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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는 2014년부터 영국 권위지 '가디언'의 월드컵 네트워크(World Cup Experts' Network) 회원사입니다. '가디언'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출전국 현지 전문가와 협업해 완성한 심층 분석 기사를 양사 특약에 따라 풋볼리스트가 국내 독점 게재합니다.
▲ 콩고민주공화국의 대회 플랜
세바스티앙 데사브르 감독 체제에서 변화한 콩고민주공화국 대표팀을 설명하는 가장 적절한 문장은 아마도 "규율은 경기장 위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그의 말일 것이다. 프랑스 출신의 데사브르 감독은 오랫동안 혼란과 기복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대표팀에 체계와 질서를 심어 넣었다. 그는 단순한 감독이라기보다 잉글랜드식 '매니저'에 가까운 인물이다. 수비 위치 선정부터 축구협회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이르기까지 세부적인 부분에 집착할 정도로 꼼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그 접근법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2022년 부임 당시에는 4-2-3-1 포메이션을 주로 사용했지만, 이후 점진적으로 전술을 발전시켰다. 현재 콩고민주공화국은 수비형 미드필더 한 명을 중심에 두고, 활동량이 풍부한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압박과 전진을 담당하는 4-1-4-1 전형을 가장 자주 사용한다.
최전방에는 주로 세드릭 바캄부가 배치된다. 그는 끊임없는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진을 흔드는 역할을 맡고 있다. 또한 상황에 따라 스리백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도 능숙하다. 토고와 남수단을 상대한 예선 경기에서도 이러한 변화를 활용했다.악셀 튀앙제브와 샹셀 음벰바처럼 후방 빌드업 능력을 갖춘 수비수들, 그리고 아르튀르 마수아쿠와 애런 완비사카 같은 윙백들이 있어 보다 공격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데사브르 감독을 향한 가장 큰 비판은 공격력이다. 콩고민주공화국은 화려한 공격 축구를 펼치거나 오픈플레이에서 많은 기회를 만들어내는 팀은 아니다. 하지만 수비만큼은 확실하다. 데사브르 감독 체제에서 콩고민주공화국은 단 한 번도 두 골 차 이상으로 패한 적이 없다. 이러한 끈질긴 생존력이 월드컵 본선 진출의 원동력이었다. 카메룬을 탈락시켰고, 나이지리아를 승부차기 끝에 제압했다. 또한 대륙 간 플레이오프에서는 자메이카를 경기 종료 직전 극장골로 꺾으며 월드컵 진출권을 거머쥐었다.
▲ 감독: 세바스티앙 데사브르
콩고민주공화국 팬들은 세바스티앙 데사브르 감독을 종종 '타투 세바(Tatu Seba)', 즉 '아버지 세바'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2022년 대표팀 지휘봉을 잡기 전까지 우간다, 이집트, 모로코, 튀니지, 앙골라, 코트디부아르, 카메룬 등 아프리카 각지에서 풍부한 지도자 경험을 쌓았다. 프랑스의 니오르 감독직을 내려놓고 아프리카에서 가장 재능 있는 팀 중 하나이면서도 구조적으로는 복잡한 문제를 안고 있던 콩고민주공화국 대표팀에 부임했다.
그는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콩고민주공화국은 진정한 축구의 나라다. 사람들은 대표팀을 사랑하고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실용주의 성향이 강한 데사브르 감독은 무엇보다 연속성과 안정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베테랑 공격수 세드릭 바캄부는 데사브르 감독이 대표팀에 마침내 '틀'을 만들어줬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그의 가장 큰 성과는 선수단을 하나로 묶었다는 점이다. 오랜 기간 뚜렷한 정체성과 결속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콩고민주공화국 대표팀은 데사브르 감독 아래에서 명확한 팀 컬러를 갖춘 조직으로 거듭났다.
