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때 당대 최강을 꺾은 씨름꾼…홍현욱 장사 별세
[잡지 '씨름' 캡처]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1975년 고교 2학년 때 당대 최강 김성률(1948∼2004) 장사를 꺾으며 혜성같이 등장해 약 10년간 씨름판을 휩쓴 홍현욱(洪顯旭) 전 한국씨름연맹 경기본부장이 지난 16일 오전 8시께 부산 좋은삼선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17일 전했다. 향년 69세. 고인은 수년 전 교통사고를 당한 뒤 당뇨 등으로 투병한 것으로 알려졌다.

1957년 강원도 삼척(도계)에서 태어난 고인은 어릴 때 유도를 하다가 부친을 여읜 뒤 홀어머니를 모시려고 씨름에 입문했다. 1974년 씨름 명문 대구 영신고로 전학했고, 1년 만인 1975년 10월28일 서울운동장에서 열린 제29회 씨름선수권대회에서 김성률 장사를 2-0 스트레이트로 꺾으며 이름을 알렸다. 첫판은 들배지기, 둘째판은 잡치기를 구사했다. 김성률은 1970년대 초중반 모래판을 평정했고, 1981∼2004년 경남대 체육학과 교수로 있으면서 이만기를 길러냈다.

이후 고인은 이준희 현 대한씨름협회장과 함께 씨름판을 대표하는 선수로 활약했다. 씨름 프로화 전까지 전국선수권대회 2회, 대통령기 4회, 회장기 2회, KBS배 3회 등 전국 대회에서 11차례 우승했다. 1983년 민속씨름 출범 후 백두장사급 정상에 네 차례 올랐지만, 천하장사가 된 적은 없었다. 1989년 현역에서 물러난 뒤 한국씨름연맹 심판위원장과 경기본부장 등을 지냈다.

1957년생 동갑인 이준희 회장은 "라이벌이면서도 친한 친구였다"며 "뚝심 있고 코뿔소처럼 저돌적으로 밀어붙이길 잘했고, 들배지기를 참 잘 썼다"고 말했다.

말년에는 생활고를 겪었다.

부인 장향숙씨는 "천하장사를 못 해본 걸 늘 아쉬워했다"며 "씨름이 일본 스모처럼 발전하길 늘 고대했다"고 말했다.

유족은 부인 장씨와 아들 홍정기씨 등이 있다. 빈소는 부산 비이케이더블유 좋은삼선병원 장례식장 5호실. 18일 오전 10시 발인을 거쳐 부산 수영만 요트장 부근 바다로 돌아갈 예정이다. ☎ 051-310-9292

chung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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