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특약] K조 콜롬비아: 위기를 넘은 콜롬비아, 역사상 최고의 월드컵을 꿈꾸다
다빈손 산체스(콜롬비아). 게티이미지코리아
다빈손 산체스(콜롬비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는 2014년부터 영국 권위지 '가디언'의 월드컵 네트워크(World Cup Experts' Network) 회원사입니다. '가디언'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출전국 현지 전문가와 협업해 완성한 심층 분석 기사를 양사 특약에 따라 풋볼리스트가 국내 독점 게재합니다.

▲ 콜롬비아의 대회 플랜

현재 콜롬비아 대표팀에는 2014 브라질 월드컵과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이 여전히 핵심 전력으로 남아 있다. 그 중심에는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있다. 일부 선수들은 이번 대회가 세 번째 월드컵 출전이며, 하메스 역시 여전히 대표팀의 중심 역할을 맡고 있다. 콜롬비아의 4-2-3-1 포메이션은 그의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측면에는 루이스 디아스가 버티고 있다. 그는 꾸준히 득점을 책임지는 공격 자원이지만, 소속팀 바이에른뮌헨에서 보여주는 폭발적인 영향력을 대표팀에서는 아직 완전히 재현하지는 못하고 있다.

콜롬비아의 월드컵 예선 여정은 롤러코스터와 같았다. 브라질을 2-1로 꺾고, 2024 코파 아메리카 결승 패배를 안겼던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설욕에 성공하는 등 인상적인 순간들이 있었다. 하지만 볼리비아 원정에서 0-1로 패한 뒤 상황이 급변했다. 이후 6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본선 진출마저 위태로워졌다. 다행히 마지막 고비에서 힘을 냈다. 볼리비아와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대승을 거두며 결국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했다.

다만 우려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지난 3월 크로아티아와 프랑스를 상대로 치른 평가전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을 보이며 의문부호를 남겼다. 그럼에도 60세의 네스토르 로렌소 감독은 낙관적인 시선을 유지하고 있다. 로렌소 감독은 아르헨티나 매체 라 나시온과 인터뷰에서 "콜롬비아는 주도적으로 경기하고 숨지 않는 축구를 추구한다. 그런 방식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목표는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축구를 하는 것이다. 선수들도 그 철학을 믿고 있다. 이제 좋은 출발을 하고 콜롬비아 역사상 최고의 월드컵을 만들어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감독: 네스토르 로센소

네스토르 로렌소 감독에게 이번 월드컵은 지도자로서 맞이하는 첫 번째 월드컵이다. 하지만 월드컵 무대 자체는 낯설지 않다. 1990 이탈리아 월드컵 당시 아르헨티나 대표팀 선수로 참가했고, 이후에는 호세 페케르만 감독의 수석 코치로 2006 독일 월드컵을 경험했다. 또한 콜롬비아 대표팀 코치로 2014 브라질 월드컵과 2018 러시아 월드컵에도 함께했다.

로렌소 감독은 페케르만과의 관계에 대해 "호세는 내게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 지도자 자격증을 막 취득했을 때 대표팀 코칭스태프에 합류할 기회를 줬다. 그는 내가 어릴 때부터 알고 지냈고, 대부분 감독과 선수의 관계였다. 아르헨티노스 주니어스 리저브팀에서도 나를 지도했다"고 말했다. 콜롬비아 대표팀 지휘봉을 잡기 전까지 로렌소 감독이 이끈 팀은 페루의 멜가르가 사실상 유일했다. 풍부한 감독 경력을 가진 인물은 아니지만, 콜롬비아 대표팀에서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수단의 신뢰를 바탕으로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며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했고, 이제는 콜롬비아 역사상 최고의 월드컵 성적에 도전하고 있다.

▲ 핵심 선수: 루이스 디아스

루이스 디아스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본격적으로 대표팀의 핵심 전력으로 성장한 선수다. 콜롬비아를 대표하는 스타로 자리매김한 계기는 2021 코파아메리카였다. 당시 브라질에서 열린 대회에서 4골을 터뜨리며 공동 득점왕에 올랐고, 콜롬비아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스물 아홉의 디아스는 한층 성숙한 선수로 성장했다. 특히 이번 시즌 바이에른뮌헨에서 보여준 활약은 세계 정상급 윙어라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콜롬비아 공격의 중심인 그는 대표팀에 대한 강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디아스는 ESPN과 인터뷰에서 "우리에게는 훌륭한 대표팀이 있고, 훌륭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있다. 예선 과정도 나쁘지 않았다. 매우 중요한 경기들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풍부한 경험과 결정력, 그리고 폭발적인 돌파 능력을 갖춘 디아스는 이번 월드컵에서도 콜롬비아의 가장 위협적인 공격 카드로 활약할 전망이다.