▲ 핵심 선수: 요안 위사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을 건너뛰고 무릎 부상 회복에 집중했던 요안 위사가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 팬들은 그를 '코보(Kovo)', 즉 '대머리'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위사는 브렌트퍼드 시절 콩고민주공화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한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뉴캐슬유나이티드로 이적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대표팀에서는 주로 왼쪽 측면 공격수로 기용된다. 빠른 스피드와 영리한 움직임, 그리고 적극적인 전방 압박 능력을 갖춘 것이 강점이다. 뉴캐슬에서의 첫 시즌은 부상으로 인해 순탄치 않았다. 하지만 정상 컨디션을 유지할 경우 위사는 여전히 콩고민주공화국이 보유한 가장 위협적인 공격 자원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그는 대표팀 공격의 중심이자, 국제 무대에서 가장 높은 인지도를 지닌 콩고민주공화국의 간판스타로 주목받고 있다.
▲ 주목할 선수: 은갈라옐 무카우
은갈라옐 무카우의 플레이에는 또래 선수들에게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우아함이 있다.큰 신장과 뛰어난 기술, 그리고 정확한 왼발을 갖춘 그는 21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간다. 릴에서 활약하는 미드필더인 무카우는 볼을 되찾아오는 능력은 물론, 압박을 벗겨내고 전진 패스를 연결하는 데 능하다. 또한 순간적인 터치 한 번으로 공격의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재능도 갖췄다. 벨기에는 그를 자국 대표팀에 남기기 위해 노력했지만, 무카우는 일찌감치 콩고민주공화국 대표팀을 선택했다. 그는 현재 대표팀 세대교체를 이끌고 있는 벨기에계 콩고 출신 유망주들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이미 바르셀로나를 비롯한 여러 유럽 명문 구단과 연결되고 있는 그는 콩고민주공화국 축구의 미래로 평가받는다. 이번 월드컵은 무카우가 자신의 이름을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아프리카 축구를 대표할 차세대 미드필더로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언성 히어로: 사뮈엘 무투사미
득점도 많지 않고, 도움을 기록하는 선수도 아니다. 하지만 무투사미만큼 중요한 선수도 드물다. 무투사미는 데사브르 감독 전술의 핵심 축이다. 그는 끊임없이 압박하고, 공을 가로채며, 빈 공간을 메운다. 또한 소유권을 되찾은 뒤 안정적으로 공을 연결하는 역할까지 수행한다. 화려한 플레이와는 거리가 있지만, 꾸준함과 헌신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강도 높은 활동량과 희생정신을 바탕으로 팀의 분위기를 이끄는 선수다. 그는 자메이카와의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콩고 축구 매체 레오파즈풋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경기장에 모든 것을 쏟아부을 것이다. 두려움을 안고 경기에 나설 수는 없다."라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그의 한마디는 현재 콩고민주공화국 대표팀을 가장 잘 설명하는 문장이기도 하다. 끈질기고, 투쟁적이며, 강한 정신력을 갖춘 팀. 무투사미는 그 정신을 가장 잘 상징하는 선수다.
▲ 기억해야 할 선수
리오넬 음파시: 리오넬 음파시는 콩고민주공화국 대표팀에서 가장 흥미로운 이력을 가진 선수 가운데 한 명이다. 현재 프랑스 리그앙 르아브르에서는 백업 골키퍼로 뛰고 있지만, 대표팀에서는 의심의 여지 없는 주전 수문장이다. 그리고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을 때는 종종 최고의 활약을 펼친다. 파리생제르맹(PSG) 유소년팀 출신인 그는 오랫동안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이후 프랑스 2부리그 로데즈에서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으며 비로소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프랑스에서 태어난 그는 20대 중반이 되어서야 프로 무대에서 확실한 주전 자리를 확보했다. 그를 대표팀의 영웅으로 만든 장면은 2024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나왔다. 이집트와의 승부차기에서 결정적인 킥을 성공시킨 그는 미소를 지은 채 키커로 나서는 여유를 보였고, 이 장면은 콩고민주공화국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2021년 '레오파즈푸트'와 인터뷰에서 "부모님은 콩고민주공화국 출신이고 지금도 그곳에 가족들이 살고 있다. 아직 방문할 기회는 없었지만 언젠가 꼭 가보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대표팀을 선택한 여러 이중국적 선수들처럼 음파시 역시 축구를 통해 자신의 뿌리와 연결됐다. 그리고 지금은 콩고민주공화국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선수 가운데 한 명으로 자리 잡았다.
