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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공방과 기념품 상점이 주를 이루던 북촌이 브랜드들의 새로운 경험 마케팅 무대로 떠오르고 있다. F&B·패션·뷰티 등 다양한 업계 브랜드들이 플래그십 매장과 팝업스토어를 잇달아 선보이며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는 공간으로 북촌을 활용하는 흐름이다.

한때 팝업의 성지로 불리던 성수동은 월평균 90개의 팝업스토어가 운영될 만큼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2021년을 기점으로 복합문화공간이 생겨나고 20~30대를 대표하는 상권으로 부상한 성수동은 브랜드 팝업이 속속 들어서며 팝업 전쟁터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임대료가 치솟고 공간의 희소성이 희석되면서, 브랜드들은 차별화된 서사를 담을 수 있는 새로운 무대를 찾기 시작했다. 그 시선이 향한 곳이 북촌이다.
북촌로5가길에서 삼청로로 이어지는 이 상권은 카페와 공방, 작은 편집숍 위주에서 아디다스, 르라보, 말본 등 의류·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매장들이 잇따라 들어서며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외국인 관광객의 급증이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56만 명으로 전년 대비 18% 이상 늘었고, 카드 소비액은 같은 기간 50% 급증했다. 평일에도 수요가 뒷받침되는 '주7일 상권'으로 자리 잡자 자본력을 지닌 브랜드들이 기존 점포를 빠르게 대체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문화를 경험하려는 외국인 방문객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내국인과 글로벌 소비자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접점으로서의 가치가 높아진 것이다.
부동산 시장도 반응했다. 보증금 10억 원에 월세 5000만 원짜리 매물이 나오고 권리금은 최대 2~5억 원까지 치솟았다. 48년 노포도 폐업하는 상황이 벌어지며 젠트리피케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브랜드들이 북촌을 택하는 이유는 단순한 입지 조건이 아니다. 한옥 특유의 공간감과 분위기가 브랜드 철학을 색다르게 전달하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는 점이 핵심이다. 성수동이 산업 유산을 재해석한 '힙한' 공간이었다면, 북촌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서사 자체를 빌릴 수 있는 곳이다.
글로벌 치킨·버거 브랜드 KFC는 지난 4일부터 북촌 한옥 '와옥'에서 팝업 '켄터키 할아버지의 바삭한 집들이'를 14일까지 운영 중이다.

KFC의 헤리티지를 한국의 '집들이' 문화와 전통 공간인 한옥에 접목한 기획으로, 방문객은 치킨을 무제한으로 즐기며 브랜드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 팝업 한정 소스를 포함한 총 11가지 소스를 자유롭게 조합하는 소스바를 구성했고, 버켓 투호 챌린지, 버켓 청사초롱 아래에서 진행되는 DJ 세션, 도포와 전통 소품을 활용한 포토존 등 한국적 요소를 결합한 체험 콘텐츠도 마련됐다. 사전 예약은 오픈 당일 약 4시간 만에 전 회차가 마감됐다.

미국 LA 기반 골프웨어 말본은 지난 5월 '말본 가옥(MALBON GAOK)'을 북촌에 열었다. '집'이 주는 편안함과 한국적인 환대 정서를 바탕으로, 신상품과 협업 컬렉션, 북촌 전용 상품,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한 공간에 담았다.
아로마테라피 기반 스칼프·스킨케어 브랜드 아로마티카는 4월 '아로마티카 북촌'을 오픈했다. 한국의 향약 문화와 식물 치유 철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플래그십으로, 한옥 구조를 모티프로 설계한 공간에서 에센셜오일 체험과 개인 맞춤형 제품 제작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단기 팝업 무대로도 북촌은 꾸준히 선택받고 있다. 5월 초 프랑스 퍼퓸 브랜드 트루동은 락고재 컬쳐 라운지 애가헌에서 베르사유 궁전의 무화과 온실에서 영감을 받은 신제품 '피겨리 컬렉션'을 한옥 공간에 풀어냈다. 3월에는 프리미엄 티 브랜드 슈퍼말차가 북촌 아트선재 한옥에서 '슈퍼보리' 리뉴얼 론칭 기념 팝업을 약 2주간 운영했다. MLB·르라보도 북촌에 자리를 잡은 데 이어, 중국 글로벌 토이 브랜드 팝마트도 이달 북촌 신규 매장 오픈을 앞두고 있다.
북촌 상권의 변화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56만 명으로 전년 대비 18% 이상 늘었고, 카드 소비액은 같은 기간 50% 급증했다. 한국 문화를 직접 경험하려는 외국인들이 경복궁·창덕궁과 인접한 북촌으로 몰리면서, 이 일대는 내국인과 글로벌 소비자를 동시에 흡수하는 보기 드문 상권으로 자리 잡았다.
브랜드 입장에서 북촌은 단순한 오프라인 매장을 넘어 글로벌 소비자에게 브랜드 정체성을 각인할 수 있는 무대다. 한옥이라는 공간이 그 자체로 콘텐츠가 되고, 외국인 방문객의 SNS를 통해 브랜드 경험이 전 세계로 퍼지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성수동이 MZ세대의 국내 트렌드를 이끌었다면, 북촌은 K-컬처의 물결을 타고 글로벌 브랜드 마케팅의 새로운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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