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한국이 생각나는 이탈리아 근황… ‘사우디 갔다가 3년 만 복귀’ 만치니, 0-2 패배에 5만 관중 야유
로베르토 만치니 이탈리아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로베르토 만치니 이탈리아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이탈리아 대표팀 복귀전에서 패배의 쓴맛을 봤다.

26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2026-2027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A 1조 1차전을 치른 이탈리아가 벨기에에 0-2로 패했다. 이탈리아는 조 최하위로 떨어지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이탈리아는 2006 국제축구연맹(FIFA) 독일 월드컵 우승 이후 월드컵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과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연달아 조별리그 탈락을 맛봤다. 2018 러시아 월드컵, 2022 카타르 월드컵, 2026 북중미 월드컵에는 아예 본선에 나서지 못했다. UEFA 유로 2012 준우승, 유로 2020 우승 등 유럽 무대에서 빛난 적은 있었지만, 이탈리아가 월드컵 4회 우승국임을 고려하면 최근 행보는 초라하다.

이탈리아는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 오르지 못한 뒤 강도 높은 쇄신을 하고자 했다. 이탈리아축구협회의 개혁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파올로 말디니가 기술이사로 선임됐다. 그러나 말디니는 불과 16일 만에 사퇴했다.

말디니는 기술이사로서 당시 맨체스터시티에서 막 물러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하지만 현실성이 없었던 데다 현지 매체들이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 후보 2순위가 안드레아 피를로, 3순위가 만치니 감독이라고 보도하며 현지의 불안감이 가중됐다. 실제로도 과르디올라 감독 선임 불발 후 곧바로 피를로 감독이 이탈리아 사령탑 유력 후보로 발돋움했는데, 그는 곧바로 러시아 베팅 업체 개인 스폰서를 받으며 도박 홍보 금지 규정 및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위반했다는 도덕성 논란이 일며 후보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이 여파로 말디니가 기술이사직에서 물러나고 조반니 말라고 이탈리아축구협회장이 바라던 만치니가 이탈리아 지휘봉을 잡았다. 만치니 감독은 피오렌티나, 라치오, 인테르밀란, 맨시티 등을 이끌며 여러 우승을 차지한 명장이며, 2018년 이탈리아에 부임했을 때도 유로 2020 우승이라는 확실한 성과를 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 후에도 유임될 정도로 신임이 두터웠는데, 2023년 사우디아라비아의 거액 연봉 제안을 받고 돌연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직을 내려놓으며 이탈리아 팬들의 미움을 샀다.

만치니 감독은 사우디에서 3,000만 유로(약 465억 원) 연봉을 받았는데,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한국에 패배해 16강에서 탈락하는 굴욕을 맛봤다. 그는 2024년 10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치르던 중 사퇴를 선언했고, 1년 가까이 휴식하다가 2025년 11월 카타르의 알사드에 부임해 깜짝 리그 우승을 하며 건재를 증명했다.

만치니 감독은 여러모로 어려움에 빠진 이탈리아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감독이었음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첫경기에서는 벨기에의 미카 호츠와 도디 루케바키오에게 연달아 실점하며 무너졌다. 최근 이탈리아 축구 인기가 사그라들었음을 방증하듯 7만 석 규모의 경기장에는 47,155명의 관중만 왔는데, 이날 이탈리아 팬들은 호츠에게 선제실점을 하자마자 이탈리아에 야유를 퍼부었다. 경기 종료 후에도 이탈리아 선수단과 만치니 감독을 향한 야유는 계속됐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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