악셀 튀앙제브 : 콩고민주공화국의 52년 기다림을 끝낸 선수. 악셀 튀앙제브를 설명하는 가장 간단한 표현이다. 그는 자메이카와의 대륙 간 플레이오프에서 후반 추가시간 9분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리며 콩고민주공화국의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경기 후 그는 "샹셀 음벰바가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하라고 했다. 공은 배에 맞고 들어갔지만 그건 내 문제가 아니다. 경기는 끝났고 우리는 월드컵에 진출했다"고 했다. 이 한 골로 튀앙제브는 고향인 이투리 지역의 영웅이 됐다. 오랜 분쟁으로 상처를 입은 지역 사회에 큰 자부심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유소년팀 주장 출신인 그는 한때 PL을 대표할 수비수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반복된 부상이 그의 성장을 가로막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빌드업 능력과 현대적인 수비 스타일, 그리고 타고난 리더십은 여전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오랜 고민 끝에 콩고민주공화국 대표팀을 선택한 그는 이제 대표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대표팀 데뷔 후 첫 11경기에서 팀은 단 한 차례만 패배했는데, 그 경기 역시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알제리전이었다. 한편 그는 2024년 설거지를 하던 중 발생한 사고로 엄지손가락을 잃을 뻔한 아찔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커리어를 지나 월드컵 무대에 서게 된 튀앙제브는 이번 대회에서 콩고민주공화국 수비의 핵심으로 활약할 전망이다.
노아 사디키: 콩고민주공화국 축구의 미래를 상징하는 선수다. 20세가 되기 전 콩고민주공화국 대표팀을 선택한 그는 아직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이중국적 유망주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남겼다. 벨기에에서 성장한 사디키는 만약 다른 선택을 했다면 벨기에 대표팀과 함께 월드컵 무대를 밟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일찌감치 콩고민주공화국을 선택했고, 그 결정은 팬들의 큰 지지를 받았다. 팬들은 그를 '막내'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성숙함과 리더십을 갖춘 선수로 평가받으며, 벌써부터 미래의 주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사디키는 공수 양면에서 활약할 수 있는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다. 왕성한 활동량과 넓은 활동 반경을 바탕으로 경기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유형의 선수다. 선덜랜드에서 PL 데뷔 시즌을 성공적으로 치른 그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릴 기회를 맞이했다. 콩고민주공화국 팬들은 사디키가 이번 대회를 계기로 대표팀의 현재뿐 아니라 미래까지 책임질 선수로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 콩고 팬들이 월드컵에서 보여줄 특징
최근 에볼라 확산 사태 이전부터 콩고민주공화국 팬들에게 미국 원정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비자 발급 문제와 경제적 부담 때문에 많은 팬들이 직접 월드컵 현장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대표팀은 미국과 북미 지역에 거주하는 콩고 디아스포라 팬들의 응원에 크게 의존할 전망이다. 특히 텍사스 지역에는 적지 않은 콩고계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다.
다행히 콩고민주공화국 팬들은 아프리카에서도 가장 열정적인 응원 문화로 유명하다. 이들이 있는 곳에는 춤과 노래, 화려한 의상, 페이스 페인팅, 그리고 넘치는 에너지가 함께한다. 콩고의 축구 문화는 음악과 축제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팬들 역시 유쾌함과 뛰어난 흥겨움으로 잘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슈퍼팬 '루뭄바 베아'다. 그는 콩고 독립운동의 상징인 파트리스 루뭄바 동상을 본떠 한쪽 팔을 들어 올린 채 90분 내내 움직이지 않는 응원으로 유명세를 얻었다.루뭄바 베아는 지난 3월 멕시코 입국 비자 발급이 거절되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정부 차원의 지원 속에 여전히 월드컵 현장 방문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 루이스 무코마(레오파즈 푸트)
편집= 김동환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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