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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교체·탈퇴에도 귀책 없어' 공정위 적발…연내 자진 시정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28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한 케이팝 굿즈샵에서 외국인들이 진열된 케이팝 음반을 살펴보고 있다. 케이팝 팬덤의 세계적 확산으로 2026년 1분기 음반(CD) 수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59% 증가한 1.2억 달러(원화 1천770억 원)로 분기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2026.4.28 scape@yna.co.kr
(세종=연합뉴스) 송정은 기자 = 콘서트 선(先)예매나 전용 굿즈 구매 기회를 제공하는 아이돌 팬클럽 유료 멤버십의 불공정 약관이 공정거래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대거 적발됐다.
부당하게 환불을 제한하거나 그룹 멤버가 탈퇴해도 사업자에는 귀책 사유가 없다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하는 조항들이다.
적발된 엔터테인먼트 18곳과 팬덤 플랫폼사 6곳 등 24개 사는 불공정 약관을 자진 시정하기로 했다.
10일 공정위에 따르면 24개 사의 팬클럽 유료 멤버십 이용 약관을 심사한 결과 8개 유형 불공정 약관 조항이 발견됐다. 유료 멤버십은 1만∼5만원 미만 선에서 운영되고 있다.
환불 제한 규정이 대표적이다.
빅히트뮤직은 멤버십 서비스 가입 후 7일이 초과하거나 이용 혜택을 이용한 경우 환불이 불가하다고 명시했고, 스타쉽엔터테인먼트도 결제일 익일부터 7일간은 취소할 수 있으나 일부라도 혜택을 받은 경우 환불이 불가하다고 약관에 적었다.
팬클럽 유료 멤버십의 혜택은 아티스트의 활동 계획과 연계돼 정기적이나 정량적으로 제공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가입 시기에 따라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공정위는 가입 후 유료 멤버십의 제공 혜택에 불만족할 경우 중도 탈퇴·환불이 가능해야 하는데 이를 제한하는 것은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에 사업자들은 가입일로부터 7일 내에는 이용 내역이 없을 경우 전액 환불할 수 있도록 하고, 7일이 지나거나 이용 내역이 있을 경우 위약금(통상 가입비의 10%)과 이용 금액(혜택별 또는 경과 기간에 따른 산정 금액)을 공제한 후 잔여 금액을 환불하도록 시정하기로 했다.
부당하게 의무·책임을 면제하는 조항들도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멤버십을 갱신하신 후 결제 취소(환불)한 경우 기존 멤버십의 잔여 유효기간은 복구되지 않으니 유의하시기를 바랍니다'라고 명시했다.
그러나 소비자가 멤버십 갱신을 취소한 경우 사업자는 소비자를 갱신 전 잔여 유효기간이 남은 상태로 회복시킬 의무가 있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YG엔터테인먼트는 '아티스트를 구성하는 개별 멤버의 추가, 탈퇴, 교체 등의 사유로 인해 YG엔터테인먼트의 귀책 사유 없이 멤버십 이용자에게 변경된 멤버에 대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없는 경우'에 환불이 불가하다고 규정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회원의 귀책 사유로 인한 서비스 이용 장애에 책임지지 않는다'고 했고, CJ E&M은 '서버에 대한 제3자의 불법적 접속 또는 서버의 불법적 이용으로부터 발생하는 손해'에 책임지지 않는다고 약관에 썼다.
공정위는 "아티스트의 탈퇴 등 사업자의 관리 영역 상 귀책으로 볼 여지가 있는 경우까지 서비스 제공이나 손해 등에 관한 사업자의 책임을 일률적으로 면제하고 있다"며 이를 시정하도록 했다.
안테나와 위버스컴퍼니는 또 '경영상의 이유 등으로 멤버십 서비스를 중단할 수 있다'라고도 적음으로써 이용자의 권리를 제한했다.
공정위는 서비스의 변경·중단 사유를 추상적으로 정했다고 지적하며 회사의 분할· 합병, 영업양도·폐지, 사업 종료, 아티스트 전속계약 종료 등으로 구체화하도록 했다.
JYP엔터테인먼트의 유료 멤버십을 위탁하는 블루개러지는 사업자가 '합리적인 판단'과 같이 모호하고 불명확한 사유로 이용계약 해지 등을 할 수 있도록 규정했고, 노머스는 사전통지 절차 없이 계약 해지 등이 가능하도록 명시했다.
공정위 지적에 따라 앞으로는 계약 해제·해지 및 이용 제한 사유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정하고, 조치 전에 소비자에게 소명 기회를 부여한 뒤 시정이 되지 않을 경우 해지 및 이용 제한이 가능하도록 시정하기로 했다.
이밖에 일방적인 게시물 삭제 조항,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범위나 보관기간을 포괄적으로 정하는 조항 등도 불공정한 약관으로 지적됐다.
곽고은 공정위 약관특수거래과장은 "K팝 시장 외연이 세계적으로 확장되는 가운데 팬클럽 유료 멤버십 서비스의 불공정 약관을 선제적으로 점검했다"며 "산업 내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고 K팝 팬덤 규모에 걸맞은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 질서 확립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자들은 환불 관련 조항은 연내 시정할 예정이며 그 외 조항은 이른 시일 내 고칠 계획이다.
그간 팬클럽 유료 멤버십 가입 후 환불을 받지 못했던 소비자들이 앞으로 경과 기간 또는 이용액에 따른 정산 후 환불을 받을 수 있게 돼 소비자 편익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s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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