▲ 주목할 선수: 안드레스 고메스

안드레스 고메스는 아직 콜롬비아 대표팀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는 않았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2023년 12월 멕시코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고, 곧바로 결승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이후 우루과이 원정에서는 경기 막판 동점골을 넣으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비록 콜롬비아는 해당 경기에서 패했지만, 고메스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현재 브라질의 바스쿠다가마에서 활약 중인 고메스는 비교적 늦게 성장한 선수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24세가 된 지금은 대표팀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춘 공격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존 아리아스는 물론 루이스 디아스의 대안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고메스의 성장 배경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그는 콜롬비아 매체 초코 7 디아스에 기고한 글에서 "어린 시절 친구들이 목숨을 잃는 모습을 지켜봤고, 다른 친구들은 잘못된 길로 빠져드는 것도 봤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언제나 축구와 함께했다"고 회상했다.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정상급 무대에 오른 그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세계 축구팬들에게 더욱 널리 알릴 기회를 맞이하게 됐다.

▲ 언성 히어로: 헤페르손 레르마

콜롬비아 중원의 균형을 책임지는 선수는 헤페르손 레르마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아틀레티코우일라에서 성장한 뒤 실력을 인정받아 유럽 무대에 진출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호세 페케르만 감독은 예선 과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던 레르마를 최종 명단에 포함시키며 깜짝 발탁을 단행했다. 당시에는 의외의 선택으로 평가받았지만, 현재 그는 대표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자원이 됐다. 크리스털팰리스에서 활약 중인 레르마는 이제 리차르드 리오스와 함께 콜롬비아 중원의 확고한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벤피카 소속의 리오스가 창의성과 공격 전개를 담당한다면, 레르마는 그 뒤에서 궂은일을 맡는다. 넓은 공간을 커버하고 상대 공격을 차단하며 팀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그의 역할이다. 눈에 띄는 화려함은 적지만, 콜롬비아가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선수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레르마는 중원에서 묵묵히 팀을 지탱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 기억해야 할 선수

리차르드 리오스: 리차르드 리오스는 네스토르 로렌소 감독 체제에서 중원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선수다. 지금은 콜롬비아 대표팀의 주축 미드필더지만, 어린 시절 그의 꿈은 축구 선수가 아닌 풋살 선수였다. 안티오키아주 베가치 거리에서 축구를 시작한 리오스는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메데인 인근에 위치한 베가치는 금광으로 유명한 지역이지만, 사탕수수와 구아바를 활용한 전통 간식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리오스는 과거 "축구는 잘못된 길로 빠지는 것을 막아준 좋은 대안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브라질에서 열린 남미 U18 풋살선수권대회에서 콜롬비아 대표로 활약하던 중 플라멩구의 눈에 띄었다. 이후 테스트 기회를 얻으며 본격적으로 축구 선수의 길을 걷게 됐다. 리오스는 "고국을 떠나는 일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다. 하지만 나에게는 큰 동기부여가 됐다. 브라질 밖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브라질을 축구의 나라로 생각한다"고 회상했다. 콜롬비아 특유의 강인함과 브라질에서 익힌 기술은 그의 가장 큰 자산이 됐다. 멕시코 임대 시절에는 심각한 무릎 부상을 겪기도 했지만 이를 극복했고, 지난해 클럽월드컵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뒤 벤피카 이적에 성공했다. 현재 리오스는 헤페르손 레르마와 함께 콜롬비아 중원의 중심을 책임지고 있다. 뛰어난 활동량과 기술, 전진성이 강점인 그는 이번 월드컵에서도 콜롬비아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선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루이스 디아스(오른쪽, 콜롬비아). 게티이미지코리아
루이스 디아스(오른쪽, 콜롬비아). 게티이미지코리아

