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국제대회 개인전 입상 없던 박지희, 여자 플뢰레 '새 희망'

예상 깨고 '깜짝 결승행'…"'러키'한 은메달…플뢰레에서도 애국가 울리기를"

은메달 목에 건 박지희
(도코나메[일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23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플뢰레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박지희가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6.9.23 saba@yna.co.kr

(도코나메[일본]=연합뉴스) 김보람 최송아 기자 = 국제대회 개인전에서 시상대에 선 적 없던 펜싱 여자 플뢰레 국가대표 박지희(24·서울특별시청)가 생애 첫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새로운 간판으로 나설 채비를 마쳤다.

23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의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펜싱 이틀째 경기는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 나선 오상욱(대전광역시청)의 2연패 도전으로 관심을 끌었다.

남자 사브르에선 현재 세계랭킹 2위인 도경동(대구광역시청)도 우승 후보로 꼽혀 더욱 시선이 쏠린 가운데 오상욱이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고, 또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은 여자 플뢰레 개인전에서도 결승 진출자가 나왔다.

세계랭킹 23위로 이전까진 국제대회 개인전 메달이 하나도 없던 박지희였다.

박지희는 2019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유망주였으나 성인 국가대표로는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

남현희와 전희숙 등이 세계 무대를 호령했던 2000∼2010년대 이후엔 여자 플뢰레의 존재감이 전반적으로 옅어졌고, 이번 대회 개인전에서도 2023년 항저우 대회(홍세나)와 같은 동메달 정도를 기대했으나 박지희가 예상을 깨고 결승까지 올랐다.

'아쉽다'
(도코나메[일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23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플뢰레 개인전 결승 경기. 한국 박지희가 일본 우에노 유카를 상대로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2026.9.23 saba@yna.co.kr

현재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세계랭킹 3위의 우에노 유카(일본)와의 결승전에선 0-12까지 밀린 끝에 4-15로 패했지만, 박지희는 고개 숙이지 않고 '은빛 미소'를 보였다.

박지희는 "메달은 꼭 따자고 생각하며 나왔는데, 은메달까지 따게 돼 진짜 정말 기쁘다. 제 개인전 첫 성과"라고 말했다.

현재 소속팀에서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플뢰레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인 전희숙 감독의 지도를 받는 그는 "감독님의 뒤를 이어 결승에 진출한 선수가 제가 될 수 있어서 더 기쁘다"고 했다.

다 끝나고서야 웃을 수 있었지만, 사실 박지희는 경기를 치르는 동안은 내내 긴장하고 불안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예선부터 몸도 무거워서 좋은 성적으로 올라가지 못했다. 아시안게임이 다른 대회보다 국내에서도 주목하는 경기라서 그런지 긴장했는데, 그래도 토너먼트에서 좋은 모습이 나와서 '러키'하게 은메달까지 나온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어 "협회장사인 SK텔레콤에서 대회를 앞두고 도입해준 인공지능(AI) 전력분석 시스템(SKT-FAN)이 있는데, 오기 전에 그 도움을 많이 받은 것도 성적의 요인이 됐다"고 덧붙였다.

득점하는 박지희
(도코나메[일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23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플뢰레 개인전 결승 경기. 한국 박지희가 일본 우에노 유카를 상대로 득점한 뒤 주먹을 쥐고 있다. 2026.9.23 hwayoung7@yna.co.kr

우에노와의 결승전에 대해선 "세계랭킹이 저보다 한참 높긴 해도 한 점 싸움을 하고 싶었는데, 잘못된 생각이었던 것 같아서 좀 아쉽다"고 되짚은 박지희는 "응원해주시는 분도 많았고 이런 대회에서 0-12라고 해서 포기하는 건 아닌 것 같아서 '0-15는 아니잖아'라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했다"고 강조했다.

3년 전 항저우에서 남녀 개인전을 통틀어 동메달 하나밖에 나오지 않아 고개를 숙였던 한국 플뢰레는 이번 대회에선 박지희의 은메달, 남자 개인전에서 윤정현(화성시청)의 동메달이 나오며 명예 회복의 발판을 놨다.

박지희는 26일 단체전에선 더 높은 위치를 꿈꾼다.

그는 "남자 사브르나 여자 에페에서 한국이 정말 강국인데, 여자 플뢰레도 강국이 돼서 애국가를 울릴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 팀원들 모두 1등 하겠다는 각오"라면서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딴 것이 플뢰레(2000년 시드니 남자 개인전 김영호)인데, 이번 대회를 계기로 플뢰레가 더 잘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의지를 다졌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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