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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의 합덕제(合德堤)가 봄을 맞아 화려한 벚꽃과 버드나무가 어우러진 장관을 뽐내며 상춘객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합덕제는 과거 농사를 위한 저수지였으나, 현재는 아름다운 연꽃과 산책로가 어우러진 생태 공원으로 사랑받고 있다. 신라 후기부터 고려 초기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며, 직선이 아닌 곡선 형태의 제방이 약 1.7km에 걸쳐 남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곡선 덕분에 산책로가 단조롭지 않고, 걷는 각도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2017년 합덕제는 국제관개배수위원회(ICID)로부터 세계관개시설물 유산(WHIS)으로 등재된 바 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역사적, 기술적 가치가 있는 농업 수리 시설에만 부여되는 칭호이다.
봄이 되면 합덕제 제방을 따라 수령이 오래된 벚나무들이 늘어서 있어 한적하면서도 고즈넉한 분위기의 꽃구경을 즐길 수 있다. 여기에 2.5km 구간에 걸쳐 식재된 1000여 그루의 버드나무가 연둣빛 물결을 더하며, 벚꽃과 대비되는 풍경을 선사한다.
예로부터 저수지 제방에는 흙의 유실을 막기 위해 버드나무를 많이 심었는데, 합덕제 역시 전통적인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연둣빛 새순이 돋아나는 봄부터 초록 잎이 빼곡해지는 여름까지, 버드나무가 동양적인 미를 자아낸다. 특히 길게 늘어진 가지가 산책로에 자연 그늘을 만들어준다.
합덕제의 또 다른 이름은 '연지(蓮池)'이다. 매년 7~8월이면 광활한 습지 전체가 홍련, 백련, 수련 등 다양한 종류의 연꽃으로 뒤덮인다. 연꽃 사이로 조성된 데크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은은한 연꽃향을 맡을 수 있다.

합덕제 바로 뒤편 언덕에는 합덕성당이 자리해 있다. 1929년에 지어진 고딕·로마네스크 양식의 벽돌조 성당으로, 쌍둥이 종탑이 특징이며 이국적이면서도 성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성당 앞마당에서는 합덕제 전경을 조망할 수 있으며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도 자주 등장한다.
합덕수리민속박물관에서는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박물관에서는 조선 3대 저수지였던 합덕제의 축조 방식, 옛 농기구와 수리 시설 등을 전시하고 있다. 야외에는 굴렁쇠, 지게지기, 디딜방아, 무자위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어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 좋다. 박물관은 누구나 무료로 입장할 수 있으며,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이다.

합덕제에서 도보로 약 20분 거리에는 4000여 평 규모의 골정지가 있다. 이곳은 조선 정조 때 면천군수로 재임하던 연암 박지원이 버려진 연못을 정비한 전통 수리시설이다. 40년 수령의 벚나무들이 제방을 따라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어 관광객들에게 꽃에 둘러싸인 듯한 경관을 선사한다.
특히 골정지는 위에서 내려다볼 때 하트 모양을 띠는 독특한 형태를 보인다. 이는 수압을 분산하기 위한 과학적 설계에서 비롯됐다. 최근에는 야간 조명도 설치돼 밤에도 조명을 받은 벚꽃과 하트 모양의 연못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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