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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1월 한 달에만 81조 원을 벌었다. 한 달 수익이 81조 원이다. 가난한 나라 국내총생산(GDP)에 맞먹는 돈을 30일 만에 굴려서 땄다. 그 결과 지난 1월 말 기준 국민연금 기금 적립금이 1540조4000억 원을 기록했다. 1500조 원 시대가 마침내 열린 것이다. 국민연금공단이 8일 발표한 내용이다.
국민연금공단이 공개한 기금 운용 현황에는 눈길을 끄는 숫자가 하나 더 있었다. 1988년 기금이 설치된 이후 누적 운용수익금이 1050조8000억 원에 이른다. 전체 적립금의 약 68%다. 쉽게 말하면 지금 쌓인 1540조 원 중 3분의 2가량은 국민이 낸 보험료가 아니라 투자로 번 돈이라는 뜻이다. 국민연금이 스스로 곳간을 채웠단 얘기다.
숫자를 뜯어보면 더 선명해진다. 국민들이 지금까지 낸 보험료 총액은 928조5000억 원. 여기서 연금 지급액과 관리운영비 등을 빼고 남은 순수 원금은 489조6000억 원 수준이다. 반면 투자로 올린 수익은 1050조8000억 원. 원금의 두 배가 넘는 수익을 투자로 만들어낸 셈이다. 기금 설치 이후 연평균 수익률이 8.04%에 이른다.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공격적인 자산 배분 전략이 있다. 과거 국민연금은 채권 중심의 보수적 운용으로 유명했다. 안전하지만 수익이 낮은 방식이었다. 그 전략이 바뀐 건 주식 비중을 대폭 늘리면서부터다. 지난 1월 말 기준 포트폴리오를 보면 주식이 58.4%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채권은 26.0%, 부동산·인프라 등 대체투자는 15.2%다. 전체 자산의 99.9%인 1539조3000억 원이 금융 부문에 집중돼 있다.
이 전략이 빛을 발한 건 지난해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한 해 동안 231조6000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연간 수익률이 무려 18.82%에 이른다. 1988년 기금 설치 이후 사상 최고 기록이다. 지난해 연금 지급액은 약 49조7000억 원. 지급액의 4.7배를 한 해에 벌어들인 셈이다. 같은 해 세계 주요 연기금과 비교해도 두드러진 성과였다. 일본 공적연금(GPIF)의 수익률은 12.3%,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는 15.1%였다.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IB)는 7.7%, 네덜란드 ABP는 -1.6%를 기록했다. 국민연금 18.82%는 주요 연기금 중 최고 수준이었다. 철저한 리스크 관리, 자산 배분 다변화, 성과 보상 체계 개선 등 운용 인프라 개선의 결과라고 국민연금공단은 밝힌다.
기금이 쌓이는 속도도 가팔랐다. 지난해 말 기준 적립금은 1458조 원이었는데 한 달 만에 81조5000억 원이 더 불었다. 1월 한 달 수익률은 5.56%였다.
지출 측면을 들여다보자. 기금 설치 이후 지금까지 연금으로 지급된 총액은 425조4000억 원, 관리운영비로 쓰인 돈은 13조5000억 원이다. 두 항목을 합쳐도 438조9000억 원. 그 두 배가 넘는 수익이 투자에서 나왔다.
국민연금을 둘러싼 환경도 변하고 있다. 올해부터 국민연금법 개정에 따라 보험료율이 기존 9%에서 9.5%로 인상됐다. 2033년까지 매년 0.5%포인트씩 올라 최종 13%에 도달하는 장기 로드맵이 시작됐다. 소득대체율도 43%로 높아졌다. 곳간은 커졌다. 곳간을 얼마나 오래 지킬 수 있을지가 다음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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