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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성 인정 요구 거센 상황에서 화물연대 사태…노동부는 선 그어
노동계 "법 취지 왜곡" 반발…전문가 "사각지대·제도 공백 해결해야"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21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경찰청 입구에서 경남청장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2026.4.21 image@yna.co.kr
(전국종합=연합뉴스) '화물연대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원하청 교섭 범위와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법률·개정노조법) 해석을 놓고 노동자와 사용자, 정부 간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사용자성이 확대된 노란봉투법에 따라 하청·특수고용노동자들의 사용자성 인정 요구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발생한 이번 화물연대 사태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노동자성이 불명확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노동계에서는 노란봉투법 취지를 설명하면서 정부 태도를 지적하고, 사용자 측에 교섭을 거듭 촉구한다.
전문가는 이 같은 현상을 '사각지대'로 규정하면서 노·사·정이 제도의 진공상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진주=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20일 오후 경남 진주시 정촌면 BGF로지스 진주센터에서 화물연대 관계자가 센터 입구로 진입하려는 과정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이날 센터 입구에서 집회 중 2.5t 화물차가 집회 참가자와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2명(중상·경상 각 1명)이 다쳤다. 2026.4.20 image@yna.co.kr
◇ 화물연대 사태 원하청 교섭 이견이 발단…'노란봉투법' 마찰 잇따라
21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 사상사고는 원하청 교섭을 둘러싼 노조와 사측 간 이견이 발단으로 꼽힌다.
화물연대는 그동안 원청인 BGF리테일에 공동교섭을 촉구했으나 사측은 편의점 물류가 BGF로지스에서 물류센터, 운송사, 기사로 이어지는 다단계 계약 구조로 운영되는 만큼 직접 교섭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따라 노사 간 평행선을 달리는 대치가 이어졌고, 지난 20일 오전 진주시 정촌면 CU 진주물류센터 집회 현장에서 비조합원이 운전한 화물차에 치인 화물연대 조합원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는 참사가 벌어졌다.
사고는 물류 차량 출차를 노조원이 막아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원하청 교섭 이견 뿐아니라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노사 마찰음도 커지는 모양새다.
최근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가 재단법인 경남관광재단을 상대로 낸 교섭 요구 사실 공고 관련 시정신청을 인정했다.
이는 경남관광재단이 창원컨벤션센터 시설관리 용역 노동자들의 근로 형태와 처우 등에 관여하는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보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재단 측은 인정 당시 '아직 사용자성이 전면적으로 인정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경남관광재단 관계자는 "아직 판정서를 받아보지 못했고, 의제별로 사용자성이 다르게 판단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재단은 1년 단위로 지자체로부터 수탁받고 있고, 복리후생과 안전관리 등도 모두 지자체 의회 승인을 거쳐야 해 교섭 참여에 어려움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 공공연대노조는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한 추가 대응도 예고하면서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경남지노위는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복지·급식 업무를 담당하는 급식업체인 웰리브 노조 등이 한화오션을 상대로 낸 교섭요구 노조 확정공고 이의신청 사실의 공고에 대한 시정 신청을 최근 인정했다.
그러나 경남지노위 측은 사용자성 인정 여부를 포함한 세부적인 내용은 판정문에 담겠다는 취지로 설명하면서, 사용자성 인정을 두고 사측과 노조 간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상태다.
[박은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 노동부 "화물연대 사태 원하청 교섭 문제 넘어서"…노동계 반발
화물연대 사태와 관련해 정부는 화물연대의 노동자성이 불명확해 개정노조법 대상으로 보면 안 된다며 설명했다.
고용노동부는 노란봉투법과 연관 짓는 여러 보도에 대한 설명자료를 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이번 사안은 실질적·구체적 지배력에 기반한 개정 노동조합법 제2조에 따른 원·하청 교섭 문제를 넘어선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상공인, 개인사업자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위에 있는 분들이 단결해 대화를 요구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지 못한 것이 근본 원인"이라며 "이로 인한 갈등이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되지 못하고 악화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그동안 화물연대가 공식 노조가 아니라 개인사업자들이 단결한 법외노조인 만큼 직접 중재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번 집회 전에도 화물연대는 노란봉투법에 따른 노동위원회의 사용자성 인정 절차를 밟지 않았고, 노동부의 단체교섭 판단지원위원회에도 아무 문의를 하지 않았다고 노동부는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화물연대가 합법적인 노동조합임을 인정한 판결이 일부 나오면서 이들의 노동3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노동부 설명에 대해 화물연대 측은 성명을 내고 유감을 표했다.
이들은 "화물노동자와 같은 특수고용·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들에게 노조법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법이 노란봉투법이다"며 "그렇기에 (이번 노동부 설명은) 노사관계에서 근본적 약자인 노동자들을 비롯해 화물노동자들에게 더더욱 아쉽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동부는 이번 성명에 대한 비판을 곱씹어 보면서 CU자본의 폭압과 경찰 진압 등으로 벼랑 끝에 몰린 화물노동자 처지를 다시 한번 헤아려 보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21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경찰청 입구에서 경남청장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2026.4.21 image@yna.co.kr
◇ 전문가, 이번 사태 '사각지대'로 규정…진공상태 해결해야
전문가들은 이번 화물연대 사태에 대해 '사각지대'라는 표현을 하면서 제도 허점을 메울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10여년 전에도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물류체계를 멈춰 세우며 화주와 비공식 교섭을 한 적이 있었다"며 "그만큼 화주가 각 화물차의 운행에 결정권을 갖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란봉투법 도입 취지는 적어도 대화하라는 데 있다"며 "그동안 대화 공백이 있던 사각지대를 줄여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노란봉투법 안에서도 대체인력 투입 문제와 관련한 제도 공백이 있다"며 "파업 시 대체인력 투입은 노동3권을 보장하는 헌법 취지와도 충돌할 수 있지만, 노란봉투법상 원청과 하청 노동자 간 관계에서는 이 문제가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대한 기준이 아직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란봉투법 틀 안에서 대체근로가 허용되는지에 대한 기준이 정립되지 않다 보니 노사 간 실력행사가 벌어졌고, 그 과정에서 사고가 났다고 볼 수 있다"며 "서둘러 판단 기준을 마련하고 제도적 해결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노동부는 앞서 설명자료에서 "관계 부처와 함께 취약한 지위에 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들도 스스로의 권익 보장을 위해 이해관계자들과 대화·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가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을 소상공인, 개인사업자, 자영업자 등으로 보고 노란봉투법을 적용하기보다 별도의 소통 채널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경남 진주 화물연대 조합원 사상 사고 이틀째인 21일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 등이 CU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4.21 hama@yna.co.kr
(박영민 박정헌 김은경 옥성구 김채린 정종호 기자)
jjh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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