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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척 결혼식에 참석하는 직장 동료 누나를 위해 기사를 자처했다가 2년 만에 그 누나와 결혼에 골인한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처음엔 황당한 민폐 요청처럼 보였던 일이 결국 결혼으로 이어지면서 "역시 인연은 알 수 없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루리웹 이용자 A씨는 지난 12일 ‘저 오늘 결혼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2년 전쯤 이곳에 '같은 회사 누나가 결혼식에 같이 가자고 하는데 그린라이트냐'는 글을 올린 사람"이라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오늘 바로 그 누나와 결혼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결혼식장 신랑 측 안내판을 담은 사진을 올렸다. 하객들이 속속 들어차는 식장 한켠에서 커뮤니티 인증 글부터 챙긴 것이다.
그는 깜짝 놀란 표정의 햄스터를 담은 사진도 게재했다. ‘진짜 결혼할 줄 어떻게 알았겠느냐’는 심정을 햄스터 표정으로 압축한 셈이다. A씨는 2년 전 게시물에 "너 납치 당한 거야", "대리님 설계 지렸다" 등의 댓글을 달아줬던 이용자들에게 감사 인사도 전했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2024년 4월 11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당시 ‘이거 결혼 각 맞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대리인 같은 부서 누나가 친척 결혼식에 같이 가자고 했는데, 장소가 서울에서 충북 청주시라는 내용의 글이었다. 사귀는 사이도 아니고 ‘썸’을 탄 적도 없는데 누나가 당연하다는 듯 왕복 몇 시간짜리 동행을 요청했다는 말을 들은 네티즌들은 "납치 아니냐" 등 각양각색의 재미난 반응을 쏟아냈다.
A씨는 거절하지 않았다. 이틀 뒤인 4월 13일 올린 후속 글에서 A씨는 “아침 8시에 누나 집으로 직접 차를 몰고 가 청주까지 다녀왔다”고 밝혔다. 그는 집에 돌아와 보니 통장에 50만원이 입금돼 있었다고 했다. "30만원 아니었냐"고 묻자 누나가 "기름값"이라고 짧게 답했다고 했다. A씨는 "감사합니다 마님! 언제든 불러주세요!"라고 화답했다고 했다.
30분쯤 지나 누나에게서 연락이 왔다. "기름값치고 20만원은 좀 센데 네가 밥 한번 사야 하는 거 아니야?"라고 했다. A씨는 주말에 밥을 사겠다고 했다면서 “이게 그린라이트가 맞느냐”고 네티즌들에게 물었다. “누나가 엄청 친근하게 ‘너 원래 카톡(카카오톡)을 잘 안 하느냐’고 말하며 등을 때리고 갔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후 사태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렀다. A씨의 글이 유튜브 쇼츠로 만들어졌고, 회사 단톡방에 타 부서 직원이 해당 영상을 올리면서 누나에게도 이 사실이 알려졌다.
누나는 A씨를 붙잡고 “그린라이트라고 묻고 다녔느냐”며 놀렸다. 그러면서 “그린라이트 맞는다”고 말했다. A씨가 "우리 사귀는 거냐"고 묻자 누나는 대답 대신 등짝을 한 대 때리고 유유히 사라졌다. A씨는 당시 글 말미에 "잘 됐다고 글 쓰러 왔음"이라고 말하며 누나와 교제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그리고 약 2년이 흘렀다. ‘등짝 스매싱’으로 시작된 연애가 결혼으로 마무리됐다. A씨는 “누나와 사귀는 동안 커뮤니티 활동 금지령을 받았다”고 털어놓으면서도 “결혼 소식만큼은 올려도 된다는 허락을 받아 글을 쓴다”고 밝혔다.
해당 글에는 수백 개의 추천과 댓글이 달리며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네티즌들은 2년 전 댓글을 기억하며 "진짜 됐네", "청주 왕복이 복이었다", "50만원이 제일 잘 쓴 돈"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황당한 결혼식 동행 요청 하나가 2년에 걸쳐 완성된 러브스토리의 첫 장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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