다니엘 무뇨스: 다니엘 무뇨스는 비교적 늦게 꽃을 피운 선수다. 콜롬비아의 대표적인 금광 지역인 아말피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아틀레티코 나시오날의 열성 팬이었다. 경기장을 찾아 응원하는 것이 일상이었지만, 정작 자신의 축구 인생은 순탄하지 않았다. 18세가 됐을 무렵 여러 구단 입단 테스트에서 잇따라 탈락한 무뇨스는 한때 축구를 포기하기도 했다. 미국으로 건너가 새로운 일을 찾으려 했지만 비자 발급에 실패하면서 계획도 무산됐다. 그러던 중 토탈 사커가 그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무뇨스는 당시를 떠올리며 "나보다 어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해야 했고, 일부 동료들은 이미 프로 선수였다.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21세에 리오네그로의 아길라스 도라다스에서 프로 데뷔에 성공했고, 이후 어린 시절부터 동경하던 아틀레티코 나시오날의 관심을 받으며 커리어를 발전시켰다. 이후 벨기에의 헹크를 거쳐 유럽 무대에 안착한 그는 현재 크리스털 팰리스의 핵심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구단 역사상 첫 메이저 트로피인 FA컵 우승에 크게 기여하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대표팀에서도 왕성한 활동량과 공격 가담 능력을 바탕으로 오른쪽 측면을 책임지고 있는 무뇨스는 이번 월드컵에서도 콜롬비아의 중요한 무기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다빈손 산체스: 다빈손 산체스는 콜롬비아를 대표하는 수비수 중 한 명이다.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 출신이 아닌 남미 선수들에게 유럽 진출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산체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2017년 아약스를 떠나 토트넘홋스퍼로 이적했을 당시 한 토트넘 팬은 온라인에서 "다빈손 산체스가 대체 누구냐?"라고 반응하기도 했다. 하지만 산체스는 이미 아틀레티코 나시오날에서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우승을 경험했고, 아약스에서도 성공적으로 유럽 무대에 안착한 상태였다. 당시 4,200만 파운드의 이적료로 토트넘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 기록을 세운 그는 초반의 의구심을 극복하고 팀의 핵심 수비수로 자리 잡았다. 이후 2019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 멤버로도 활약했다. 만약 그가 축구 선수가 되지 않았다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 산체스는 2018년 월드컵 데뷔를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수학을 잘하는 편이었다. 아마 숫자와 관련된 분야를 공부했을 것이다. 공학이나 경영학 같은 분야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갈라타사라이에서 활약 중인 그는 두 차례 튀르키예 쉬페르리그 우승을 경험하며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풍부한 국제 무대 경험과 안정적인 수비력을 갖춘 산체스는 이번 월드컵에서도 콜롬비아 수비진의 중심축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콜롬비아 응원단. 서형권 기자
콜롬비아 응원단. 서형권 기자

▲ 예상 선발 라인업: 4-2-3-1
카밀로 바르가스 - 다니엘 무뇨스, 다빈손 산체스, 존 루쿠미, 요한 모히카 - 리차르드 리오스, 헤페르손 레르마 - 존 아리아스, 하메스 로드리게스, 루이스 디아스 - 루이스 수아레스

▲ 콜롬비아 팬들이 월드컵에서 보여줄 특징
콜롬비아 팬들은 세계에서 가장 열정적이고 충성도가 높은 축구 팬들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그들은 2014 브라질 월드컵은 물론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경기장을 가득 메우며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국과 멕시코에는 많은 콜롬비아 이민자들이 거주하고 있어, 경기장 곳곳이 콜롬비아를 상징하는 노란색으로 물들 전망이다. 캐나다 내 콜롬비아 교민 규모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전체적인 응원 열기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경기는 결승전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 두 번째로 많은 티켓 신청이 몰린 경기로 알려졌다. 다만 콜롬비아 팬들은 행동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2024 코파 아메리카 당시 미국에서 열린 경기에서 일부 관중들이 소란을 일으킨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번 월드컵에서는 현지 당국의 관리와 감독이 더욱 엄격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콜롬비아 팬들은 특유의 열정적인 응원 문화와 축제 같은 분위기로 이번 월드컵에서도 강한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된다.

글= 호세 올란도 아센시오(앨티엠포)
편집= 김동환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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