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연 25만 대 꿈꾼 사이버트럭 2027년 중반 접고 사이버캡 늘린다
공장 내부에서 운반대 위 사이버트럭과 세단형 차량이 놓인 모습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테슬라가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의 생산을 2027년 중반께 중단한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11월 6일(현지시각) X(옛 트위터)에 “내년 중반쯤 기가팩토리 텍사스에서 사이버트럭 생산을 줄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빈 자리는 2인승 로보택시 사이버캡 증산에 쓰인다.

머스크는 다음 날 생산 라인 해체 시점을 잠정적으로 2027년 6월 또는 7월로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이미 접수된 주문이 재설비 전에 소화할 수 있는 물량을 넘는 상태다. 테슬라는 교대조를 하나 더 늘려 주문 차량을 제때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머스크가 밝힌 이유는 ‘자원 한계’

모비디바이스(MobiDevices)에 따르면 머스크는 결정의 배경으로 제한된 자원을 들었다. 사이버트럭 전용 생산 라인과 공급망을 따로 유지하려면 장비와 공장 공간, 엔지니어링 인력이 든다. 테슬라는 이 자원을 사이버캡 생산 확대에 돌리겠다는 입장이다. 머스크는 게시글에서 생산 축소가 “사이버캡 증산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직접 밝혔다.

텍사스 공장은 이 픽업의 특수 부품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유일한 테슬라 공장이다. 테슬라는 사이버트럭 조립을 다른 곳으로 옮기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생산이 끝나도 차량 관리는 이어진다. 사이버트럭 수석 엔지니어 웨스 모릴(Wes Morrill)은 이미 생산된 차량을 위해 예비 부품을 보유하고 정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투자 매체 모틀리풀(The Motley Fool)은 자본 배분 측면을 짚었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자동차 판매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시장은 인공지능과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주행 등 다른 사업의 성장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이들 사업은 규모를 키우는 데 자본이 많이 든다. 이 매체는 판매량이 적고 잠재력도 낮은 모델을 정리해 자본을 확보하는 것이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이 매체가 인용한 시세로는 11월 6일 테슬라 주가가 4.23% 오른 358.22달러였다.

대형 건물 앞 야외 주차장에 각진 픽업트럭이 세워진 모습 — AI 자료 이미지

연 25만 대 목표, 현실은 2만 대 수준

머스크가 처음 제시한 목표는 연 25만 대였다. 켈리 블루북(Kelley Blue Book) 추정치를 보면 현실은 크게 다르다. 2025년 미국 판매량은 2만 237대로, 전년의 3만 8,965대보다 48.1% 줄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는 1만 1,586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감소했다.

CNET은 판매 부진이 심해 테슬라가 재무제표에서 사이버트럭 실적을 따로 공개하지도 않는다고 전했다. 실적은 ‘기타 모델’ 항목에 묶여 있다. 일부 전문가는 사이버트럭이 미국 도로에 나온 뒤 팔린 물량이 머스크 목표의 10% 정도에 그친다고 추정했다. 텍사스 공장에는 연 12만 5,000대 규모의 생산 능력이 갖춰진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제 판매는 이에 크게 못 미쳤다. 팔리지 않은 재고도 쌓였다.

재고를 떠안은 곳 중에는 머스크의 또 다른 회사 스페이스X가 있다. CNET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사이버트럭 1억 3,100만 달러어치를 샀다. 더 버지(The Verge)는 칼럼에서 지금까지 팔린 사이버트럭이 총 7만 대라고 적었다. 같은 칼럼은 스페이스X가 재고 소화에 나선 대형 구매자 중 하나였다고 비꼬았다.

가격 급등과 리콜, 정치색까지 겹쳤다

사이버트럭은 2019년 11월 공개됐다. 첫 고객 인도는 2023년 11월에 시작됐다. 시작 가격은 6만 990달러(약 8,276만 원, 1달러 1,357원 기준)였다. 공개 당시 제시한 목표가 4만 달러(약 5,428만 원)에서 크게 뛴 값이다. 이 가격이 판매 부진의 첫 번째 원인이다.

품질 문제도 이어졌다. 미국 도로교통안전청(NHTSA) 자료로는 인도 시작 이후 리콜이 11건 있었다. 일부는 수리가 필요했고 나머지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해결됐다. 여기에 신뢰성 문제와 반복된 리콜까지 더해지면서 이 차는 기본적인 기대조차 충족하지 못했다. 머스크가 정치에 깊이 관여한 시기와 출시가 겹쳤다는 점도 약점이었다.

더 버지 칼럼은 한층 날이 서 있다. 칼럼은 가격이 비싸고 약속한 주행거리와 견인력에 못 미치며 리콜이 잦았다는 점을 실패 원인으로 꼽았다. 머스크의 정치 행보가 이 차량의 이미지와 얽혔다는 주장도 폈다. 칼럼에 따르면 머스크는 2019년 실적 발표에서 “사이버트럭은 우리 최고의 제품”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이는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테슬라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

사이버캡 증산과 줄어드는 라인업

사이버캡은 2024년 공개된 완전 자율 로보택시다. 내년 텍사스에서 생산량을 늘릴 예정이다. 테슬라는 이 차를 ‘3만 달러(약 4,071만 원) 미만’에 소유할 수 있는 로보택시로 소개했다. 9월 초에는 오스틴 일부 지역에서 운전대 없는 사이버캡으로 승객을 태우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곧바로 연방 정부의 조사를 불렀다. 차량이 연방 안전 기준을 충족하는지를 따지는 조사다.

모틀리풀은 일부 전문가가 로보택시 시장이 장기적으로 전 세계 8조~10조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 시장에서 성공하면 사이버트럭 수요가 줄 수 없는 만큼 테슬라에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테슬라의 차종 정리는 사이버트럭만의 일이 아니다. 모델 S와 모델 X는 올해 1월 단종됐다.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에서 옵티머스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들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사이버트럭 생산까지 끝나면 일반 소비자용 라인업은 모델 3와 모델 Y로 좁혀진다. 테슬라 로드스터는 2028년 등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확정이 아닌 ‘알려진’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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