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때 가족과 둘러앉아 보기 딱 좋은 '가벼운 영화' 3가지

민족 대명절 추석을 맞아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 가족들이 늘고 있다. 명절 연휴는 바쁜 일상 속에서 지친 이들이 한곳에 모여 정성껏 준비한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고 그동안 다하지 못했던 다정한 안부와 담소를 나누며 따뜻한 시간을 보내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다.

추석 추천 영화 3선 / 각각 롯데엔터테인먼트와 CJ ENM과 씨나몬㈜홈초이스, 싸이더스

이런 명절 분위기 속에서 온 가족이 거실이나 극장에 모여 앉아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로 '가족 영화'만 한 것이 없다. 서로 다른 세대가 공감대를 형성하며 때로는 빵 터지는 웃음을, 때로는 마음 뭉클해지는 감동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추석 연휴를 맞아 가족들과 함께 둘러앉아 감상하기 좋은 대표적인 한국 가족 영화 3편을 소개한다.

혈연 넘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묻다, '대가족'

2024년 개봉한 영화 '대가족'은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과 예측 불허 설정, 짙은 사람 냄새가 나는 서사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작품이다. 줄이 끊이지 않는 소문난 맛집의 고집스러운 사장 '무옥'과 어느 날 갑자기 승려가 되겠다고 선언해 버린 외아들 '문석'. 이들 앞에 갑작스럽게 등장한 뜻밖의 어린 손님들이 얽히고설키며 벌어지는 소동을 그렸다.

영화 '대가족' 공식 포스터 / 롯데엔터테인먼트

이야기의 중심에는 SNS라는 개념조차 없던 시절부터 길게 줄을 서서 먹던 소문난 노포 만두가게 '평만옥'이 있다. 평만옥의 사장이자 자수성가 맛집의 근본이라 불리는 '무옥'에게는 한 가지 깊은 근심거리가 있다. 하나뿐인 외아들 '문석'이 대를 이어 가문을 번창시킬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어느 날 갑자기 머리를 깎고 승려가 돼 출가해 버렸기 때문이다. 자신의 대에서 함씨 가문의 대가 완전히 끊겨 버릴 위기에 처하자 무옥의 한숨과 근심은 날로 깊어만 간다.

그러던 어느 날 평만옥에 믿기 힘든 손님들이 찾아온다. 어린 남매인 '민국'과 '민선'이 평만옥의 문을 열고 들어와 출가한 승려 문석이 자신들의 '아빠'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뜻밖의 사건으로 난생처음 손주를 얻게 된 무옥은 가문의 대를 잇게 됐다는 사실에 벅찬 행복을 느끼고 남매에게 정성을 다하며 순식간에 마음을 열어간다. 남매 역시 무옥을 진짜 할아버지라 믿으며 점차 따뜻한 정을 쌓아간다.

반면, 자신이 아빠라는 소식에 충격을 받은 문석은 승려가 되기 이전의 과거를 되짚어보기 시작한다. 문석은 과거 출가하기 전 당시 여자친구였던 '가연'과의 관계를 이어가기 위한 방편으로 가연의 아버지인 한 원장의 부탁을 받아 정자를 기증했던 적이 있었다. 남매는 바로 그 기증된 정자를 통해 세상에 태어난 아이들이었다.

남매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교통사고로 양부모를 한순간에 잃은 남매는 보육원에 맡겨졌고 급기야 해외 입양을 앞둔 위기에 처해 있었다. 오빠 민국은 여동생 민선과 헤어지지 않고 함께 지내기 위해 스스로 자신의 출생 기록을 추적했고, 그 과정에서 문석의 존재를 알아내어 여동생의 손을 잡고 평만옥까지 찾아오게 된다.

영화 '대가족' 공식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새로 생긴 손주들을 정식 가족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친자 확인 절차를 진행하던 중 누구도 예상치 못한 또 다른 진실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과거 문석이 어떤 사정으로 인해 자신을 대신해 다른 남성에게 정자 기증을 부탁했던 사실이 추가로 밝혀지면서 어린 남매의 출생을 둘러싼 비밀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과연 마지막 함씨 가문은 이 소동 속에서 무사히 세워질 것인가, 아니면 그대로 무너질 것인가.

영화 '대가족'은 베테랑 배우들의 열연으로 극의 감동과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무뚝뚝하면서도 내면에는 깊은 정을 품고 있는 평만옥 사장 무옥 역의 김윤석, 승려로 변신해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선보인 문석 역의 이승기를 비롯해 김성령, 강한나 등 이름만으로도 신뢰를 주는 명품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다채로운 시너지를 발휘한다.

떼인 돈 받으러 갔다가 만난 뜻밖의 보물, '담보'

2020년 개봉해 많은 관객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든 영화 '담보'는 거칠고 까칠한 사채업자들이 빚 대신 어린아이를 '담보'로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특별하고 따뜻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영화 '담보' 공식 포스터 / CJ ENM

배경은 1993년 인천. 거친 언행과 까칠한 성격을 지닌 사채업자 '두석'과 그의 아끼는 동생이자 콤비인 '종배'는 떼인 돈을 받기 위해 빚을 갚지 못한 여성 '명자'와 그의 9살 난 어린 딸 '승이'를 찾아간다. 명자가 돈을 마련할 시간을 조금만 더 달라고 애원하자 화가 난 두석은 돈을 받아낼 때까지 아이를 인질 삼아 데려가겠다며 9살 승이를 덜컥 '담보'로 데려와 버린다. 두석은 명자가 불법체류자 신분이기에 감히 경찰에 신고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담보가 무슨 뜻이에요?" 뜻도 모른 채 얼떨결에 사채업자들에게 맡겨진 승이. 약속한 시간이 지나도 명자는 나타나지 않는다. 두석과 종배의 눈을 피해 달아나려던 승이를 두 사람이 다시 찾아내 집으로 데려오지만 곧이어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진다. 명자가 경찰에 붙잡혀 추방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명자는 추방 직전 두석에게 자신의 딸 승이를 큰아버지인 '최병달'에게 맡겨 달라고 간곡히 부탁하며 어린 승이에게는 엄마가 돈을 벌러 멀리 간 것이라 말해 달라고 당부한다.

