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프리킥 골' 손흥민"민재가 와서 슛하라고 하더라"[에콰도르전 현장]
손흥민(남자 축구대표팀). 김희준 기자
손흥민(남자 축구대표팀). 김희준 기자

[풋볼리스트=수원] 김희준 기자= 손흥민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치른 경기 소감을 밝혔다.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초청 친선경기를 치러 에콰도르에 3-0으로 완승했다. 한국은 오는 28일 우루과이, 10월 2일 베네수엘라, 6일 우즈베키스탄과 차례로 경기한다.

이날 손흥민은 투톱 중 한 자리에 선발로 나섰다. 한국은 4-4-2 전형으로 나섰다. 손흥민과 오현규가 투톱으로 출격했고 송민규, 이재성, 박진섭, 정승원이 미드필더진을 이뤘다. 조현택, 김민재, 이한범, 설영우가 수비라인을 구축했고 김승규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손흥민은 필요한 위치에 들어가는 움직임으로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했다. 전반 9분 김민재가 앞으로 내준 공을 손흥민이 이어받아 정승원과 2대1 패스로 수비를 뚫어냈다. 이후 전진 과정에서 학손 포로소에게 걸려 넘어졌고, 포로소는 경고를 받았다.

손흥민은 전반 22분 이재성이 높은 위치에서 공을 끊어낸 걸 정승원이 연결하자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왼발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했다. 공은 손흥민이 좋아하는 궤적으로 갔으나 골문을 벗어났다.

손흥민은 한국이 오현규의 선제골로 1-0 앞선 후반 12분 추가골을 터뜨렸다. 오현규가 페널티박스 왼편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각도가 없는 상황에서 직접 슈팅으로 연결했고, 공은 오른쪽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정교한 킥을 자랑하는 손흥민만이 할 수 있는 기술적인 슈팅이었다.

손흥민은 후반 38분 김민수가 수비를 버텨내며 시작된 역습에서 공을 하프라인 부근에서 이어받아 페널티아크까지 전진하며 공을 뺏기지 않았고, 자신에게 수비가 몰린 걸 알고 왼쪽 페널티박스로 공을 밀어줬다. 그곳에 있던 오세훈이 시도한 슈팅은 골문 오른쪽으로 나갔다.

손흥민은 후반 39분 이동경과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손흥민은 관중석을 향해 박수를 치며 경기장을 빠져나왔고, 팬들은 열띤 환호로 답했다.

손흥민(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손흥민(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손흥민에게는 여러모로 만족스러웠을 경기였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나 "월드컵을 생각하면 당연히 마음이 너무 아프다. 우리뿐 아니라 팬들도 같은 심정이었을 거다. 결국 우리가 경기로 다시 보여드리는 수밖에 없다"라며 "오늘 한 경기로 너무 들뜨지 않았으면 하지만, 즐거웠다.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즐겁게 플레이하고, 선수들끼리 얘기하고 하는 부분들 덕분이었다. 그게 지속돼서 선수들 호흡이 좋아질 거다. 이번엔 준비 시간이 짧았는데 기본적인 걸 충실히 하자고 얘기했다. 그걸 잘 해줘서 재밌는 경기로 조금이나마 팬들을 위로드릴 수 있었다"라고 총평했다.

환상적인 프리킥 득점에 대해서는 "사실 그 위치에서는 슛을 할 생각을 거의 잘 안 한다. (김)민재 선수가 오더니 자신이 선수들을 앞쪽으로 붙일 테니 슈팅을 때리라고 얘기를 했다. 그래서 골키퍼 위치를 보니까 가까운 골대 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있더라. 그래서 먼 쪽을 보고 슈팅을 했는데 운이 좋았다. 그렇게 구석으로 들어가는 공은 실력과 기술도 필요하지만 결국 운도 필요하다. 민재 선수의 공이 큰 것 같다"라며 김민재에게 공을 돌렸다.

냉정히 말해 한국은 전반보다 후반에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관련해서는 "축구는 45분 경기가 아니다. 감히 다른 스포츠를 얘기하자면 복싱에서 우리가 잽을 계속 날리는 건 나중에 큰 스트레이트를 날리기 위한 빌드업"이라며 "우리도 처음 호흡을 맞춰보는 거라 감독님이 지시하는 걸 운동장에서 구현하는 데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후반에는 상대 선수들도 지쳐서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를 편안하게 할 수 있었다. 한 골이 나오니 상대는 더 조급해졌고, 우리가 그 타이밍마다 골을 잘 넣어서 경기를 수월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라고 분석했다.

손흥민은 이번 득점으로 A매치 통산 57골을 넣었다. 한국 축구 전설 차범근의 58골과는 단 1골 차이다. 손흥민은 "나보다 기자님들이 더 신경을 많이 쓰시는 것 같다"라며 웃은 뒤 "많은 얘기들이 나오니까 신경을 안 쓰려고 해도 안 쓸 수가 없다. 항상 그래왔듯 대표팀에서 뛰는 건 언제나 영광스러운 일이다. 여태까지 내가 이렇게 많은 A매치에서 정말 많은 골을 넣었지만 다 내 덕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선수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었다. 이때까지 같이 했던 감독님들, 코치님들, 그런 배움 덕에 내가 이렇게 많은 골을 넣었다. 나중에 언제든 그 기록을 깬다고 해도 그건 내 자랑이 아닌 동료와 모든 스태프, 뒤에서 응원해주는 팬들 덕이다. 그들에게 감사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 것"이라며 겸손을 보였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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