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음식은 이제 옛 말…2년 넘게 만에 최고가 찍은 '이 메뉴'

치킨 한 마리 가격이 3만 원에 육박하면서 서민들의 대표 음식이라는 말도 옛말이 되고 있다.

양념 치킨 자료사진 / KUROKAWA MOKU-shutterstock.com

현재 치킨 시장은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모두가 한계에 부딪힌 유례없는 위기 상황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들은 치솟는 원가와 정부의 규제 때문에 숨이 막힌다고 호소하고 소비들은 매달 오르는 치킨값과 배달비 때문에 배신감을 느낀다며 지갑을 닫고 있다. 양쪽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치킨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은 갈수록 깊어지는 모양새다.

우선 업계에서는 정부가 도입한 중량 고지 제도를 두고 현실을 모르는 행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치킨은 공산품이 아니라 살아있는 생물을 튀겨내는 음식이기 때문에 조리 과정에서 수분이 빠지는 양을 일일이 통제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그동안 가격은 올리면서 정작 치킨 조각의 크기가 작아지거나 양이 줄어든 것 같다는 의구심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내가 내는 돈만큼 정확한 양을 받고 있는지 확인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정부의 방침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연한 권리 찾기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치킨 자료사진(AI로 제작)

하지만 치킨 프랜차이즈의 경제적 지표는 매우 부정적이다. 닭고기 가격은 조류인플루엔자 확산과 사료 값 인상으로 인해 통제 불가능한 수준까지 올라갔다.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말 닭고기 소매 가격은 1kg당 6534원을 기록하며 2023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도매 가격 역시 한 달 사이에 10.2%나 급등해 4240원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서며 수입 곡물 가격이 뛰었고 이는 다시 닭 사료 값 인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점주들은 닭고기뿐만 아니라 기름값과 인건비, 임대료까지 오르지 않은 것이 없다며 하소연한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부담 역시 최고조에 달했다. 소비자들은 치킨 한 마리 가격 자체도 부담스럽지만 여기에 더해지는 고액의 배달비에 큰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배달 플랫폼 이용료와 배달비가 치킨 가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되면서 소비자가 실제로 지불하는 금액은 체감상 이미 3만 원 선을 넘었다는 반응이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이제 치킨은 마음 편히 시켜 먹는 간식이 아니라 큰맘 먹고 주문해야 하는 특식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소득은 제자리인데 치킨값만 매년 오르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프랜차이즈 치킨 대신 마트에서 파는 저가 치킨으로 눈길을 돌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닭고기 등 육계 판매대 모습. / 연합뉴스

업계 본사들은 가맹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포장재나 기름값 일부를 지원하며 가격 인상을 최대한 늦추고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대형 프랜차이즈들이 매년 수백억 원에서 천억 원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본사의 이익을 줄여서라도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비판한다. 비용 상승의 책임을 오롯이 가맹점주와 소비자에게만 전가하고 본사는 배를 불리고 있다는 인식이다. 이러한 불신은 브랜드 불매 운동이나 저가 브랜드 선호 현상으로 이어지며 프랜차이즈 시장의 구조적인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결국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파는 쪽의 생존권과 사는 쪽의 가성비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점주들은 원가 압박을 견디다 못해 폐업을 고민하고 소비자들은 비싼 가격에 지쳐 주문을 포기하는 악순환이 시작됐다. 조류인플루엔자가 잦아들고 환율이 안정되어 닭값이 내려가더라도 이미 한 번 올라간 치킨 가격과 배달비가 다시 내려올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더 큰 걱정이다. 정부의 규제와 업계의 이익 추구, 그리고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이 충돌하는 가운데 치킨 시장은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거대한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기던 국민 간식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유통 구조의 혁신과 함께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는 상생의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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