감을 보인다.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해 봄에는 파릇한 새순이, 가을에는 짙은 단풍이 만드는 색감의 대비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33만 75㎡에 이르는 넓은 공간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휴식의 시간을 만들어준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경주의 다른 유적지와는 결이 다른 정적인 매력을 지닌 장소로 자주 언급된다. 잘 가꿔진 정원 곳곳이 사진 촬영 장소로도 주목받는 만큼,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자연의 소리에 집중하고 싶은 이들에게 잘 어울리는 공간이다.

정원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며, 해가 짧은 동절기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운영 시간이 조정된다. 입장료와 주차비가 모두 무료라는 점도 부담 없이 찾기 좋은 이유다. 정원을 둘러본 뒤에는 차로 10분 안팎 거리에 있는 동궁과 월지, 선덕여왕릉, 월정교 등을 함께 둘러보며 여행 동선을 짜기에도 수월하다. 경주의 역사적 깊이와 자연의 생명력을 함께 체감할 수 있는 위치에 자리한 셈이다. 특히 해 질 무렵 월정교 야경까지 이어서 둘러보면, 경주의 낮과 밤을 한날에 묶어 즐기기 좋다.

경주 여행에서 빼놓기 어려운 즐거움은 지역의 특색이 담긴 음식이다. 동남산 인근과 경주 시내 곳곳에서는 찰보리빵과 황남빵 같은 지역 특산물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 일대는 예부터 토질이 좋아 농산물이 풍부한 곳으로 꼽혀 왔고,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쌈밥이나 경주 한우도 함께 맛볼 수 있다. 인근 식당가에서는 정갈한 한정식은 물론 지역에서 나는 나물을 활용한 요리도 두루 선보인다. 경주 소고기를 활용한 물회나 육회비빔밥 역시 많이 찾는 메뉴 가운데 하나다. 숲에서 얻은 여유를 지역의 맛으로 이어가는 동선은 여행의 흐름을 한층 자연스럽게 완성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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