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쓰는 사람들 반길 소식… 현대카드 없어도 된다, 애플페이 도입 앞둔 '은행 2곳'

카카오뱅크가 이르면 이달 애플페이를 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현대카드가 3년여 동안 홀로 지켜온 국내 애플페이 독점이 깨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가 8일 단독 보도한 내용이다.

애플페이 안내문. / 뉴스1

이날 매체에 따르면, 토스뱅크도 연내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두 은행이 예상대로 서비스를 내놓으면, 아이폰 이용자는 현대카드를 따로 발급받지 않아도 인터넷은행 체크카드로 애플페이를 쓸 수 있게 된다. 다만, 결제할 때마다 카드사가 애플 등에 내야 하는 수수료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그 부담이 결국 소비자 혜택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카카오뱅크·토스뱅크, 체크카드로 애플페이 문 연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애플페이 도입에 필요한 기술 준비를 모두 마쳤다. 두 은행은 연내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초 토스뱅크의 관련 약관 심사를 끝냈고, 카카오뱅크의 약관 심사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가 먼저 이르면 이달 중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뱅크 본사 모습. / 뉴스1

서비스가 열리면 이용자는 지금 쓰고 있는 체크카드를 아이폰 애플 지갑에 등록해 결제할 수 있다. 실물 카드를 꺼내거나 결제 앱을 따로 켤 필요도 없다. 아이폰이나 애플워치를 결제 단말기에 가까이 대기만 하면 결제가 끝난다.

지금까지는 국내에서 애플페이를 쓰려면 현대카드가 있어야 했다. 현대카드는 2023년 3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애플페이를 선보였다. 이후 3년 가까이 이 서비스를 독점 운영해 왔다. 애플페이는 해외에서도 비접촉 결제를 지원하는 가맹점이라면 쓸 수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해외 신용판매액 3조9379억 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업계 1위에 올랐다. 카드업계에서는 이 성적에 애플페이 효과가 컸다고 보고 있다.

서울 강남구 토스뱅크 본사에서 직원이 드나들고 있다. / 뉴스1

해외와 비교하면 국내 선택지는 좁은 편이었다. 일본에서는 200곳이 넘는 금융사가 애플페이를 지원한다. 중국에서도 100곳이 넘는 금융사가 애플페이를 지원한다. 반면, 한국은 현대카드 1곳뿐이었다.

인터넷은행 다음 차례로는 대형 카드사가 꼽힌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금융당국의 약관 심사를 통과했다. 이어 최근 일부 내용을 고쳐 다시 제출했다. KB국민카드와 비씨카드도 관련 심사를 받고 있다. 금감원은 연내 이들에 대한 심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여러 카드사가 차례로 합류하면, 소비자가 고를 수 있는 카드도 그만큼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만 원 결제에 60원… 카드사가 떠안는 수수료

문제는 수수료다. 애플페이 결제가 늘어날수록 카드사가 애플 등에 내야 하는 돈도 함께 불어난다. 애플은 애플페이 결제액의 약 0.15%를 카드사에서 수수료로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카드사는 비자나 마스터카드 같은 국제 결제 브랜드에도 건당 2센트를 따로 내야 한다. 우리 돈으로 약 30원이다.

예를 들어 2만 원을 애플페이로 결제하면, 카드사는 애플에 약 30원을 낸다. 그리고 국제 결제 브랜드에도 약 30원을 낸다. 두 금액을 합치면 결제액의 0.3%다. 이는 영세 가맹점에 적용되는 우대수수료율 0.4%의 7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직원이 애플의 간편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 결제를 시연하고 있다. / 뉴스1

카드사의 사정도 넉넉하지 않다. 지난해 8개 전업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3602억 원으로, 전년 대비 8.9% 줄었다. 같은 기간 가맹점 수수료 수익도 4427억 원 감소했다. 이 때문에 카드사들이 늘어난 비용을 메우려고 소비자 혜택을 줄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페이의 유료화 여부도 변수다. 삼성전자는 2015년 삼성페이를 내놓은 뒤 지금까지 국내 카드사에 별도 결제 수수료를 받지 않았다. 2023년 애플페이가 국내에 들어올 당시 유료화를 검토했지만 결국 무료 정책을 이어갔다. 그러나 애플페이에 참여하는 카드사가 늘어나면 삼성페이도 수수료 부과를 다시 검토할 수 있다. 카드업계에서는 삼성페이까지 유료로 바뀌면 카드사가 추가로 떠안는 수수료가 한 해 1조 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감에서 거듭 지적된 수수료… 금융당국 "해법 고민"

애플페이 수수료 문제는 국회에서도 여러 차례 도마에 올랐다. 지난달 22일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 부문 종합국정감사에서 "애플페이를 운영하는 금융사가 일본은 200곳, 중국은 100곳을 넘지만 한국은 현대카드 한 곳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도입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로 수수료를 들었다. 그는 카드사가 애플에 내는 수수료 0.15%가 중국에 적용되는 0.03%의 5배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한 카드 등록 1건당 약 1000원, 결제 1건당 약 29원의 보안 처리 비용도 추가로 든다고 설명했다.

결제 단말기 문제도 함께 나왔다. 김 의원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애플페이를 들여오면서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설치에만 43억 원을 썼다. 그러나 실제로 애플페이를 쓸 수 있는 가맹점은 전체의 약 40%에 머문다. 김 의원은 "다른 카드사들도 애플페이를 들여오고 싶어도 비용이 부담돼 고민하고 있다"며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직원이 애플의 간편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 결제를 시연하고 있다. / 뉴스1

이에 대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수수료 문제를 두고 "사업자 사이의 자율 합의 부분이라 정부가 어디까지 들어갈 수 있을지"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결제 편의를 넓히기 위한 제도적 지원 방안은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외국인이 국내에 들어왔을 때 내수경제를 뒷받침하려면 결제를 얼마나 편리하게 지원할지가 본질"이라며 "신용카드를 비롯한 여러 방식으로 편하게 결제할 수 있도록 넓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당국이 맡을 역할도 있어 보인다"며 "결제 혁신을 위해 제도적으로 할 일이 있는지 더 적극적으로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수수료 쪽은 다룰 영역이 많고 구체적으로 고민하는 부분이 있다"며 "정리되는 대로 금융위와 협의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카드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협의가 실제 효과를 낼지 두고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수수료는 애플과 카드사가 맺는 계약으로 정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후발 카드사가 스스로 애플과 협상해 현대카드보다 유리한 조건을 따내야 한다는 얘기가 업계에서 나온다.

앞서 금융당국은 애플페이 도입을 허용하면서 수수료 같은 유지 비용을 소비자나 가맹점에 떠넘기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럼에도 현대카드는 수수료 부담보다 신규 회원 유입과 결제 편의 개선 효과를 더 크게 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치권의 지적이 거듭되면서 후발 카드사의 고민도 깊어졌다. 윤창현 전 국민의힘 의원은 2023년 국정감사에서 애플페이가 국내 결제 시장의 10%를 차지하면, 카드사가 애플과 비자에 내야 할 수수료가 3417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당시 그는 이 비용이 애플페이를 쓰지 않는 이용자에게 떠넘겨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더팩트에 "실익이 있더라도 현대카드보다 불리한 조건으로 협상을 마치면 비판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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