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타체인, 독자 블록체인 접고 ZETA 솔라나 SPL 토큰으로 전환…AI 앱에 화력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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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타체인(ZetaChain) 토큰 보유자들이 자체 레이어1 블록체인을 접고 네이티브 토큰 ZETA를 솔라나(Solana)로 옮기는 안건을 승인했다. 거버넌스 제안 68호는 찬성률 99.4%로 통과했으며 참여율은 40% 정족수를 넘는 58%를 기록했다. ZETA는 기존과 동일한 발행량, 같은 티커로 솔라나의 SPL 토큰으로 1대1 전환된다. 다만 이번 투표만으로 즉시 셧다운이나 이전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며 세부 일정은 후속 제안에서 확정된다.

투표는 어떻게 진행됐나…규모와 다음 절차

제안 68호에 대한 투표는 9월20일(현지시각) 마감됐다. 크립토슬레이트(CryptoSlate)에 따르면 온체인 집계 결과 찬성 2억6365만 ZETA, 반대 74만4658 ZETA, 기권 75만2300 ZETA로 나타나 찬성률이 약 99.44%에 달했다. 코인텔레그래프(Cointelegraph)는 참여율이 58%로 네트워크가 정한 40% 정족수를 넘었다고 전했다.

이번 투표가 곧바로 셧다운이나 토큰 이전을 발생시키는 것은 아니다. 핵심 기여자들은 다른 블록체인에 연동된 자산의 인출 기간, 스냅숏 블록 높이, 셧다운 일정, 토큰 청구 절차, 거래소 전환 기간 등을 담은 후속 제안을 별도로 제출할 계획이다. 전환 기간에도 밸리데이터(검증인)는 계속 운영되고 스테이킹 보상도 유지된다.

왜 자체 체인을 접나…AI 앱 아누마에 화력 집중 — AI 자료 이미지

왜 자체 체인을 접나…AI 앱 아누마에 화력 집중

제타체인은 2021년 비트코인·이더리움·솔라나 등 서로 다른 블록체인의 자산과 데이터를 연결하는 상호운용성 프로젝트로 출발했다. 2023년에는 블록체인닷컴, 제인스트리트캐피털(Jane Street Capital), 휴먼캐피털(Human Capital), 스카이나인캐피털 등으로부터 2700만 달러(약 374억 원, 1달러 1,386원 기준)를 투자받아 코스모스 SDK 기반 레이어1 개발에 투입했다.

하지만 제타체인은 이제 독자 블록체인 운영이 프라이버시 중심 AI 애플리케이션 아누마에 집중하려는 방향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제안 68호에서는 코스모스 기반 네트워크를 운영하려면 수십 개에 달하는 독립 밸리데이터에 걸쳐 보안 권고와 패치를 조율해야 하는데, AI 도구로 취약점을 찾기 쉬워지면서 이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솔라나로 옮기면 이 밸리데이터 인프라를 대체하고 기여자들이 아누마와 AI 애플리케이션 계층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타체인은 앞으로 “모든 기여자의 시간”을 ZETA, 아누마, 솔라나 위 개발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아누마는 올해 2월 이후 30만 명이 넘는 이용자를 모았고 35개 AI 모델에 걸쳐 100만 건이 넘는 요청을 처리했다고 크립토슬레이트가 전했다. 아누마 계정에는 지갑이 함께 딸려 있어, 이번 이전으로 이들 이용자가 토큰과 함께 솔라나 생태계로 유입될 수 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됐다. 제타체인은 아누마의 핵심 기술로 암호화한 맥락 정보를 여러 AI 모델에 걸쳐 이어서 쓸 수 있게 하는 프라이빗 메모리 레이어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ZETA, 체인을 지키던 자산에서 AI 이용권으로

이전이 완료되면 ZETA의 경제적 역할도 달라진다. 제타체인 네이티브 잔액은 발행량 변동 없이 1대1로 솔라나 네이티브 SPL 토큰으로 바뀌고 티커도 동일하게 유지된다. 이전이 끝나면 솔라나판 ZETA가 공식 버전이 되고 제타체인 자체 레이어1은 종료된다.

