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시상식 직전 빌린 립스틱…박시은 "손 떨려서 부러뜨렸어요"(종합)

"정다래 보며 꿈 키워…수구 선수 동생 하은이에게도 자랑스러운 누나"

박시은 깜짝 은메달
(도쿄=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24일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수영 여자 200m 평영 결승에서 2분22초69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획득한 한국 박시은이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6.9.24 mon@yna.co.kr

(도쿄=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평영 200m에서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건 박시은(19·강원특별자치도체육회)이 끝내 참았던 눈물을 훔쳤다.

박시은은 24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2분22초69를 기록, 1위 가토 고토미(일본·2분22초57)에 불과 0.12초 뒤진 2위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은메달 획득한 박시은
(도쿄=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24일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수영 여자 200m 평영 결승. 한국 박시은이 2분22초69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획득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6.9.24 mon@yna.co.kr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박시은은 눈시울을 붉힌 채 "초등학생 때 정다래 선수의 경기 영상을 보며 늘 이 무대를 꿈꿔왔다"며 "남들 다 쉴 때도 하루도 쉬지 않고 꾸준히 수영만 해왔는데, 그 시간이 스쳐 지나가 해방감에 먼저 눈물이 났다"고 털어놨다.

은메달 획득한 박시은
(도쿄=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24일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수영 여자 200m 평영 결승. 한국 박시은이 2분22초69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획득한 뒤 미소짓고 있다. 2026.9.24 mon@yna.co.kr

이어 "1등을 목표로 출전했는데 아주 작은 차이로 놓쳐 아쉬운 마음도 든다"면서도 "하지만 바로 다음 목표가 생겼으니 또 쉴 수는 없을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다래는 2010년 광저우 대회 이 종목 여자 평영 200m 깜짝 금메달을 땄다.

박시은은 "생중계를 본 것은 아니고 평영을 시작하고 나서 영상을 찾아보다 정다래 선수를 알게 됐다"면서 "너무 멋져서 댓글도 많이 달았다. 기회가 된다면 꼭 만나보고 싶다"고 '팬심'을 숨기지 않았다.

박시은은 100m 지점까지 3위로 달리다 150m 구간에서 폭발적인 스퍼트로 가장 먼저 턴했다.

마지막 50m는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인 끝에 2위로 경기를 마쳤다.

은메달 기뻐하는 박시은
(도쿄=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24일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수영 여자 200m 평영 결승. 한국 박시은이 2분22초69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획득한 뒤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2026.9.24 mon@yna.co.kr

그는 "경쟁 선수들을 분석해보니 초반부터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레이스가 많았다"며 "나는 반대로 막판 뒷심으로 대결해야겠다고 판단해 평소 다시는 못 할 정도로 혹독하게 지구력 훈련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도쿄 경기장 관중석에는 부모님이 직접 찾아와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현장에 오지 못한 수구 선수 동생과 언니에 대한 애틋함도 드러냈다.

역영하는 박시은
(도쿄=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24일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수영 여자 200m 평영 예선. 한국 박시은이 역영하고 있다. 2026.9.24 mon@yna.co.kr

박시은은 "동생 박하은은 강원체고 수구 골키퍼로 이번 전국체전에 나서고 청소년 대표에도 뽑혔다"며 "한 시간마다 연락이 와서 귀찮기도 했지만, 누나를 따라 국가대표가 되고 싶어 하는 동생에게 자랑스러운 누나가 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활짝 웃었다.

박시은의 다음 시선은 세계 무대로 향한다.

그는 "내년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거쳐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까지 무조건 선발돼 시상대에 오를 수 있도록 다시 훈련에 매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시은 깜짝 은메달
(도쿄=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24일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수영 여자 200m 평영 결승에서 2분22초69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획득한 한국 박시은이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6.9.24 mon@yna.co.kr

시상식이 끝난 뒤에는 귀여운 에피소드도 하나 전했다.

한다경(전북원스포츠단) 선배가 이거라도 바르고 올라가라고 립스틱을 건네줬다는 박시은은 "손이 너무 떨려서 부러뜨렸다. 사드려야 할 것 같다"며 울상 지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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