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실수로 해지한 예적금은 다시 돌려 드립니다"

더불어민주당이 금융·고용·복지 전반에 걸친 생활밀착형 정책을 잇달아 내놓으며 일상 속 불편을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 실수로 예·적금을 해지했을 때 이를 되돌릴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창업 초기 소득 공백을 보완하는 한편, 지역마다 제각각이던 다자녀 혜택을 전국 단위로 통합하는 방안까지 포함됐다. 정책의 방향은 공통적으로 “현실에서 자주 발생하지만 제도는 따라가지 못했던 영역”을 보완하는 데 맞춰져 있다.

민주당은 23일 국회에서 ‘착!붙 공약 프로젝트’ 10~12호를 발표하며 이러한 내용을 구체화했다. 이 프로젝트는 국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문제를 발굴해 빠르게 정책화하는 데 초점을 둔 시리즈형 공약으로, 기존의 거시적 정책보다 생활 속 불편 해소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착!붙 공약 프로젝트' 10호·11호·12호 공약 발표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스1

먼저 10호 공약은 금융 소비자 보호와 직결된 ‘착오 해지 구제 절차’ 도입이다. 현재 예·적금 상품은 모바일뱅킹과 인터넷뱅킹 이용이 보편화되면서 몇 번의 클릭만으로 해지가 가능해졌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단순한 터치 실수나 착각으로 만기 직전 상품을 해지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금리가 높은 시기에 가입한 상품일수록 중도 해지 시 이자 손실이 크기 때문에 소비자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

현행 제도에서는 이러한 착오 해지에 대한 명확한 구제 기준이 없다. 약관상 해지는 전적으로 예금주의 의사로 간주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복구가 불가능하다. 일부 은행이 자체 판단으로 민원을 수용해 원상복구를 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예외적 조치에 불과하며 은행별 기준도 제각각이다. 같은 상황에서도 어떤 금융기관에서는 구제가 가능하고, 다른 곳에서는 거부되는 식의 형평성 문제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민주당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해지된 상품을 되돌릴 수 있도록 표준화된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핵심은 ‘다음 영업일까지 복구 신청 허용’이다. 해지 직후 일정 시간 내에 신청이 이뤄질 경우 이를 착오로 간주하고 원상회복을 가능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해지 과정에서 예상되는 이자 감소액, 중도해지 불이익 등을 사전에 명확히 고지하도록 절차를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단순히 사후 구제에 그치지 않고, 애초에 실수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11호 공약은 고용 안전망의 사각지대로 지적돼 온 ‘창업 초기 소득 공백’ 문제를 겨냥한다. 현행 제도에서는 실업급여를 받던 사람이 창업을 선택할 경우 사업자등록과 동시에 ‘취업’으로 간주돼 구직급여 지급이 중단된다. 하지만 실제 창업 과정에서는 초기 투자 비용이 먼저 발생하고 수익은 뒤늦게 발생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창업을 결심한 구직자들이 생계 불안으로 다시 취업을 선택하거나, 무리하게 자금을 조달하는 사례가 발생해 왔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민주당은 조기재취업 수당을 ‘취업 트랙’과 ‘창업 트랙’으로 분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창업 트랙을 선택할 경우 잔여 구직급여를 최대 100%까지 지급하는 ‘창업 응원 수당’을 신설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존에는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 일부 금액만 받을 수 있었지만, 이를 대폭 완화해 실질적인 창업 지원으로 기능하도록 바꾸겠다는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구직급여 수급일수의 절반 이상이 남아 있어야 한다는 요건을 폐지하고, 실업 기간 중 어느 시점에서든 창업을 선택하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사업 유지 요건도 기존 12개월에서 6개월로 단축해 초기 자금이 가장 필요한 시기에 지원이 이뤄지도록 설계했다. 이는 단순한 생계 보조를 넘어 창업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장기적으로는 일자리 창출 효과까지 노린 정책으로 해석된다.

마지막 12호 공약은 ‘다둥이 올패스’ 도입이다. 현재 다자녀 가정을 대상으로 한 혜택은 각 지방자치단체가 개별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기준과 내용이 크게 다르다. 어떤 지역에서는 두 자녀만 있어도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세 자녀 이상이어야 하는 식이다. 막내 자녀의 연령 기준도 15세에서 24세까지 다양하고, 태아를 자녀 수에 포함하는지 여부 역시 지자체마다 다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이 같은 차이로 인해 타 지역 공공시설을 이용할 때 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별도의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해 왔다. 특히 이동이 잦은 가정일수록 체감 불편이 크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민주당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통합 전산망과 모바일 인증 체계를 구축해 전국 어디서나 동일한 기준으로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둥이 올패스’ 앱을 통해 신분증과 간단한 인증 절차만으로 다자녀 여부를 확인하고, 전국 공공시설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한 위치 기반 서비스를 활용해 주변에서 이용 가능한 시설과 혜택 내용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포함될 예정이다.

아울러 공공부문에서의 기준을 통일하는 작업도 병행된다. 태아를 포함한 두 자녀 이상 가구를 기본 대상으로 설정하고, 막내 자녀의 연령 기준을 24세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를 통해 더 많은 가정이 안정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공약들은 대규모 재정 투입보다는 제도 정비와 기준 통일을 통해 체감도를 높이겠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금융, 고용, 복지라는 서로 다른 영역이지만, 모두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불편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정책 실효성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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