제타체인은 ZETA를 독립형 지분증명 네트워크를 지지하는 자산이 아니라 AI 제품에 접근하는 이용권으로 자리매김하려 한다. 아누마는 이미 이용자가 ZETA를 예치하면 AI 사용에 쓸 수 있는 크레딧으로 바꿔주는 방식을 운영 중이며, 이 과정에서 예치된 토큰은 유통량에서 빠진다. 제타체인은 솔라나 위의 다른 AI 애플리케이션과 에이전트도 같은 방식을 쓰도록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제타체인은 솔라나를 택한 이유로 약 400밀리초의 트랜잭션 확정 속도, 네트워크에 유통되는 150억 달러 이상의 스테이블코인, 월 700억 달러에 달하는 탈중앙화거래소 거래량을 들었다. 잦은 결제나 모델 호출이 필요한 AI 애플리케이션에 필요한 속도와 유동성, 에이전트 결제 인프라를 갖췄다는 설명이다.

다만 세부 규정은 아직 남아 있다. 제타체인에서 옮겨오는 네이티브 잔액은 소수점 자리가 18자리에서 솔라나 방식인 9자리로 바뀌며 내림 처리되는데, 남는 소수 잔액을 어떻게 다룰지는 첫 제안에 명시되지 않았다. 이더리움과 BNB체인에 있는 ZETA는 제안 68호 적용 대상이 아니고 기존 베스팅(락업 해제) 일정도 그대로 유지된다.

잇따르는 L1 셧다운, 열쇠는 거래소가 쥐고 있다

독자 체인을 접고 토큰을 다른 네트워크로 옮기는 흐름은 제타체인만의 일이 아니다. 바운스빗은 지난 8월 권한 검증 결함이 악용돼 BB 토큰 약 300만 달러가 탈취된 뒤 독자 블록체인을 재가동하는 대신 토큰을 BNB 스마트체인으로 1대1 이전했다. 하모니도 9월6일 레이어1을 접고 네이티브 토큰 ONE을 이더리움 기반 ERC-20으로 옮기는 제안을 내놨는데, 이는 부정 발행된 ONE 토큰으로 인해 10만9000건 넘는 트랜잭션을 되돌리는 롤백 계획을 세운 지 몇 주 뒤 나온 AI 비디오 사업 전환 구상의 일부였다.

제타체인도 앞서 보안 사고를 겪은 바 있다. 지난 4월 크로스체인 게이트웨이 계약을 노린 공격으로 이더리움·아비트럼·베이스·BNB 스마트체인에 걸친 제타체인 관리 지갑에서 약 33만4000달러가 빠져나갔다. 제타체인은 이 취약점을 미리 알린 버그 바운티 제보를 “의도된 동작”으로 판단해 기각했던 사실을 나중에 인정했고, 이를 계기로 보안 프로세스를 다시 점검했다.

남은 일정은 결국 ZETA를 상장한 거래소들의 손에 달려 있다. 핵심 기여자들은 거래소들이 스왑 지원 방식을 확정한 뒤에야 두 번째 거버넌스 제안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형 거래소들은 토큰 이전 시 사전 공지 기간을 요구하기 때문에 셧다운 일정은 정해진 날짜가 아니라 거래소와의 협의 결과에 따라 정해진다.

후속 제안에는 제타체인에 여전히 연결된 자산의 인출 기간, 스냅숏·정지 블록 높이, 솔라나 청구 개시 시점, 거래소 보유 잔액 전환 방식이 담길 예정이다. 보유자 보호 장치와 밸리데이터 종료 절차도 함께 규정된다. 스테이킹의 미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는데, 보상은 레이어1이 종료될 때까지 계속되며 제타체인은 ZETA가 솔라나로 옮겨간 뒤 스테이킹이 어떤 형태로 남을지 계속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거래소들이 방식에 합의하고 토큰 보유자들이 이를 승인하기 전까지, 제타체인은 스스로 퇴역시키기로 한 인프라를 계속 운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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