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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재계약 첫해 '리그 최소 실책' 수비 야구와 과감한 단기전 승부수 조화
현대·삼성 왕조 기운 대구로 다시 불러들이며 12년 만의 V9 지휘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4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회초 삼성 박진만 감독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2026.11.7 psik@yna.co.kr
(대구=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9부 능선을 넘었지만, 방심은 없습니다. 내일 5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낸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겠습니다."
한국시리즈 4차전 승리 직후 박진만(49)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남긴 출사표는 하루 만에 현실이 됐다.
선수 시절 '왕조 유격수'로 군림했던 박 감독은 특유의 부드러운 소통 리더십과 단기전 승부사 기질을 앞세워 사령탑 첫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삼성은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 wiz와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5차전에서 12-1로 승리해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정상에 등극했다.
삼성은 2014년 이후 12년 만에 한국시리즈를 제패했으며, 1985년 전·후기 통합 우승을 포함해 통산 9번째 우승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박 감독은 현역 시절 KBO리그를 대표하는 '우승 청부사'였다.
1996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해 2004년까지 철벽 유격수로 활약하며 네 차례(1998·2000·2003·2004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2005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삼성으로 이적한 뒤에도 곧바로 2005년과 2006년 2년 연속 통합우승 주역으로 뛰었다.
특히 2006년 한국시리즈에서는 탄탄한 수비와 알토란 같은 타격으로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선수로만 6차례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낀 박 감독은 2006년 한국시리즈 MVP 수상 이후 정확히 20년 만에 같은 팀 사령탑으로 다시 한국시리즈 정상을 밟았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선수 시절 현대와 삼성에서 몰고 다녔던 '왕조의 기운'을 감독이 되어 대구로 다시 불러들인 셈이다.
지도자로서 걸어온 길도 탄탄했다.
2015년 SK 와이번스에서 현역 생활을 마친 그는 2016년 SK 수비 코치로 지도자 첫발을 뗐다.
이듬해인 2017년 삼성으로 돌아와 2군 수비 코치, 1군 수비·작전·3루 코치를 두루 거치며 선수단 파악을 마쳤고, 2022년 퓨처스(2군) 감독을 맡아 유망주 육성에 힘썼다.
같은 해 8월 허삼영 감독의 뒤를 이어 1군 감독대행 지휘봉을 잡아 팀을 빠르게 수습한 공로를 인정받아 정식 사령탑에 올랐다.
부임 후 박 감독은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삼성 체질을 바꿨다.
(수원=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4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t wiz의 경기에서 연장 혈투 끝에 3대2로 승리한 삼성 디아즈가 박진만 감독에게 90도 인사를 하고 있다. 2026.11.4 superdoo82@yna.co.kr
권위를 내세우거나 큰소리를 내기보다 선수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며 자율과 책임을 부여했다.
연패에 빠지거나 위기가 찾아왔을 때는 사령탑으로서 실수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빠르게 분위기를 추슬렀다.
성과는 성적으로 나타났다.
2024년 예상을 깨고 삼성을 한국시리즈 무대(준우승)에 올려놓았고, 2025년에는 시즌 중반 8위까지 처졌던 팀을 4위로 끌어올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일궜다.
삼성 구단은 지난해 11월 박 감독과 계약기간 2+1년, 최대 23억원에 재계약하며 '소통 리더십과 팀 관리 능력'에 신뢰를 보낸 것과 동시에 방향을 재확인했다.
재계약 첫해인 올 시즌에는 자신의 전공인 '수비 야구'를 완벽하게 뿌리내렸다.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삼성이 10:5로 승리 후 박진만 감독이 선수들과 기뻐하고 있다. 2026.11.7 mtkht@yna.co.kr
삼성은 올해 정규시즌 최소 실책 1위(85개)와 수비율 1위(0.984)를 동시에 달성하며 공수 균형을 완성했다.
외유내강형 성품 이면에 감춰둔 과감한 승부사 기질은 올해 가을야구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플레이오플 앞두고 마무리 김재윤이 부상으로 빠지자 에이스 원태인을 불펜으로 돌려 뒷문 불안을 잠재웠고, 한국시리즈 들어 최원태의 부진으로 선발 투수가 부족해지자 원태인을 복귀시키는 유연한 마운드 운용을 선보였다.
1차전 패배 후에는 크리스 페덱과 아리엘 후라도의 이닝 소화력을 극대화하고, 4차전에서는 젊은 투수 장찬희를 대체 선발로 내세워 승리를 낚는 용병술로 정규시즌 1위 kt를 압도했다.
최고참 최형우와 강민호, 주장 구자욱이 솔선수범하고 신예들이 겁 없이 날뛰는 '하나 된 팀'을 완성한 박 감독은 2년 전 한국시리즈 준우승 아픔을 씻어내며 명장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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