두석은 승이를 최병달에게 데려다주기 전까지 며칠 동안 승이와 함께 지내며 따뜻한 옷과 맛있는 먹을거리를 챙겨주고 승이가 열렬히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까지 보여주는 등 살뜰히 보살핀다. 처음에는 자신을 '담보'라고 부르는 두석을 무서워하고 반발하던 승이 역시 점차 두 아저씨의 따뜻한 진심에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하지만 승이를 데려가기로 한 최병달을 만난 이후 예상치 못한 비극적 상황이 벌어진다. 최병달을 만난 승이는 그를 전혀 알아보지 못했고 상황을 유심히 살펴보던 두석 역시 무언가 크게 잘못됐다는 사실을 직감한다. 조사 끝에 승이가 부잣집으로 간 것이 아니라 엉뚱하고 불법적인 곳에 팔려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 두석과 종배는 분노하며 승이를 찾기 위해 수소문 끝에 찾아 나선다.

영화 '담보' 공식 스틸컷 / CJ ENM

우여곡절 끝에 승이를 무사히 되찾아온 두석은 자신이 아이를 처음에 납치하듯 데려왔기에 끝까지 책임져야겠다고 깊이 다짐한다. 승이를 정상적으로 학교에 보내고 제대로 키우기 위해 두석은 승이를 자신의 양자로 호적에 올린다. 그렇게 혈연관계가 전혀 없는 사채업자와 9살 어린아이의 특별하고도 눈물겨운 동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영화 '담보'는 성동일(두석 역)과 김희원(종배 역)의 환상적인 케미스트리, 어린 승이 역을 맡은 아역 배우 박소이의 매력적인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남북한 군인들의 엉뚱하고 유쾌한 로또 협상극, '육사오'

명절 연휴, 근심 걱정을 잊고 온 가족이 모여 한껏 웃을 수 있는 가볍고 유쾌한 영화를 찾고 있다면 2022년 개봉작 '육사오(6/45)'가 제격이다. 남북 군사분계선이라는 자칫 중대하고 무거운 소재를 57억 당첨금의 '로또'라는 기발한 설정과 결합해 유쾌하게 풀어낸 코미디 영화다.

영화 '육사오' 공식 포스터 / 씨나몬㈜홈초이스, 싸이더스

이야기는 군사분계선 인근 전방 부대에서 근무하던 대한민국 육군 병장 '박천우'가 우연히 바람을 타고 날아온 로또 복권 한 장을 주우면서 시작된다. 별생각 없이 복권을 보관하고 있던 박천우는 밤중에 TV로 로또 당첨 번호를 확인하다가 자신이 주운 용지가 무려 1등에 당첨됐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당첨금은 수십억 원에 달했고 박천우는 곧 다가올 전역과 함께 펼쳐질 로또 빛 인생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한다. 그러나 환희도 잠시, 순간의 실수로 당첨 로또 용지가 바람을 타고 철책 넘어 북한 땅으로 날아가 버리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다.

한편, 북한군 하사 '리용호'는 산속에서 우연히 남측에서 날아온 로또 용지를 발견한다. 처음에는 남측에서 보낸 대남 전단지(삐라) 정도로 치부했으나 동료 '방철진' 하사로부터 로또의 진짜 의미와 가치를 듣게 된다. 번호를 확인한 리용호 역시 자신이 들고 있는 용지가 1등 당첨 복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당첨금을 수령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야밤에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남한군 박천우와 복권을 손에 쥐고 있는 북한군 리용호는 철책을 사이에 두고 은밀한 협상을 시작한다. 박천우는 원래 용지의 주인이 자신이라며 당첨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리용호는 자신의 구역에서 주운 물건인 만큼 당첨금의 절반 이상을 받아야 한다고 강경하게 맞선다.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며 협상이 난항에 빠지자 남측에서는 상황을 눈치챈 '강은표' 대위와 '김만철' 상병이 합류하고 북측에서도 '최승일'이 이 비밀스러운 소동을 알게 되면서 로또를 둘러싼 당사자들의 규모가 점점 커진다.

영화 '육사오' 공식 스틸컷 / 씨나몬㈜홈초이스, 싸이더스

결국 남북한 군인들은 비무장지대 내의 '공동급수구역'에서 비밀리에 만나 당첨금 배분을 두고 본격적인 남북 정상회담 못지않은 치열한 협상을 벌인다. 한 치의 양보도 없던 이들은 당첨금을 안전하게 현금으로 환전하고 서로 나누기 위한 기발한 합의안을 도출한다. 군인 신분 특성상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남측의 김만철 상병이 은행에 가서 당첨금을 수령하는 역할을 맡기로 한다. 그리고 서로 간의 신뢰를 담보하고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남북한 군인들이 서로의 신분을 바꿔 상대측 부대로 교환 인질처럼 들어가는 목숨 건 위험천만한 스위치 계획을 실행에 옮기게 된다.

개봉 당시 '육사오'는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 기존 한국 상업영화나 남북 소재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인위적이고 억지스러운 신파 극적 요소를 최소화한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대신 남북한 청년 군인들이 '돈'과 '우정'이라는 지극히 인간적인 매개체를 통해 엮여나가는 과정을 유쾌하고 순수한 감동으로 그려내 찬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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