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20대 남성 2명 “우리 결혼 인정해달라“ (울산)

울산에서 동성 부부의 혼인할 권리를 인정해 달라는 법적 다툼이 시작됐다.

8일 시민단체 ‘모두의결혼’과 ‘울산인권연대’는 울산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성 부부 혼인신고 불수리 처분에 불복하는 소송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날 원고로 나선 20대 남성 두 명은 울산가정법원에 ‘혼인신고 불수리 불복 신청’을 접수했다.

이들은 지난달 23일 울산 남구청에 혼인신고서를 제출했으나, 현행법상 동성 간 혼인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려 처분을 받았다. 이에 대해 단체 측은 “혼인의 의사가 명확하고 형식적 요건도 갖췄음에도 이를 수리하지 않는 것은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원고 중 한 명이 국민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된 점을 들어, 국가가 사실상 관계를 인정해온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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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 역시 지역사회에서의 경험을 언급하며 법원의 판단을 호소했다. 원고는 “처음에는 편견을 우려했지만 실제로는 이웃들의 따뜻한 반응을 느꼈다”며 “지역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제도적 인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은 단순한 개인의 권리 구제를 넘어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성격도 띤다. 소송 대리인단은 혼인신고 불수리 처분 취소와 함께, 동성혼을 인정하지 않는 현행 법 체계가 헌법에 위배되는지 판단해달라는 위헌법률심판 제청도 함께 신청할 계획이다.

유사한 움직임은 이미 다른 지역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2024년 10월에는 서울가정법원 등 수도권 법원에 동성 부부들이 잇따라 소송을 제기했으며, 일부 사건은 헌법재판소로 넘어가 본격적인 심리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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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법체계에서 동성 간 혼인이 인정되지 않는 이유는 주로 대한민국 민법과 대한민국 헌법의 해석에 기반한다. 민법은 혼인의 성립 요건을 규정하면서 당사자를 명시적으로 ‘남녀’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가족관계 등록 및 혼인 제도 전반이 이성 간 결합을 전제로 설계돼 있다는 점에서 행정 실무에서는 동성혼을 수리하지 않고 있다.

또한 헌법 제36조는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양성’을 남성과 여성의 결합으로 해석하는 것이 현재까지의 다수 법적 해석이다.

이 같은 이유로 지방자치단체는 동성 간 혼인신고를 접수하더라도 법적 근거 부족을 이유로 반려하고 있으며, 제도적 변화는 입법이나 헌법 해석의 변화 없이는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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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해외에서는 동성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국가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네덜란드는 2001년 세계 최초로 동성혼을 합법화했으며, 이후 캐나다, 스페인, 프랑스 등 다수의 국가가 입법을 통해 이를 허용했다. 미국의 경우 2015년 연방대법원 판결을 통해 전역에서 동성 결혼이 인정됐고, 대만은 아시아 최초로 관련 법을 제정해 주목을 받았다.

이들 국가는 혼인을 개인의 권리로 보고 성별에 따른 제한을 두지 않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해 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러한 국제적 흐름과 달리 한국은 아직 관련 입법이나 판례가 확립되지 않은 상태로, 향후 법적 판단과 사회적 논의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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